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경제학-부동산의 비밀편' 출간을 계기로 지난주에 '민중의 소리'와 인터뷰했는데 기사가 어제 났습니다. 매체력이 작아서 많은 이들이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돼 제가 담당 기자의 양해를 얻어 아고라에 옮겨왔습니다. '민중의 소리'가 작은 매체라고 폄하하실 줄 모르지만, 최근 기사 가운데 제 생각을 가장 충실히 정리한 기사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위험한 경제학'에서 담지 못한 최근 상황에 대한 제 생각까지 잘 담고 있어 참고하시면 도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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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알리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공급물량이 적어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높아지는 밀실률이 ‘전세대란’을 몰고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부동산 가격 상승은 허상이고,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작년 10월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라는 책으로 주목받았던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이다. 선대인 부소장은 최근 <위험한 경제학 - 부동산>을 내고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의 위험성을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선대인 부소장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국 경제에 낀 비이상적인 부동산 거품이 ‘건설회사-언론-부동산 정보업체’의 3자와 ‘강부자’ 정권인 이명박 정부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꺼졌어야 할 부동산 거품이 이들에 의해 억지로 떠받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선대인 부소장은 ‘전세대란’의 대책으로 서민들에게 내놓은 보금자리주택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지 못할뿐더러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 확대에 대해서도 ‘토끼몰이식’ 투기 조장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현재 금융위기의 진원지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부실이었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어떠한 상태인가.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에 의하면 2006년 중반에 고점을 찍은 주택가격이 현재 고점 대비 34%정도 떨어진 상태다. 2009년 5월 이후 급락세는 주춤하고 있는데, 오바마 행정부가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 세금을 감면해 주는 등의 각종 보조금 정책을 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들이 한시적인 것이라는 데 있다. 미국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의 집값에서 고점대비 15%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집값이 반토막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도 심화하고 있고, 위기의 진원지였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은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출자들에게 대출된 알트에이와 프라임론의 부실은 확대되고 있다. 알트에이와 프라임론의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낮다고는 하지만 전체 미국 주택모기지 대출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어 이 부분의 부실이 커지면 또 다시 금융권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은 미국과 같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만 유독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한국 부동산 상황이 어떤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급등, 폭등, 혹은 대세 상승 등의 표현을 남발하는데 이는 현실과 큰 괴리가 있다. 급등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곳은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에 국한된다. 재건축 단지들 또한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등 막대한 투기 조장책에 힘입어 반등했을 뿐이다.

문제는, 수도권의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도 고점대비 집값이 -20~30% 이상 하락한 상태인 곳이 수두룩하다. ‘부동산 투기 1번지’라는 강남지역에서도 도곡 렉슬 등 일부 고급 아파트의 중대형 평형은 국토해양부 실거래가가 -30%까지 떨어져 있다. 버블세븐의 중심인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분당파크뷰 아파트도 고점대인 25억 원까지 올라갔던 아파트가 16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겨우 17억원 선까지 올라온 정도다. 용인, 일산, 안양 등 경기도 주요 도시들과 인천 등 다른 수도권 대부분 지역도 마찬가지다. 2008년 말~2009년 초 사이에 2006년 말 고점대비 -20~40%까지 떨어졌다가 5~10% 수준 반등한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도 충분한 거래량으로 뒷받침된 게 아니어서 또 다시 충격이 오면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할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취약하며 지속되기 어려운 반등세라는 것이다."

-수도권 전반의 부동산 급등양상이 아니라, 국지적인 양상이라는 것인가.

"언론에서 하도 ‘오른다 오른다’ 하니까 조금씩 반등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절대로 전반적인 대세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 집값 상승이 나타나는 대상지역, 상승의 에너지 정도를 보면 대세 하락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당장은 집값이 오르고 있어 많은 이들이 착시현상을 일으키지만 부동산시장은 '끝물'에 이르렀고 그런 점에서 '마지막 폭탄 돌리기'라고 할 수 있다. "

-지난해 하반기에도 폭락할 것이라고 했는데, 올 초까지 집값이 급락했으나 이후 다시 반등하고 있다. 자신할 수 있는가.

"우리 연구소처럼 국내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구조와 환경을 기초 지자체 수준부터 전세계 경제 전반에 걸쳐 연구하는 곳은 국내에서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사람인 이상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출 수는 없다. 지난해 말에는 정부가 사활을 걸고 무지막지한 경기 부양책을 총동원했지 않나. 미분양 물량 매입 등 도저히 정상적 정부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부양책까지 동원한 덕에 현상적으로는 내 말이 틀린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현상의 이면에 있는 구조적 흐름을 본다. 현상적으로는 정부의 부양책으로 집값 거품 붕괴가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 버블 붕괴의 압력은 다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매일매일 단단한 사실(hard facts)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지금 집값은 머리에서 어깨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목덜미 위로 올라온 수준이다. 여기에서 다시 머리까지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이후 집값은 다시 발끝까지 내려갈 공산이 커 보인다. 그런 상황이 뻔히 보이는데 당장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해서 ‘집값이 오른다’고 하는 것이 양심적인 전문가가 할 일인가. 길어도 1~2년 안에 집값이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보이는데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전세대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여기저기서 물량이 없다고 난리다. 일각에서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금 큰 착각에 빠져 있다. 자산시장에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주택수급 상황에서 보면, 공급대비 수요가 많거나 수요대비 공급이 적으면 당연히 가격이 오른다. 하지만 투기적 시장에서는 부동산을 투자수익률 관점에서 보므로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지 않고 투기적 가수요를 늘리는 현상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일정한 단계까지는 투기적 수요가 늘어나 집값이 더 뛸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대부분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이와 같은 투기 가수요에 의한 것이다. 소득이 늘어나서 집을 사는 게 아니라 모두 금융권에서 빚을 내 집을 사지 않았나. 투기대상이라고 생각하고 투자 수익을 따먹으러 들어간 것이다.

이미 15만호가 넘는 미분양 물량이 전국에 널려있다. 수도권에서도 2만호가 넘는 상태다. 게다가 2009년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입주물량이 2000년대 들어 사상최대 수준이다. 올해 하반기 수도권 분양 물량도 예년의 2.5배 수준으로 공급이 부족한 게 아니라 오히려 넘쳐난다. 언론에서는 수도권이 아닌 전국 기준으로 ‘공급이 줄어들어 2~3년 후 집값이 폭등한다’고 선동하는데 어딜 봐서 그런가. 지금의 전세가 상승을 수급요인으로 설명하는 것은 넌센스다. 국지적으로는 멸실주택 증가 등의 영향이 있으나 그 영향은 인근 지역으로 국한되고 가격대로는 8000만원 이하 소형 평형으로 제한된다. 그런데 올 들어 전세가는 중형, 대형, 소형 순으로 올랐고, 멸실주택이 거의 없는 강남 지역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대신 멸실주택이 가장 많은 서남권은 전세가 상승세가 미약하다. 현재 전세가 상승은 집값이 오르자 좀더 버틸 여력을 얻게 된 집주인들이 금융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가를 올려 부르면 생겨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일부 엉터리 언론사는 멸실주택 증가로 전세가가 상승하고 있으니까, 대출을 받아서 아예 집을 사는 게 낫다는 식으로 투기 선동까지 하고 있다."

-투기선동이라니?

"지금 건설업체-언론-부동산 정보업체, 이 3자가 합작을 해서 투기 선동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실제로 사활이 걸려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2008년부터 건설업체들이 쫄쫄 굶었다. 건설업체의 분양광고를 못 받게 된 언론사들도 쫄쫄 굶었다. 부동산 정보업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조기회복’이니 ‘주택 경기가 바닥을 쳤느니’ 하면서 집값을 띄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리한 주택사업 전개와 주택경기 침체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은 새로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망하는 길로 가야 할 회사들이 많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서 공공발주사업을 늘렸지만 이것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제 위기 전 민간주택시장이 전체 건설시장의 70%정도를 차지했는데 이제 공공건설사업이 70%를 차지할 정도다. 가뜩이나 전국에 미분양이 넘쳐나게 되니 대부분 건설사들이 그나마 분양 성공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 분양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오는 9월부터 수도권에만 20만호가 신규 분양된다. 예년의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것도 모두 2000호 정도는 명함도 못 내밀고 5000~7000호 가량 되는 대규모 단지들이 널려 있다. 이들 물량이 대규모 미분양 되면 건설업체들은 망하니까, 사활이 걸려있다. 그래서 언론사들이 분위기를 띄우고, 정보업체들도 나팔을 불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3자가 합작해서 투기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사실상 집값을 올려주겠다는 공약을 걸고 당선된 '강부자' 정권까지 합세했다. 핵심 정치기반이 다주택 투기자들이니까 집값이 떨어지면 지지기반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겠나. 집값 올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 정부를 찍었는데 집값이 떨어지면 어떻겠나. 그러니 사활을 걸고 부양책을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상적인 정부라면 해서는 안 되는 그런 짓들을 하고 있다. 지금 정부는 투기를 조장하고 우리 같은 조그만 연구소가 나서서 집값 거품을 빼자고 주장하고 있다. 세상이 거꾸로 된 것 아닌가"

-그럼 공급을 늘리는 것이 부동산 시장을 잠재우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인가.

"투기용, 매매용 주택은 이미 포화상태다. 공급이 과잉된 상태다. 그 같은 공급 과잉은 시간이 갈수록 극심해질 것이다. 수도권 미분양의 70% 가량이 중대형이고, 2006년말 이후 중대형 평형의 매매가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반면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주택 재고의 4%정도밖에 안 된다. 다른 OECD 국가들 대부분은 공공주택 비중이 20~30% 수준이다.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태다.

중대형 아파트와 매매용(투기.투자용) 주택과 고분양가 주택이 과잉 공급된 이유는 정부가 건설업체들에 퍼주고 일반인들이 투기차익을 올리도록 방조했기 때문이다. 반면 서민들을 위한 중소형과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너무 적었다. 주택 수급에서 심각한 미스매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수도권 주택보급률이 110~115%될 때까지 꾸준히 주택을 공급해야 하지만 투자용, 매매용 주택을 정부가 자꾸 더 짓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공공부문은 임대주택을 대량으로 지어야 한다. 민간에서도 이 같은 수급 미스매치를 해소하지 못하고 계속 얼마 남지 않은 투기적 가수요를 부추겨 분양하려 해봐야 성공하기 어렵다. "

-그렇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보금자리주택은 도움이 되겠나.

"전혀 아니다. 보금자리 주택을 살펴보면, 그 중 분양주택이 절반이상이다. 그 중에서도 중대형 평형을 늘린다고 하고. 서민주거대책이라면서 임대물량은 절반도 안 되는 것이다. 그린벨트 풀어서 제일 싼 땅에 아파트를 짓는데, 평당 1천 만원이 넘어가버리면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 아닌가. 우면. 세곡지구 같은 강남지역은 사실 매우 고원가 구조이지만 주변 집값이 워낙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는 분양가가 낮을 것이다. 정부는 말로는 서민 주거대책이라고 내세우지만 사실상 ‘판교 로또’ 사태가 재연되기를 바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로또투기판을 만드는 것일 뿐이다. 투기차익 노리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서 투기가수요 만들어 질 텐데, 이게 어디 서민을 위한 주택인가. 투기 조장책일 뿐이다. 물론 아무리 그렇게 해봐야 과거와 같은 투기 붐은 일지 않겠지만 말이다.

특히, 이번 보금자리주택의 입찰 방식이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방식이라는데 주목해야 한다. 턴키방식은 재벌급 건설업체들이 담합해서 건설비용을 늘리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60억에 할 수 있는 사업을 95억원에 하는 방식이다. 명목은 서민을 위해 그린벨트까지 훼손해가면서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인데 무주택 서민들의 세금까지 포함된 정부예산으로 도시계획상의 치밀한 고려도 없이 투기를 조장하는 형국이다. 정말이지 형편없는 정책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서민들의 주거난을 해소하고 싶다면, 건설사들 분양 아파트 짓게 해서 배불리는 짓을 하면 안 된다. 선진국 수준에 이를 때까지 공공임대주택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공급, 공급하는데 공공임대주택은 주택 공급이 아니란 말인가. 이게 서민들 전월세난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정부가 최근 DTI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효과가 있나.

"2000년대 이후 사람들이 자기 소득이 아닌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샀다. 그렇게 해서 부동산 담보 대출 규모가 315조원까지 늘어났다. 음성적인 대출까지 합친다면 400조원 이상 될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 판돈이었던 것이다. 정부는 이렇게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을 제어하지 않고 방치해왔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뒤늦게나마 대출규제를 시작했는데 현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강남3구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대출규제를 풀어줬다. 이후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떨어졌다가 다시 확 올라갔다. 그 돈이 다 부동산으로 들어갔음은 물론이다. 집값 반등 양상이 이 같은 주택대출 때문에 가능했지 흔히 말하는 ‘부동자금’이나 여윳돈 때문이 아니다. 저금리 정책과 대출규제 및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들로 인해 주택시장의 버블 붕괴를 지연시킨 것이다. 사실, 현 정부가 무지막지한 부양책을 썼지만 이렇게나 반등세가 미약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부동산 시장이 끝물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이제 와서라도 다시 DTI 규제를 수도권으로 확대한다니 다행이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신규분양아파트 같은 집단주택대출에는 DTI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DTI규제로 강남재건축을 비롯한 기존 주택 가격은 하락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마지막 남은 투기 가수요를 대규모 분양을 앞둔 신규분양시장에 몰리도록 토끼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DTI 규제 효과는 기존 주택과 신규분양시장에서 이중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지능적인 투기 조장책으로 볼 수도 있다. 아무리 그렇게 해도 현재 남은 수요가 막대한 분양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정부 대책이 임기응변적이고 주먹구구식이다. 풀었다가 도입했다가, 불과 몇 개월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이렇게 정신없는 정책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형편없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건설업체의 미분양을 해소해주기 위해 선별적으로 대출규제를 하는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전면적으로 대출규제를 도입해야 한다. 하지만 대출 규제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한국 경제상황을 환자에 비유하자면, 부동산 거품이라는 악성 종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종양을 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니까 수술이 불가피한데, 정부는 수술을 하는 게 아니라 반창고나 바르고 있다. 수술을 하더라도 수술 도중 환자가 죽어서는 안 되므로 풍선의 바람을 빼나가듯이 단계적으로 집값 거품을 빼나가야 한다. 대출 규제와 더불어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려나가고 투기 조장책들도 이제는 걷어 들여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자산시장의 가격조절 메커니즘에 맡겨 놓으면 된다. 그것이 경제 전체적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지금 정부는 억지로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며 생산경제는 다 죽게 만들고 있다. (높아진 부동산 가격은) 고비용 구조를 만들고 생산경제에 돈이 흘러드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부동산 거품이 해소돼야 성장잠재력도 높아지고 생산경제가 활성화돼 생산과 고용, 소비가 함께 늘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일정한 시점이 지난 뒤 다시 부동산 시장도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살린다면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를 죽이는 길로 가고 있다. "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얼마전 출간됐습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아마 한동안 한국 부동산 시장의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경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이 어깨에서 머리 수준까지 다시 오를지는 몰라도 이후에는 다시 머리에서 발끝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돈 많은 투기꾼들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책임하에 투자든 투기든 하면 됩니다. 나중에 집값 떨어질 때 무주택 서민들의 세금까지 포함된 돈으로 자신들의 집값을 부양해달라고 정부에 댕댕거리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다만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의 요설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15. 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