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주장하기보다는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쓰는 경우도 있다. 이번 글이 내게는 그런 편이다. 나는 평창겨울올림픽 유치에 환호하는 애국주의적 보도 열풍이 가라앉지 않았을 때 평창올림픽이 심각한 재정 낭비를 불러올 거라고 우려하는 칼럼을 쓴 적이 있었다. 


경제효과 부풀리기의 속내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87174.html


이 칼럼이 한겨레 지면에 나간 뒤 이런저런 논란들이 많았나 보다. 그래서 한겨레가 이례적으로 칼럼에 대한 독자들 반응을 별도로 기사화하기도 했다. 


“유형무형 효과 있어” 대 “강원도 빚더미 오를 것”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newsview…


그 때 이 기사를 보면서 안타까웠다. 모든 일이 예측하기 쉬운 건 아니지만, 어떤 일들은 그 구조와 패턴을 보면 예측하기 상당히 쉬운 일들이 있다. 한국의 토건족 문화와 2000년대 이후 각종 스포츠이벤트가 남긴 패턴을 보면 너무나 뻔한 경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겨레신문조차도 한 동안은 주요 지면에서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 사이에 겨우 독립다큐영화 만드는 분들이나 환경운동 하는 분들만이 가끔 연락오는 정도였다. 


그리고 3년반이 지났다. 평창올림픽의 분산개최 등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한겨레신문 1면에 잇따라 등장했다. 그리고 그제 MBC PD수첩에서도 정면으로 짚었다. 나도 MBC 본지 오래됐지만, 이번 편은 잘 만든 프로그램이다. 


평창 4종목만 국내 분산해도 공사비 3720억 아낀다
http://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681383.html


예산 13조, 평창올림픽
http://www.imbc.com/broad/tv/culture/pd/index.html


아직 충분히 바꿀 시간은 있다. 하지만 정부나 조직위, 강원도, 그리고 지역민과 지역구 국회의원 등등의 태도를 보니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스포츠잔치를 해야지, 왜 빚잔치를 하려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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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3. 13. 0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