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ECD 2009년 통계연보(Factbook 2009)를 발표했다. OECD회원국의 주요 경제, 사회, 환경 관련 지표들을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한편 OECD 회원국 전체의 변화 추세를 읽을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OECD 통계연보는 인구와 이민, 거시경제 트렌드, 경제의 세계화, 물가, 에너지, 노동, 과학기술, 환경, 교육, 재정, 삶의 질, 불평등 등 총 12개 주제 아래 관련된 세부 지표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 국가의 실상은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국제적인 비교를 통해 살펴보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우리가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뛰어난 점은 무엇이고, 뒤떨어진 점은 무엇인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향후 한국이 개선하거나 대비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래에서 소개할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도 다른 나라와 함께 놓고 비교해보면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지를 더욱 여실히 알 수 있다. 이번 OECD 통계연보에 나타난 한국 사회경제의 실상을 국가간 비교를 통해 7~8회에 나눠 소개하기로 하겠다.


이번에는 첫번째 저출산고령화 문제(http://unsoundsociety.tistory.com/entry/10%EB%85%84%EB%8F%84-%EC%95%88-%EB%82%A8%EC%9D%80-%EC%A0%80%EC%B6%9C%EC%82%B0-%EA%B3%A0%EB%A0%B9%ED%99%94-%EC%B6%A9%EA%B2%A9-OECD%ED%86%B5%EA%B3%84%EB%A1%9C-%EB%B3%B8-%ED%95%9C%EA%B5%AD%EC%82%AC%ED%9A%8C%EA%B2%BD%EC%A0%9C1)에 이어 삶의 질의 문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아래 <도표>에서 인구 100만 명당 도로 사망자 수 추이를 보면 한국은 사망자 수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으나 여전히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보다 높은 상태이다. 특히 EU 27개국 전체 평균의 도로 사망자 수 60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또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를 보면 한국은 18.7명으로 조사 대상국 중 세 번째로 높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28.1명으로 네 번째로 높고, 여성의 경우 11.1명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10여년 동안 계속된 경제사회적 충격과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자 수가 급증했는데,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상론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의 자살률 급증은 앞서 살펴본 심각한 저출산과 함께 한국 경제사회 내부에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계속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국민들은 사회적 또는 경제적으로 가장 심각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도표> 삶의 질에 관한 OECD 통계



(
)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는 각국 국민들에 대한 표본 설문조사를 통해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경험을 겪은 경험을 지수화한 긍정/부정적 경험 지수를 살펴봐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긍정적 경험 지수는 최고치를 100으로 할 때 23.1 OECD 평균인 54.3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부정적 경험 지수는 61.5 OECD 평균인 35.6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현재 삶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의 비율을 봐도 한국의 경우 38.7% OECD 평균의 62.4%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반면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은 80%를 넘는 응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세계 2위의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90년대 버블 붕괴로 장기불황에 시달린 일본 국민의 경우는 현재와 미래의 삶에 대해 상대적으로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한국의 경제사회적 모순이 현재와 같이 계속될 경우 머지않아 일본 국민들과 같이 현재의 삶에 지치며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잃게 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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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4. 21. 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