<21세기 자본>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많은 논점이 있지만, 조세 측면에서 보면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명확하다. 이 부분에 대해 나는 <프리라이더>와 <세금혁명> 두 권의 책에서 매우 강력히 주장했다. 그리고 여러 기고문 등을 통해서도 그런 주장을 한 바 있다. 예전 기고했던 아래 한겨레신문 칼럼이 한 예다.


"한국판 버핏세"라는 말장난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09036.html


사실 나의 주장은 "보편적 복지"를 위해 "보편적 증세"를 얘기하는 복지국가론자들과는 대체로 같은 방향을 지향하지만 상당히 다른 조세재정 전략이다. 그런 면에서 나의 주장은 기득권층에게도 환영받지 못했지만, 복지국가론을 주된 기조로 삼는 진영으로부터도 상당한 견제를 받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가장 적절한 조세재정전략은 <프리라이더>와 <세금혁명>에서 주장했던 기조라고 믿는다. <21세기 자본>을 읽는 동안 그 같은 나의 생각이 옳았다는 생각을 더욱 굳건히 다지게 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프리라이더>와 <세금혁명>은 아쉽게도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내 책 가운데 가장 적게 팔린 책이다. 대중적으로도 가장 덜 알려진 책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책들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애착이 가는 책들이지만 말이다. 기본적으로는 최대한 쉽게 쓴다고 썼으나 지금 살펴보면 대중적으로는 어렵게 느껴지는 책들임에 분명하고, 또 시의성 측면에서도 1~2년 정도 너무 빨리 세상에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프리라이더>와 <세금혁명>의 내용을 훨씬 쉽게 풀고, 그러면서도 최근 몇 년 사이 급변한 조세와 재정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책을 집필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21세기 자본>에서 영감을 얻은 몇 가지 방법론 등을 활용해 훨씬 더 깊이 있고, 정교한 분석도 곁들이면서 말이다. 특히 당시 나의 이해력과 분석력의 부족으로 깊이 다루지 못했던 재벌 빼돌리기 문제에 대해 더 자세히 다뤄보고 싶다. <21세기 자본>이 나에게 준 자극 중의 하나인 셈이다. 한편으로는 가뜩이나 할 일이 많은데, 해야 할 일의 목록이 자꾸 늘어나니 겁나기도 한다. 그래도 2년 내에는 꼭 이 책을 내자고 오늘 아침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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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9. 25.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