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기에 그 동안 소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고 쓰고 부동산 투기 선동가라고 읽는다)라는 사람들이 각광을 받았다. 특히 이들은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이 확성기 노릇을 해줘 더욱 큰 영향력을 가졌다. 하지만 앞으로 그들과 그들의 말을 쏟아내는 언론 보도를 액면 그대로 믿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부동산 대세하락기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방향으로, 일반 가계들이 집을 사게 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도 집값에 대해 무턱대고 오를 거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그럴 듯한 근거를 갖다 붙인다. 하지만 이들의 선동은 조금만 뒤돌아보면 금방 허튼소리임이 탄로난다. 이미 그들이 내뱉은 주장의 상당 부분이 거짓임이 밝혀졌다. 그 레파토리들을 정리해보자.

 

1. 토지보상금 40조가 유입돼 올해 집값이 뛴다(올 초 이후): 지금까지 집값을 움직인 동력은 가계부채였다. LH공사는 적자에 허덕이며 토지보상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2. 부동자금 800조원이 움직이면 금방이라도 집값이 폭등한다.(지난해 중반기 이후): 부동자금은 언론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다. 그 많던 800조원이 1년 만에 모두 어디로 사라졌길래 수도권 집값이 가라앉나?

 

3. '보금자리 로또'로 주변 집값이 뛴다(지난해 9,10월): 지금은 보금자리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고 말을 바꾼다.

 

4. DTI규제를 도입해도 이미 대세상승기이기 때문에 집값 안 꺾인다.(지난해 9월 DTI규제 재도입 시점): 지금은 DTI 규제 때문에 집값 침체 왔다고, DTI규제 풀라고 아우성이다.

 

5. 경기가 회복하면 외환위기 직후처럼 집값이 V자형으로 반등한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계속): 올 1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8%대가 넘어도 집값 하락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6. 전세가가 계속 상승하는 것은 실수요자가 그만큼 많다는 증거로 매매가도 다시 뛴다.(지난해 하반기~올초): 전세가 상승은 매매 포기 또는 매매후 전세 전환 수요 증가로 일어나는 일시적 병목현상으로 부동산 버블 붕괴의 전조다

 

7.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울 강남 등 오를 곳은 오른다. (지난해 이후): 지금은 ‘강남도 필패할 수 있다’고 말을 바꾼다. 강남3구는 고점 대비 실거래가로 이미 15% 가량 하락했고,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세는 강남3구와 용인, 분당, 평촌, 등 ‘버블 세븐’이 주도하고 있다.

 

8. 중대형은 몰라도 중소형은 오른다(2,3년 전부터): 중대형 투기가 끝나자 중소형 투기로 올라가면서 나온 주장. 하지만 용머리가 내리면 용꼬리도 따라 내리듯 이미 중소형 집값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9. 주택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폭등한다(지난해 이후): 미분양 적체와 입주 대란 등으로 오히려 공급 과잉 현상이 심각하다. 입주 물량이 없는 상반기의 집값 하락세도 이런데, 입주가 몰려 있는 하반기에는 어떨까?

 

10. 부동산은 심리다. 투기심리가 확 쏠리면 한 방에 오른다 (2000년대 내내): 강남 자산가들도 ‘부동산은 끝났다’는 응답이 다수인 시기에도?

 

11. 정부정치권이 집값 부양을 위해 인플레를 유발하고, 인플레가 오면 집값이 오른다(지난해 이후): 본격적인 인플레가 오지도 않았지만, 급격한 인플레가 오더라도 금리 인상으로 집값 하락은 가속화한 게 역사적 경험이다.

 

12. 5만원권 화폐 발행하면 집값이 오른다.: 신사임당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마라.

 

13. 지방은 몰라도 수도권 집값은 인구 증가로 계속 오른다 (2008년 이후): 수도권의 인구 증가세는 매년 3만호 정도만 지으면 모두 흡수할 수 있다. 버블 붕괴의 압력은 미약한 인구 증가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14. 인구가 줄어도 1인가구는 증가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2008년 이후): 1인가구의 평균 소득이 일반 가계의 40% 수준으로 수억원씩 하는 수도권의 매매용 아파트 수요층이 아님은 드러났다.

 

15. 지방선거에서 각종 개발 공약이 쏟아져 집값이 뛴다(올 초 이후): 오히려 개발 공약 쏟아낸 후보는 떨어졌고, 집값도 떨어지고 있다.

 

이 말고도 많지만, 여기에서 일단 마무리하자. 이미 거짓으로 드러난 레파토리를 언론은 고장난 축음기처럼 계속 틀고, 이들 선동가들을 여전히 ‘부동산 전문가’로 대접하고 있다. 그들은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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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7. 8. 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