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로비로 수조원 예산절감 제도 유보

정부가 수조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최저가낙찰제의 확대시행을 지난해말 갑작스럽게 유보한 것에 대해 정부가 건설업계의 로비를 받아 밀실에서 기획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제 3정책조정위원장인 박재완 의원은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의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 연기를 발표한 과정을 꼬치꼬치 캐물으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부가 2001년부터 1000억원 이상 공공공사를 시작으로 올해부터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하기로 했던 최저가낙찰제 확대시행 약속을 지난해말 뒤집은 사실에 대해 "치밀하게 기획된 수순 아니었느냐"고 성토한 것. 박 의원은 이날 질문에서 미디어다음이 최근 보도한 '입찰개혁'기획의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인용했다.

최저가낙찰제는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 등이 공공공사를 발주할 때 사용하는 입찰제도 가운데 일정한 조건을 갖춘 입찰자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입찰자에게 공사를 주는 방식. 거의 모든 선진국이 채택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기존의 적격심사제가 요행에 의한 낙찰과 예산 낭비, 부패 등의 부작용을 양산하는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최저가낙찰제는 정부가 99년 김대중 정부 당시 건설예산을 10조원 절약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키로 한 제도로 2001년 처음 도입됐으나 이후 단계별 확대 시행이 계속 유보됐다. 현 정부도 출범 초기인 2003년 예산 절감과 건설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최저가낙찰제의 단계별 도입을 국정과제로 채택, 지난해 5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시행됐다. 정부는 올해부터 100억원 이상 공사로 대상범위를 확대키로 하고 지난해 여러 차례에 걸쳐 이 같은 방침을 거듭 확인했으나 지난해 12월29일 이를 갑작스럽게 뒤집었다. "12월 초까지 시행한다던 정부, 왜 몇 주 사이에 약속 바꾸나"

경제민생점검회의에서 논의도 안 돼...이정우 위원장 등 뒤늦게 알아





[표]정부의 최저가 입찰제 도입 계획과 실제 도입 현황
박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초까지만 해도 본 의원 질의에 대해 정부는 예정대로 확대시행 방침을 밝혔는데도 12월 29일 '2005년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느닷없이 최저가낙찰제의 확대시행을 유보한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치밀하게 기획된 수순이며, 김대중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던 것과 너무나 흡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 근거로 이 문제를 검토한 지난해 12월 29일 열린 경제민생점검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점검회의)의 '2005년 경제운용방향' 자료의 관련 내용을 거론했다. 그는 " '경제운용방향'은 모두 83쪽 498줄에 이르는 분량이지만 이 중 최저가낙찰제 확대 유보에 관한 내용은 17쪽에 단 두 줄만 기술돼 있고 그것도 'SOC 조기 확충'이라는 관련성이 거의 없는 제목 아래 어정쩡하게 표현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저가낙찰제의 유보는 연간 5조원의 추가 예산부담을 초래하고 대국민 약속을 뒤집는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도 이처럼 소홀히 다루어도 되느냐"고 성토했다.

실제로 이 문제는 각 부처 장관과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점검회의에서 제대로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최저가낙찰제의 확대 시행 유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이후 뒤늦게 보고받았다는 후문이다. 이 문제가 거론됐어야 할 점검회의에서는 이 사안이 사실상 언급되지도 않고 지나간 것.

박 의원은 "이 문제에 관해 국민과의 약속을 번복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한 사실이 있느냐"며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번복하려면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의 중립적 견해도 수렴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공론을 모으려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하지 않느냐"고 정책 결정과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최저가낙찰제의 확대시행을 갑자기 유보한 까닭은 무엇이냐"며 "항간에는 건설협회를 비롯한 건설업계의 지속적인 로비에 포획(Capture)됐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따졌다. "5조원 아낄 제도 왜 미루나"

"각종 부패 건설업체 비리와 연루...입찰 제도 고쳐야 부패 없앤다"





최저가낙찰제 확대 계획 유보를 밝히고 있는 재경부 사이트.
그는 "지난해 최저가낙찰제를 5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해 지난해에만 1조5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고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할 경우 연간 5조원대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국세수입이 4조3000억원이나 덜 걷혀 빚으로 근근이 나라살림을 운영하면서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지 않느냐"며 "연간 5조원이면 빈곤계층 50만 가구에 가구당 1000만원 씩을 지원할 수 있고, 5000만 국민 1인당 10만원씩 세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거액인데 이렇게 예산을 낭비해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2004년 2월부터 서울시지하철공사는 모든 시설공사에 최저가 낙찰제를 전면 도입해 300억원 가량의 예산을 아꼈다"며 "서울시지하철공사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업체들은 하도급 중소건설업체에 하청을 줄 때 수십년간 최저가낙찰제를 이미 시행했는데 대형 건설업체들은 어리석어서 그렇게 하느냐"고 따졌다.

박의원은 "선진국의 경우에도 최근 10년 사이에 공공건설사업의 추진방식을 개혁해 예산을 크게 절감했다"고 소개했다. 영국은 정관민 일체로 94년부터 2000년까지 개혁을 추진한 결과 건설비용 30%를 절감했고, 미국은 연방정부와 민간 연구소가 공동으로 건설비 30%와 유지비 50% 절감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일본도 유럽에 비해 건설비용이 20~50% 비싼 원인을 분석하고 발주방식과 행정개혁을 추진해 큰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그는 "불법정치자금이나 뇌물을 수수한 정치인 또는 자치단체장의 압도적 다수는 건설업체의 비리와 연루돼 있다"며 "비자금의 파이프라인으로 인식되는 기저에는 세계 표준과 부합하지 않는 정부의 낙후된 입찰 및 계약 제도가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가 발표했던 국민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헌신짝처럼 팽개치는 일은 정부를 믿고 준비해온 사람들의 '신뢰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by 선대인 2008. 9. 4. 16:17

KDI 주택정책 보고서 보도, 작성자 그게 아닌데


"집값 억지로 누르면 더 튄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주택정책 관련 보고서 내용을 소개한 각 언론 기사의 제목이다. 이 제목을 보면 정부의 부동산 경기 억제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므로 정부가 경기 억제책을 쓰지 말아야 할 것처럼 오인하게 한다. 실제로 일부 신문은 이 보도를 근거로 정부가 부동산 경기 억제 정책을 취하지 말고 시장에만 맡겨야 한다는 사설과 칼럼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내용은 KDI 보고서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다음이 기사에 인용된 '주택시장 분석과 정책과제 연구'라는 보고서를 검토한 뒤 보고서 주무 작성자인 차문중 연구위원과 통화한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진작시키거나 억제하려는 정책의 효과는 계량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 쉽게 말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보고서가 '정책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부가 좀더 일관성 있고 시의적절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보고서는 정부 정책이 효과가 없었던 이유를 세 가지로 해석했다. 첫째는 정부의 정책이 근본적으로 내용이 부적절해 경기 억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다. 두번째는 정책이 경제 주체들의 신뢰를 잃어 경제 주체들은 경기 억제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경기의 흐름에 따라 언제든지 정부 정책이 철회될 것이라 믿고 강남 등의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는 경우다. 세번째는 정부가 사태를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 경기가 한 주기를 지나 다시 회복 시점에 들어설 때 정책이 실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10.29 대책' 이후 한동안 동결됐던 주택시장이 강남 일부 재건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반등할 기미를 보인 사실도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없었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나치게 위축된 부동산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의 형성이 최근 강남 일부 재건축대상지역의 부동산 값 상승을 가져왔다"며 "결국 경제 주체들의 정책 신뢰도가 아주 낮음을 보여주는 두번째의 일례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현상에 대한 인지와 진단, 대책 수립과 시행 등에 걸리는 시간으로 인해 정책 시행의 적기를 놓치는 것은 심각한 '정부 실패'의 하나"라며 "소기의 정책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적합한 정책을 적기에 실시하고, 그것이 일관성 있게 추진된다는 믿음을 경제 주체에게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결국 보고서 내용의 핵심은 정부 정책이 일관성을 갖지 못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던 측면이 크므로 정부정책이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내 부동산정책, 경기 조절용으로 일관성 없이 사용돼"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이 그릇된 기대 심어줘"

이 같은 사실은 차문중 연구위원과의 통화에서도 확인됐다. 그는 "언론의 기사 내용이 보고서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다"며 "내게 기사 제목을 뽑으라고 했다면 '정부 주택정책 일관성 가져야'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보고서에서 말하고자 했던 내용은 부동산 대책이 집값 상승을 되레 부추겼다는 것이 아니라 안정화 정책이 집값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금리 등 기초 시장 변수가 주택시장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데, 다른 시장 변수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나타날 때 정부가 억제정책을 쓴다고 해서 시장변수의 움직임을 다 꺾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국민들이 부동산 정책은 언제든지 바뀐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 억제 정책을 다시 진작 정책으로 바꿀 테니 정부가 억제 정책을 쓸 때 부동산을 사두면 나중에 차익을 볼 수 있다는 그릇된 기대를 형성하게 한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 정책에 대해 어디서 반발한다고 해서 정책을 그때마다 바꾸면 국민들이 정책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고 꼬집었다.그는 "논란이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의 공공적 측면을 고려해 주택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시장 왜곡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쓰야 하며 보유세를 강화하는 등의 세제 개선안은 그 방향에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부동산정책은 경기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일관성 없이 사용돼 왔고 특정 계층,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사용돼 보편적이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고 비판했다.
by 선대인 2008. 9. 4. 16:17

건교부 차관, 택지지구 땅 구입 과정 의혹


택지개발지구의 땅을 사 2년여만에 11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난 김세호 건설교통부 차관이 이 땅을 구입한 과정과 시점이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차관은 25일 관보에 실린 고위 공직자 재산변동 현황에서 부인 명의로 취득한 서울 송파구 장지동 농지 700여평이 서울시의 택지개발지구에 수용돼 11억 9000만원 가량의 차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구입 과정 및 절차=

김 차관에 따르면 장지동 땅은 김 차관의 장인이 62년부터 아무도 모르게 처외삼촌 명의로 사둔 땅이라고 한다. 93년 장인이 도봉산 산행 중 갑작스레 숨져 이 땅이 있는 줄도 몰랐다는 것. 몇 년 뒤 재산상황을 정리하던 처외삼촌이 이를 뒤늦게 알게 돼 2001년 김 차관 부인이 사실상 이를 증여받는 형식으로 땅을 샀다는 것. 문제는 왜 증여받으면 되는 것을 구태여 6억여원이나 주고 샀느냐 하는 점. 김 차관은 "장인어른과 처외삼촌간의 채권채무 관계 등 복잡한 내용이 있었는데 이를 사는 것으로 정리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는 "당시 처가쪽 식구들이 논의해 처리한 문제여서 나는 잘 모른다"며 "그때 왜 증여세를 물고 증여하는 식으로 하지 않았는지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증여세 등 세금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매매하는 형식을 취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문제는 구입 절차 상의 문제. 서울시 송파구청에 따르면 김차관 부인이 2001년 11월 당시 농지를 사려면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받았어야 한다. 농업인이 아니어도 농지를 살 수는 있지만 이 경우 농지위원의 증빙을 받아 농사를 지을 의지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 농지를 취득한 뒤 실제로 농사 경작 여부를 일선 구청이 점검하게 돼 있지만 형식적이다. 김 차관 부인도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문제의 땅을 샀다. 문제는 김 차관 부인이 정말 농사를 지을 작정으로 6억3000여만원의 거액을 들여 농지를 매입했겠느냐 하는 점이다. 토지거래를 주로 하는 한 부동산 중개인은"형식적으로는 농사를 짓는다고 사지만 실제로는 투자 목적으로 사지 않고 농사 짓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차관은 "처가식구들과 주말농장으로 쓸 요량으로 샀으나 이미 그 땅에 농사짓고 있던 사람이 있어 실제로 농사는 지어보지 못하고 땅이 수용됐다"고 해명했다.

구입 시점=

김 차관 부인이 땅을 산 시점도 논란을 빚고 있다. 미디어다음 취재진의 확인 결과 김차관이 땅을 산 시점은 2001년 11월경으로 서울시가 장지동 일대를 택지개발지구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시점인 2002년 2월 중순보다 3개월 정도 앞선 시점이다.

단순히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시기가 너무 절묘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 서울시가 대규모 택지개발 계획을 수립할 경우 사전에 건교부와 협의하도록 돼 있어 당시 김 차관이 이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인 셈이다. 김 차관은 당시 건교부 감사관으로 재직중이어서 부서별 일반적인 업무 현황은 상당 부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개발정보는 실무자 외에는 대외비로 돼 있으므로 김 차관이 감사관 위치에 있다고 해서 사전에 개발 계획을 알았을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차관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구설에 오를 줄 알면서 일부러 그런 땅을 살 사람이 있겠느냐"며 "공교롭게도 그 시점에 문제의 땅을 정리하게 됐던 것일뿐이다"고 해명했다.

김차관, 1가구 3주택 상태=

김 차관은 현재 주택 세 채를 보유하고 있다. 김 차관이 건교부 수송정책실장으로 처음 공직자재산등록을 한 것은 2002년 7월. 당시 김 차관의 등록 내역을 보면 김 차관 본인 명의로 서울 강남구 일원동(6억2400만원)과 역삼동(3억2000만원)에 각각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또 그는 당시 경기 용인시 수지의 분양가 4억6000여만원 짜리 아파트의 분양금을 납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경부터 수도권 아파트 값이 폭등세를 보일 때 김 차관의 자산가치도 높아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김차관도 "결과적으로 값이 낮을 때 사서 가격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 차관이 이듬해 2월 신고한 내역에서는 역삼동 아파트는 부인 명의로 이전됐다. 이어2004년 2월 신고 내역에서 김차관은 수지 아파트의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역삼동 아파트는 다시 미혼인 김 차관 장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용인 아파트의 입주가 끝났으므로 김 차관은 현재 3주택을 보유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1가구 3주택인 것은 맞지만 이 집들을 장만하는 과정에서 재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부정한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1가구 3주택 중과세 문제가 논란이 되던 상황에서는 그와 관련된 자리에 있지 않았고 앞으로도 개인적인 상황이 이 문제의 추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비판=

경실련 김헌동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장은 "각종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건교부의 2인자가 부동산으로 11억여원의 차익을 본 사실이 드러났다"며 "부동산 거품으로 고생하는 서민들이 이런 사람들이 만드는 주택정책으로 신뢰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의 차관이 부동산으로 떼돈을 버는 상황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공언한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를 무색케 하는 것"이라며 "이들이 자신들의 재산가치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시 부동산 투자로 떼돈을 번 이헌재 장관을 함께 거론한 뒤 "이 같은 경제 및 건설관료들이 1가구 3주택 중과세 연기를 부르짖고 종합부동산세 무력화 및 부동산 실거래가 등을 미적미적 뒤로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by 선대인 2008. 9. 4. 16:15

이부총리 정책, 개인 이익과 무관했을까?






국회에 출석한 이헌재 경제부총리[사진제공=연합뉴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부인 명의의 자신의 땅을 스스로 지역특구로 지정했다는 2일 미디어다음의 보도로 이 부총리가 추진해온 정책의 공정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부동산 정책 등 이 부총리가 추진한 각종 정책들이 자신의 재산가치 증식 등 자신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한 것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실제로 이 부총리가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추진해온 정책사안들을 살펴보면 이 부총리가 자신과 자신이 속한 부동산 다보유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온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자신의 땅을 지역개발특구로 지정한다든지, 자신도 대상에 포함되는 1가구 3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연기라든지, 부동산이 개발 혜택을 볼 수 있는 토지규제 완화 조치 등이 그것이다. 이 부총리는 이 과정에서 건설 경기 부양이나, 지역 개발 등의 명분을 내걸었으나 결과적로는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거나 기득권층이나 개발업자에게 혜택이 돌아간 사례가 많았다. 이 같은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

▲지역개발특구 지정=


이 부총리가 부인 진모씨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전북 고창군 공음면의 3만3000여평 땅을 지역개발특구로 지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30일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이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30일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지역특구위원회 첫 회의에서 부인 명의의 땅과 처남 땅이 함께 포함된 전북 고창 공음면 일대를 경관농업특구로 지정했다. 특구 지정에 따라 이 사업에는 도로 건설 등에 115억원의 개발비가 투자되고 대상 농지에 관한 규제를 완화해 개발혜택을 누리게 됐다. 재경부가 각종 규제를 조정해 지역의 특화산업 발전 및 국토균형개발을 추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자신이 결국 첫 수혜자가 된 셈이다. 이는 공직자가 자신의 사익과 관련된 결정을 회피해야 하는 이해충돌 회피 원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 아름다운재단 박원순 이사장은 "경제수장으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도덕적 해이"라며 "이 부총리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가구 3주택 중과세 연기 주장=

"현재 부동산 투기가 가라앉고 거래가 끊기는 상황이다. 1가구 3주택 중과를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하는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주택자들은 내년에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니까 (집을 팔)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총리가 지난해 11월13일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발언이다. 2003년 '10.29 부동산 종합대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1가구 3주택 중과세 연기를 시사한 발언이다. 양도세 중과세 제도는 1가구 3주택 보유자가 주택을 팔 때 보유기간과 상관없이 양도차익의 60%를 세금으로 물리는 제도로 올해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이 부총리 스스로가 집 3채를 소유해 이 제도의 대상이 되는 이해관계자였던 것. 그는 현재 서울 한남동 L빌라와 도곡동 J빌라, 역삼동 Y오피스텔 등 모두 3채를 소유하고 있다. 재산 신고가액은 11억3000만원이지만 시세는 17억~21억3000만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남동 L빌라(59평형)의 신고가액이 4억6800여만원이지만 시세가 6억~7억원이며, 신고가액 5억9700여만원인 도독동 J빌라(76평형)의 시세는 10억~13억원에 이른다. 결국 이 제도의 도입이 연기됐다면 그는 많게는 억대의 양도세를 아낄 수 있었던 셈이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양도세 중과세는 예정대로 시행되게 돼 그가 수혜자가 되는 일은 없어졌다.

농지법 위반해 부동산 투기 의혹...농지 규제 완화


골프장 정책, 부인 명의 땅값에 영향 줄 수도





정부의 골프장 무더기 인허가 방침이 나온 뒤 많은 산림이 개발바람으로 신음하고 있다. 김준진기자

▲농지 취득조건 완화 등 토지규제 완화=

"토지규제개혁 로드맵을 2004년 6월까지 작성하라." 지난해 2월 20일 이 부총리가 취임 후 첫 경제 관련 장관 회의에서 내놓은 주문이다. 서비스산업 활성화 및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토지 규제를 완화하지 않을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후 정부 각 부처는 공동주택 건축 규제 완화, 산지이용규제, 농지이용규제 등을 완화하는 조치를 지속적으로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일련의 토지규제 완화 조치는 어떤 효과를 가져오고 있을까. 정부의 농지법 개정안에 따르면 도시민도 농업경영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를 전업농 등에게 5년 이상 임대하면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도 규모에 제한 없이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농지는 올해부터 시행된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 빠진다. 올 7월부터 이 법이 시행되면 과연 기업의 생산적 투자가 잇따를까.

하지만 주요 일간지와 경제지들은 농지를 '올해 토지시장의 가장 큰 이슈'라고 꼽고 있다. "종부세 과세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재산세율도 30% 인하되는 혜택으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투기세력이 몰린 곳보다는 그동안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던 곳이 비교적 단기에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등등 사실상 투기를 권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농지법이 결국 주택시장에서 토지시장으로 투기의 물꼬를 돌리라는 신호임을 각 언론들이 강력히 웅변하고 있는 셈이다.

토지시장으로 부동산 투기가 몰려 땅값이 오를 경우 '땅부자'인 이부총리의 재산가치도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이 부총리는 이번에 타겟이 된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의 땅은 판 상태이지만 여전히 전북 고창군에 3만3000여평과 충북 충주시에 1만8000여평의 땅을 갖고 있다.

경실련 김헌동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각종 토지규제 완화 방안들이 부동산 투기만 부추기고 있다"며 "이 부총리가 광주시 초월면 땅과 관련해 농지법을 위반한 경험 때문인지 기존 농지법의 굴레가 무척 싫었던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골프장 230개 무더기 인허가 방침=

"골프장 인허가 기간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치러 해외로 나가고 있어 국부유출 부작용이 크다." 이 부총리가 지난해 7월 20일 느닷없이 골프장 230개 무더기 인허가 방침을 내놓으면서 한 발언이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 전강수 대구대 교수 등은 "골프장 건설을 한 나라의 공공정책으로 내놓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실제로 미디어다음의 취재 결과 골프장 무더기 인허가는 경제적 측면이나 환경적, 사회적 측면에서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경제적 측면에서 재경부의 골프 수요는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었고, 해외 골프 여행은 국내에서 어차피 골프를 치기 힘든 겨울철에 집중돼 있었다. 고용 창출 효과도 일용직 건설노동자나 골프장 잡부 등으로 양적, 질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

그가 말했던 효과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지만 그의 발언으로 촉발된 부작용은 확실했다. 그의 발언 이후 전국 곳곳에서 골프장 건설 붐이 일면서 주민과 개발업자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정부는 구체적으로 산지 및 농지의 골프장 입지를 완화하는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임야나 농지의 경우 실제 거래되는 수준보다 높은 가격에 개발업자에게 보상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 부총리는 이 조치를 통해서도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부인 진모씨 명의로 충북 충주시 노은면 법동리 산 44, 45 일대에도 약 1만9000여평의 임야를 갖고 있다. 진씨가 85년 구입한 땅이다. 그 동안 이 곳의 땅값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부근에 골프장이 잇따라 조성되고 있어 향후 주변 땅값이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 업계의 관측이다. "투기억제규제 완화"발언으로 강남, 판교 집값 상승 촉발

시민단체 "이부총리 정책과 개인 이익 무관하지 않아"

개발이익 환수제 연기 시사=

"재건축 규제와 투기 지역 및 주택거래신고지역 등 투기억제제도는 직접 규제를 줄이고 시장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 부총리가 1월7일 '건설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한 발언이다. 이를 두고 대부분 언론은 '부동산 투기 억제 제도를 대폭 완화할 방침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이 부총리의 발언 이후 침체에 빠져 있던 강남구와 강동구의 재건축 아파트가 몇 주 사이에 3000만~5000만원이 올랐다. 이부총리 발언으로 촉발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강남권의 집값 상승이 '판교 로또' 열풍과 겹치면서 부동산 값이 전반적인 재상승 움직임을 탔다. 강남구에만 두 채의 집을 가진 이 부총리의 재산 가치 증식에는 이로운 흐름이었다.이 같은 집값 급반등 움직임에 대해 청와대의 우려가 잇따르자 재경부와 건교부는 2월 17일 부랴부랴 미봉책으로 판교보완대책을 내놓았다. 사실상 이 부총리 자신의 발언으로 빚어진 부동산 값 상승의 불씨를 뒤늦게 스스로 다시 꺼야 했던 셈이다.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및 개발사업=


이외에도 이 부총리 취임 이후 정책 방향은 건설 경기 부양과 부동산 규제 완화의 연속이었다. 각종 토지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말과 12월의 주택거래신고 지역 해제, 강북 및 신도시 재개발 사업 추진 가속화, 레저형 기업도시 건설, 민간 SOC사업 확대 등이 그가 추진한 정책이었다. 이들 정책을 추진하며 내세운 명분은 대부분 건설경기 부양과 기업 투자 촉진 등이었다. 서민들의 집값 안정 염원에는 민감하지 않았던 그가 건설업계 등 기업의 요구나 땅부자, 집부자들의 이해관계에는 매우 민감했던 셈이다.물론 그가 자신의 재산을 늘리기 위해서만 이 같은 정책을 펼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가 펼친 정책은 자신의 이해관계와 일치하는 방향이었음 또한 사실이다. 경실련과 YMCA, 환경정의 등 18개 단체로 구성된 토지정의시민연대는 2월 28일 "이 부총리는 경기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건설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개혁적 입법이라고 평가되는 1가구 3주택 중과세 및 부동산 보유세 강화에 대해 끊임없이 반대해 왔다"며 "이런 일련의 주장이 자신의 사적 이해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에 주목한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거품을 통한 성장?=

이 부총리의 정책이 순전히 경제 발전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문제는 많다. 그 같은 규제완화나 각종 개발사업 등이 기술혁신 등을 통한 질적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설산업의 엄청난 비효율과 땅값 상승을 통한 폭리 구조는 그대로 놔둔 채 건설산업 부양을 통한 개발연대식의 성장 방식을 탈피하지 못한 셈이다.경실련 김헌동 본부장은 "각종 공공공사의 예산을 절감하고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과 규제 완화를 통한 자유경쟁이 가장 절실한 곳이 건설산업"이라며 "그런데도 그는 정작 우리 사회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핵심인 건설산업은 가만 둔 채 오히려 건설산업과 소수 부동산 투기자들의 배만 불리는 정책을 펼쳐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 부총리 취임 이후 도입된 정책들은 하나같이 과거 개발독재정권들이 사용했던 개발지상주의정책이었다"며 "하지만 대통령이나 청와대 보좌진들은 이들 정책이 우리 경제와 서민생활에 어떤 폐해를 가져오는지 조차도 모른다"고 공격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이헌재식 부동산 부양 정책이 사실은 부동산에 돈을 옭아매 소비를 위축시키고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주범임을 대통령이 깨닫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이 부총리는 지난해 2월 11일 취임사에서 "시장이 깨지든 말든 내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억지나 불장난이 용납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보면 그는 자신이 내뱉은 말의 의미를 잘 몰랐거나 스스로를 기만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깨지든 말든 내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억지나 불장난'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 가운데 하나가 부동산 투기이기 때문. 김 본부장은 "이 부총리는 스스로 부동산 투기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이 사회의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과 발언을 그 동안 숱하게 해온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by 선대인 2008. 9. 4. 16:14

라이스 국무장관과 인터넷 언론 패널 토론회 일문일답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0일 오전 9시 서울 하야트 호텔에서 국내 인터넷 미디어 주요 인사들과 한반도 문제 및 국제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의 목소리는 비교적 차분했으나 '공격적인 질문'이 많아 토론회 동안 계속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많은 한국민들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반면 미국은 강경한 자세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 "북한에 대한 침공의사가 없다는 발언과 '폭정의 전초기지론'은 모순된 것 아니냐" 는 등 패널들의 추궁성 질문들이 쏟아진 것. 반면 라이스 장관은 정치학자 출신답게 국제정세와 부시 행정부의 외교 철학 등을 자세히 설명하며 패널들의 예봉을 피해나갔다.

다음은 라이스 국무장관과 패널들 간의 일문일답. 문 "한국민 평화 해법 원하는데 미국은 강경" vs 답 "한미 시각 다르지 않다"
문 "북한 체제보장 먼저 할 생각 없나" vs 답 "북, 6자회담 복귀해야 체제 보장"






힐 대사

: 안녕하십니까. 오늘 포럼에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인터넷 보급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서, 인터넷 언론이 상당히 활발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뛰어난 인터넷 언론인 여러분들이 많이 와 계십니다. 그럼, 이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 장관을 소개합니다.

라이스 국무장관

: 감사합니다, 힐 대사님. 여기 나와 주신 모든 언론인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선 몇 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인터넷 언론인 여러분들과 함께 자리를 하게 되어 무척 기쁜데요, 저는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 출신으로서 인터넷을 매우 좋아합니다. 어쩌면 제가 다시 스탠포드에 갈 때 여러분들의 기사를 인터넷에서 읽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한미 양국의 좋은 관계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관계는 50년 이상 전에 시작된 것으로 끔찍했던 전쟁을 계기로 탄생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미 관계는 이 아태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힘이 될 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는 관계가 됐습니다. 우리는 이제 세계적인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의 훌륭한 민주주의와 번영, 및 경제 발전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셔야 하며, 미국은 이를 존중합니다. 미국은 또한 한국군이 다른 나라 국민들도 이런 자유와 번영을 추구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도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한국군은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라크 사람들도 도와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오늘 한국 국민과 미국 국민 사이의 좋은 우호관계, 양국의 훌륭한 동맹 관계, 그리고 미래 세계 평화와 안정 증진에 대한 우리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나왔습니다. 그럼, 이제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 미디어 다음의 선대인 기자입니다. 여기 패널들을 대신해서, 라이스 국무장관님의 방한을 환영하구요, 또 이번 방문에서 한미 관계에서 의미있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어서 돌아가시기를 기대합니다. 질문 드리겠습니다. 미국과 한국 사이에 북한 문제를 보는 시각차가 적지 않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침해와 북한 핵보유 선언등을 우려하면서도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바랍니다. 실제로 지난 2월 10일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공식선언한 직후 실시된 한 국내 여론조사를 따르면 한국 국민의 75%가 북한의 핵보유 선언에도 불구하고, 대북특사 파견 등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북한 문제를 단지 미래 테러위협을 줄이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보고 필요할 경우 대북 제재조치와 봉쇄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또 한국민들 중에 상당수는 미국이 필요한 경우 북한에 대한 이라크식 선제 공격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장관께서는 이같은 양국 정부와 국민이 갖는 시각차에 대해 인식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 같은 시각차를 극복하기 위해서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또 한국 국민들 한국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답변

: 감사합니다. 사실 한미 양국은 어떻게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차이점이 없습니다. 양국은 6자 회담내에서 단결하고 있으며 양국은 또한 이 문제가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미국은,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과 함께 이 6자 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잠깐 6자 회담의 현황을 짚어 보겠습니다. 부시 미대통령,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그리고 이제 제가 여러 차례 북한에게 미국은 북한을 침략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북한이 핵포기라는 전략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 북한은 안전 보장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이 첫번째 요점입니다. 두번째로 미국은 지난 6자 회담때 안전 보장 문제, 미국이 북한의 에너지 문제를 살펴볼 의사등이 포함되어 있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이 제안은 북한이 전략적인 선택을 할 준비가 됐을 경우 해당되는 것으로 이미 협상 테이블위에 내놓은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북한 주민들의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남북한 화해 노력을 지지하며 존중하는 바이며, 부시 대통령께서는 몇년 전 방한하셨을 때 이런 화해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서 미국은 그간 대북 식량원조 제공국가 중 최대 규모의 원조를 해왔습니다. 따라서 물론 한미 양국이 북한에 대한 상황이나 관계도 다르지만 양국은 북한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대단히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질문

: 안녕하십니까, 월간 말 지의 김재중 기자라고 합니다. 장관님께서 조금전에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의사가 없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미국의 원칙이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구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직업이 기자이다 보니, 남북교류를 추진하면서 북쪽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북쪽 사람들은 저를 만날 때마다 미국이 선제공격을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제가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북한은 미국측에 안전보장 약속을 먼저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측 입장에서 북한 체제에 대해 안전보장 약속을 먼저 해주고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뒤에 대화들을 지속 해 나가는 것이 제가 생각할 때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장관님이 북쪽 체제에 대한 안전보장을 해주는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답변

: 이미 부시 대통령과 전임 국무장관과, 그리고 이제는 제가 국무장관으로서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 것 이상으로 이 점을 북한에 어떻게 더 분명히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대북 억제력을 가지고 있으며, 만일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경우, 이에 대한 억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대북 선제 공격을 바랄 이유도 없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주권 국가임을 알고 있으며, 저는 이 점을 바로 어제 일본에서 연설할 때도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미국의 대북 선제 공격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아마 기자님께서 그런 이야기를 북한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유는, 그들이 그런 우려를 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부시 대통령께서도 2002년 방한하셨을 때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말해, 대북 선제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의 오래된 정책입니다. 안전 보장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지금 현재 이슈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있냐는 것입니다. 만일 북한이 핵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핵포기 선택을 하고, 핵포기 선언을 하고, 그리고 이를 검증할 만한 방법을 제공하면 됩니다. 미국은 그같은 경우, 안전 보장이 6자 회담의 구도 내에서 가능하다고 이미 밝혀왔습니다. 북한은 단지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6자 회담 참가국으로부터도 안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일 북한이 6자 회담으로 복귀한다면, 여러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 "폭정의 전초기지론과 '북 침략 않는다' 배치"vs 답 "인간존엄성 가치에 따른 것"

문 "북한에 먼저 양보할 생각 없나" vs "북한 6자 회담 복귀하면 얼마든지 지원"





질문

: 안녕하세요. 저는 미디어 오늘의 이수강 기자라고 합니다. 한국인들이 장관님의 성함을 들을때 라이스가 쌀이기 때문에 상당히 친숙하게 들었었는데요. 그런데 지난번에 상원 인준 청문회때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의 하나로 표현하셔 가지고,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더 강경하게 될거다 그러면서 쌀에서 얻어지는 그런 평온한 이미지와는 다른 측면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제 일본에서나 아까 말씀하실때도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침공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하셨는데, 지난번의 폭정의 전초기지론하고는 다른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아니면 모순된 점은 없는지 그런 것에 대해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답변

: 미국은 앞으로도 자유없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입니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은 자유가 보편적인 가치라고 굳게 믿고 있으며 이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그간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보십시요. 지금 한국인들이 할 수 있는 말들, 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한번 보십시요. 이것이 바로 인간 존엄성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자유롭게 종교를 선택하고, 딸이든 아들이든 자녀들을 교육시킬 권리 등 이것이 바로 누구도 박탈당해서는 안되는 인간 존엄성의 본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사람들이 이러한 기본권을 부인당하며 살아갈 때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미국이 전세계를 향해 갖고 있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의 대북 무력사용 여부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북한의 최대 식량원조국이었으며 현재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식량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우리가 북한 주민들의 고통에 대해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제공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 대한 어떠한 침공 의사도 결코 갖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만, 북한이 사용하는 수사에 대해 얘기하자면, 사람들이 북한에게 무슨 얘기를 하려 하면 항상 주제를 바꾸려고 듭니다. 일본, 중국, 러시아, 한국, 미국 모두 북한에게 이제 핵무기개발 계획을 폐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어야할 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항상 수사에 대해서만 논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질문

: 제가 질문을 하나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신가요.
답변

: 이 숙녀분께서 먼저 손을 드신것 같은데요.
질문

: 제가 하나만 먼저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북한과 미국이 6자 회담 관련해서 계속 평행선을 달려오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예를 들면 북한은 미국이 그냥 말로 하는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다자간 국제기구 차원에서 북한의 체제보장을 먼저 해주면 핵개발 프로그램도 포기하고 국제무대에 나서겠다고 하는 반면 미국은 먼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라, 그러면 우리가 체제보장과 함께 경제적인 지원도 대폭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그런데요. 한국에서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양보하고 베풀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지금 국제사회에서 보면 미국이 훨씬 더 강력한 힘과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미국이 먼저 북한에 더 진전된 양보안을 낼 생각은 없는지요.

답변

: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한반도에 위치해 있으며 이 지역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될 것은 이것이 미국과 북한 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것이 북미간의 문제가 되면 더 바랄 나위없이 좋아할 것입니다. 이것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동의한 일본, 러시아, 중국의 문제이며, 한국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미국이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하고자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먼저 전략적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들에 대해 논의해왔습니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와서 핵무기 프로그램의 포기가 자신들의 이해에 가장 부합하는 최선의 방안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럴 경우 어떠한 체제 안전보장안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했었습니다. 북한은 전략적 결정만 내리면 됩니다. 그렇게 할 경우 북한에게 많은 것이 제공될 것이며 이것은 이미 제안되었었습니다. 2002년 당시 제임스 켈리 아태 차관보가 방북했을때 당초 계획은 북미관계를 위한 소위 "대담한 비젼"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켈리 차관보가 북한을 떠나기 전 우리는 북한이 1994년 협약을 위반하고 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북한을 포함한 이 지역의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해 왔었습니다. 그에 반해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무기 개발로 사람들을 위협해온 상황에서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기를 바래서는 안됩니다.

질문

: 미디어 다음의 박혜준 프리랜서 기자라고 합니다. 백인 남성 위주의 관료 사회에서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어려움이라던가 차별을 받으셨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그 다음에 당신이 생각하기에 여성으로서의 리더쉽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 여성이기 때문에 혹은 흑인이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르게 행동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항상 "나는 패캐지다. 나는 흑인이고 여성이고 그리고 나다"라고 답변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어느 한 부분을 떼내서 "이 부분은 이렇게 행동하고 다른 부분은 이렇게 행동한다"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고위직의 여성들이 남성들과 다르게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 생각에 저는 앨리바마주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한 흑인여성이며 전직 교수였던 "콘디 라이스"로서 행동합니다. 미국에서는 그간 많은 발전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저는 미국 역사상 2번째 여성 국무장관입니다. 굉장하죠. 그리고 또한 2번째 흑인 국무장관이기도 합니다. 가장 최근의 3명의 국무장관 모두 백인남성이 아니었습니다. 백인남성들이 이것 때문에 긴장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웃음) 이것은 민주주의하에서 시간에 지나면 어떤 일들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실례라고 하겠습니다. 미국이1789년 건국될 당시만 해도 저의 선조들은 노예였습니다. 헌법상으로는 투표시 온전한 한 인간이 아니라 3/5만 사람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그간의 발전은) 민주주의에서 어떤 일들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미국은 운이 좋은 나라입니다. 다민족으로 구성된 훌륭한 민주국가로서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여 한 나라를 이루었습니다.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도 미국사회를 더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민주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러한 예가) 민주주의가 확산될 경우 서로 다른 사람들간의 이견들이 해소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질문

: 민중의 소리의 이정무라고 합니다. 장관께서도 지금 한국과 일본이 독도문제, 역사 교과서 문제를 놓고 갈등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실 거구요, 저는 자위대의 전력 증강과 해외 파병, 평화 헌법의 개혁 등 일본 사회가 크게 우경화 되면서 이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관께서는 어제 일본의 유엔 상임 이사국 진출을 공식적으로 찬성하셨는데요. 한국민들은 미국이 일본의 팽창 정책을 막기보다는 지원하고 돕는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 상당수는 앞으로 동북아의 최대 불안 요인 중 하나가 일본의 팽창 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장관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일본의 팽창 정책을 계속 지원할 생각이신지요.

답변

: 미국은 독도 문제에 관한 공식 입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상당 기간 동안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위 진출을 지지해 왔습니다. 파월 장관께서 일본의 상임위 진출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처음 언급하신 것이 8월이라고 기억됩니다. 일본은 유엔의 제2대 기부국입니다. 미국 바로 다음이죠. 이는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일본은 또한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점차 세계 속에서 더 큰 역할을 이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반도 뿐만 아니라 역내의 평화?안정 증진에 기여한 미일 및 한미 동맹을 맺고 있는 이 지역에서 일본, 미국, 한국이 함께 협력해 나갈 때 어떠한 선을 이룩할 수 있는지 증명해 보였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이 이 두 나라 모두와 맺고 있는 이 협력적 동맹 관계 하에서 일본과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활성화되었고 경제 번영이 극적으로 이루어져서 이 지역이 세계 경제 번영을 선두하게 되었으며, 북핵 문제 등의 안보 이슈들을 함께 다룰 수 있게 되었고, 미국이 한국을 글로벌 동맹으로 의지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일본도 글로벌 동맹으로 의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들이 현안이 생길 때마다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오늘날의 세계는 19, 20세기와 다릅니다. 이를 인식해야 합니다. 제가 일본에서의 연설을 통해서 말씀드렸듯이 19, 20 세기에 분란을 일으킨 권력이 21세기에서 그 나라의 힘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지 못합니다. 각국의 가치와 이상, 경제력, 또 각국의 이상과 영향력을 이용하여 얼마만큼 세계인들의 삶을 변화 시킬 수 있는지 등이 오늘날에 적용되는 척도입니다. 우리는 일본 친구들과 전략적 개발을 위한 동맹에 대해서 논의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양국은 세계 개발 원조의 40%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중요한 개발 원조국이므로 우리 (한미)도 개발 원조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제 얘기의 요지는 한국과 일본과 같은 민주주의국들은 현안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으며, 21세기가 어떻게 전개될까를 생각해 볼 때 이상의 힘, 민주주의 이상의 힘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문 "일본 평화헌법 개헌 지지하나" vs 답 "일본 국내문제일뿐"
문 "여중생 사망사건 사과할 생각은?" vs 답 "미국 대표해 깊이 애도"






질문

: 간단한 질문 하나만 더 드리겠습니다. 요컨대 일본의 평화 헌법을 개정하는 것을 미국은 지지를 한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겠습니다? 일본의 평화 헌법 개헌을 미국이 지지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답변

: 저는 이 자리에서 일본의 국내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이기에 그같은 사항을 토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는 각국의 행동을 제한합니다. 한 국가가 사용할 수 있는 군사력을 제한하며, 이웃국가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그 관계의 깊이가 어떠해야 하는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민주주의는 (각국을) 제한합니다. 일본은 민주주의국가이며 한국도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이 지역에서 오늘날 등장한 가장 훌륭한 점은, 전쟁, 평화 등의 문제들을 다루는데 있어 소수의 사람들만이 결정권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미국에서도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자들이 소수의 사람들이 아닙니다. 미국의 대통령도 책임을 다했음을 미 의회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매우 중요하며 이것이 19세기와 21세기를 구분하는 또다른 중요한 점입니다. 저는 일본과 한국이 이를 잘 해결해 나가리라 생각합니다. 한미일이 함께 협력할 때 가장 좋은 결실을 낳으며 우리는 계속 협력 해 나갈 것입니다.

질문

: 안녕하세요. 저는 미디어다음에서 시사만화를 그리고 있는 박철권입니다. 앞서 말했던 이정무 국장님의 말씀에 추가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에 반일 감정이 더욱 크게 불거진 상황입니다. 미국이 일본을 지지하는 정책들이 있는데 현재 일본 이외의 다른 국가들은 미국이 일본을 지지하는만큼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일본을 지지하는 정책들이 반미 감정의 동반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 현재까지 느껴지는 바로는 이에 대해서 미국은 별다른 배려 또는 대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우려는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고, 있다면 앞으로의 정책에 어떠한 방식으로 반영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 미국은 한국과의 매우 좋고 깊은 관계에 대해 계속 논할 것입니다. 한국은 과거에는 항상 그렇지 못했지만 이제는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미국은 또한 같은 민주국가인 일본과 맺고 있는 매우 좋고 깊은 관계에 대해서도 계속 이야기할 것입니다. 미국은 역내의 모든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중국과도 인권과 종교의 자유에 대해 의견차이가 있긴 하지만 좋은,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한국 및 일본과의 관계는 수십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서 군사동맹 뿐만 아니라 가치의 동맹이 구축되어 있고, 자유의 혜택을 타국민도 누릴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보여주고 있는 활약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저도 아프가니스탄 방문을 막 마치고 돌아왔는데, 아프가니스탄은 극심하게 빈곤한 나라입니다. 포장된 큰 도로를 차몰고 지나가다보면 상인들이 도로 양옆의 진흙투성이 길에 앉아 고기, 옷가지 등을 파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3년 6개월전만 해도 그곳은 탈레반이 여성들을 축구 경기장에 끌고가 구타하거나 사형시키던 나라입니다. 우리 중 그 누구도 그러한 행동을 용인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행운아입니다. 자유로운 사회에 살면서 오고 싶은 곳에 오고 생각도 자유롭게 하고 의사표현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미국 국무 장관인 저에게 어떠한 질문도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그러나 이러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다른 국민들을 모른체 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옳은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 여러분과 저의 자유를 위해 싸웠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미국 국민의 자유를 위해 누군가 관심을 가졌던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께서 이러한 사안에 대해 생각할 때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신생 민주국가의 국민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하고 있는 일이 그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행운이 있어 자유를 누리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운이 없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을 기억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국과 한국 또는 일본간의 관계를 생각할 때 저는 양자 혹은 역내의 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우리만큼 행운이 있도록 우리가 자유를 확산시키기 위해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 지 생각합니다. 다른 분 질문하시겠습니까.

질문

: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답변

: 예, 그럼 이분은 마지막으로 질문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질문

: 잘 들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항상 말씀 중에 민주와 자유, 가치를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외무 장관으로서, 전세계 외교를 주도하는 분으로서 장관의 가치관과 신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세계는 다양하게 구성되었는데 미국식 가치가….

라이스 장관

: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질문

: 지금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에 부시 행정부가 가장 강조하는 것이 민주와 자유입니다. 국제 교류를 주도하는 라이스 장관께서는 그러한 민주와 자유의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고 이를 주도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 세계는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문화적 상대성도 있습니다. 과연 미국식 자유와 민주의 가치로만 외교를 주도할 수 있는지 장관님의 견해를 묻고 싶습니다. 특히, 개인적인 가치관과 신념이 무엇인지 먼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답변

: 저는 세계의 그 누구도 자유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때는 아시아인들은 자유에 관심이 없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아시아인들은 자유에 관심이 없다는 아시아적인 가치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기억하십니까? 한때는 미국의 흑인들에 대해 그들이 자유에 관심이 없고 보살핌을 원한다고 말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러시아인들과 아랍인들이 자유에 무심하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러한 말을 하거나 질문할 때마다 한가지를 생각해보십시오.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종교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나요. 자신의 아들과 딸이 교육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나요. 밤중에 비밀경찰이 자신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고대하는 사람이 있나요. 정부가 개인의 모든 측면을 통제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나요.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영위하기를 바라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유가 중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어떤 문화권에서는 자유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때 저는 이러한 말이 선심을 배푸는 척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에게는 자유가 중요하지만 너의 문화권에서는 자유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60여년 동안 중동지역을 생각할 때 그러한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사실을 저는 압니다. 그곳 국민이 자유롭지 못했지만 지역 안정의 유지를 위해 이를 무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여러 곳에서 자유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도 자유를 확산시킬 수는 없고 자유를 변호할 수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유를 찾아야 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팔레스타인, 레바논 등지에서 일어난 일을 보면 그곳 국민이 스스로 자유를 위해 나서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민주주의가 다른 곳에서 다른 모습을 띠게 된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 한국, 브라질,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민주주의가 같은 형태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모습이 다릅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민이 그러한 자유를 누리는 것입니다. 제가 갈 시간이 되었나요? 죄송합니다. 다음번에 돌아와서 또 이러한 자리를 가질 수 있나요?

질문

: 한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한국 국민들이 그 어느때보다 반미 여론이 높습니다. 특히 네티즌들 사이에는 미국에 대한 여론이 대단히 안좋은데 반미 여론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이 2002년 효순/미선이 사건, 군인 장갑차에 여중생들이 깔려 죽은 사건입니다. 이 사건 이후에 한국민 대다수가 미국이 우리의 절대적인 우방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사고를 이르킨 군인은 무죄로 석방되었습니다. 한국민은 분노했고 미국에 대해 우리가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높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장관께서 종교인으로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고 있는데, 그리고 자식을 둔 부모의 심정으로 이 간담회가 인터넷으로 공개적으로 방영되고 있는데 한국민에게 사과할 의사는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답변

: 그 사건에 대해 미국은 깊이 애도하고 있습니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식을 잃는 것은 부모에게 가장 힘든 일일 것으로서 미국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절대로 바라지 않습니다. 미국 국민과 대통령과 제 자신을 대신해 미국은 이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깊은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고 희생자 부모님께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는 가야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와 회담이 있습니다.

질문

: 질문 하나만 드릴께요. 제가 한국에서 패러디 뉴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라이스 장관

: 누가 (통역해주시겠습니까). 저 정말로 가야합니다.
질문

: 저는 한국에서 패러디 뉴스를 하고 있는데요.
라이스 장관

: 정말 가야하는데요. 질문을 하시는 건가요?
질문

: 예, 아까 말씀하셨지요. 마지막 기회를 저에게 주시겠다고. 제가 한국에서 패러디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패러디 문화의 수위를 놓고 논란이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 패러디를 조금 더 폭넓게 수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종종 부시 대통령 뒷쪽에서 라이스 장관님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답변

: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 정부 관계자들을 무자비할 정도로 패러디해도 괜찮습니다. 실제로 워싱턴에는 "석쇠 만찬"이라는 행사가 있는데 언론인들이 모여 정부 관료에 관한 소규모 공연, 연극을 합니다. 미국에서는 아무리 심하더라도 패러디는 허용됩니다.
by 선대인 2008. 9. 4. 16:12

재경부 3급이상 관료 60% 서울 강남권 거주


건설교통부와 함께 각종 부동산 정책을 집행하는 부처인 재정경제부 3급 이상 고위 관료 3명 가운데 2명 가량이 서울 강남권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가운데 9명꼴로 경기도 분당신도시 등 강남권과 함께 최근 몇 년 동안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디어다음이 최근 입수한 재정경제부 3급 이상 고위 관료들의 3월초 현재 거주지 현황 자료에 따른 것이다.





[표]재경부 3급 이상 고위 관료들의 3월초 기준 거주지 현황.
이 자료에 따르면 재경부 3급 이상 고위 관료 34명 가운데 61.8%인 21명이 서울 서초, 강남, 송파구 등 강남권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분당신도시(9명)와 용산구 이촌동 등 일부 집값이 많이 오른 비강남권까지 포함할 경우 무려 88.2%가 최근 집값 상승으로 크게 혜택을 본 지역에 살고 있었다. 34명 가운데 안양시 3명, 과천시 1명 등 불과 4명만이 집값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덜 혜택을 본 지역에 살고 있었다.

이 가운데 재경부 1급 이상 고위 관료 8명 전원은 서울 강남권(4명) 등을 포함, 모두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곳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재경부의 경우 김광림 차관, 김석동 금융정보분석원장, 이종규 세제실장, 진동수 국제업무정책관 등 4명이 서울 강남권에 살고 있는 있다. 또 이헌재 전 장관이 용산구 한남동에, 윤대희 기획관리실장이 용산구 이촌1동에, 조성익 경제자유무역기획단장과 박병원 차관보가 분당신도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가운데는 이헌재 전 장관의 경우처럼 실제로 서울 강남권에 두 채의 집을 소유하면서도 실제 사는 곳은 비강남권일 수도 있다. 반면 강남권에 살더라도 전세로 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달 초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서 재경부 4급 이상 고위 공무원 131명 가운데 42%인 54명이 강남권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하면 고위급으로 올라갈수록 강남권에 사는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전병헌 의원은 이달 초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교통부 4급 이상 고위 관료 142명 가운데서도 35%인 50명이 강남권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건교부 김세호 차관과 건설경제담당관실과장, 토지정책과장 등 부동산정책라인에 있는 대부분 인사들이 강남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값 하향 안정화 바라는 서민들 바람과 동떨어진 정책 펼쳐"


재경부 고위 관료들의 이 같은 '강남 집중' 현상은 현재 내수 침체와 자산 양극화의 주범으로 인식되는 부동산 거품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구조임을 보여준다. 강남권 등의 부동산 값이 떨어지면 이들이 소유한 부동산 가치가 감소하므로 결국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실제로 재경부나 건교부 등은 부동산 거품을 빼야 할 시기에도 '건설경기 부양' 등을 명목으로 사실상 부동산 거품을 더욱 부풀리는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또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을 외치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정책을 내놓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보유세 강화와 종합부동산세 도입 과정 등에서 보인 재경부의 소극적 자세나,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을 연기한 것이라든지, 1가구 3주택 중과세 문제에서 보인 우유부단한 자세 등이 그 예로 거론된다. 반면 각종 기반시설이나 교통시설 등 사회적 인프라가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되도록 정책을 유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경실련 김헌동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장은 "재경부 고위 관료들의 90%가량이 집값이 오를 때 크게 혜택을 보는 곳에 산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수치"라며 "공무원의 연봉 수준이 민간에 비해 크게 높지 않다는 점에서 볼 때 이들이 평균적으로 이재 실력이 매우 뛰어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부동산 값이 폭등할 경우 재산상의 이득이 크게 늘어날 지역에 살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집 없는 서민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부동산 값을 하향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예로 건교부가 집값의 하향 안정화를 바라는 서민들의 바람과 달리 올해 집값 상승률을 3%까지 용인하겠다고 한 방침을 들었다. "전국적으로 3%라면 서울 강남구나 분당 등에서는 10% 이상 상승률도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이들이 서민들의 정서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것.
실제로 올 들어 분당신도시의 중대형 평형 집값은 판교발 집값 급등현상으로 30%이상 뛴 곳이 적지 않다.김단장은 "자신들의 재산 가치 증식을 위해 걸림돌이 되는 법안에 대해서는 안 자체를 올리지도 않거나 상부의 지시나 국민 여론에 밀려 시늉만 하다가도 자산 가치를 올리는 정책은 초스피드로 처리하는 것도 이들이 사는 거주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한편 전병헌 의원은 지난달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부동산 정책에서 관련 고위공무원들이 본인들의 주거와 상관없이 사명감을 갖고 정책집행을 한다고 할지라도 상당수 국민들은 이해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남권에 사는 관료들이 부동산 정책 관련 직무를 맡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 도입을 주장했다.
by 선대인 2008. 9. 4. 16:10

정부 무지가 판교를 집값 급등의 불쏘시개로 만들어

"강남을 대체할 제 2의 강남권 신도시를 판교에 만들어 투기를 막겠다."
2001년 정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판교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집값이 급등하자 이를 막기 위해 판교신도시를 추진하겠다고 한 것. 당시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강남에 살려고 하는 수요자가 아파트 공급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강남급 신도시'를 만들어 공급을 늘리겠다는 발상이었다. 이 같은 발상은 정부의 투기억제책 대신 '시장 원리에 따른 근본 대책'을 요구한 상당수 언론의 주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을 비웃듯이 그 후로도 집값은 계속 고공행진을 거듭했음은 물론이다. 더 나아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집값이 올 들어 급등세로 돌아서게 된 진원지도 강남 재개발 재건축지역과 함께 판교였다. 정부는 2월 17일 부랴부랴 부동산투기방지대책을 내놨다. 정부 공급 늘린다며 신도시 개발 때 마다 오히려 집값 폭등
"건교부, 투기수요를 실수요로 우겨"


▲건교부, 어설픈 경제원리 들이대=

우선 건교부 당국자들은 판교 주변 분당과 강남 아파트 가격이 뛰는 이유를 수급원리에 따라 총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하지만 건교부의 주장은 전국적으로 균일하게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자동차나 컴퓨터 등 공산품일 경우에는 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아파트는 수요가 있는 곳에 즉시에 공급할 수 있는 성질의 재화가 아니다. 땅이 움직일 수는 없기 때문에 판교라는 특정한 지역에 공급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셈. 반면 수요자는 전국에서 모여들 수 있다. 청약통장 등에 따라 청약자격을 제한할 수 있지만 투기세력이 이 같은 제약을 쉽게 극복한 것은 예전에도 쉽게 보아온 터다.특히나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판교아파트에 분양되는 동시에 1억원 이상의 차액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하고 있는 상황. 결국 전국의 투기 수요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투자 목적으로 판교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누가 보더라도 막대한 시세차액을 볼 수 있으므로 전국 어떤 곳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더라도 투기 또는 투자 수요가 밀려들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식이라면 국지적으로는 늘 수요 초과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데도 정부는 정상적인 수급상황에서 공급이 부족한 것인양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물론 주택보급률이 이제 갓 100%를 넘어서 아직 선진국 수준(110~120%)에 못 미치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을 계속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총공급과 총수요의 관점에서 봐야 할 문제를 지금 건교부가 하듯 국지적 상황에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경실련 김헌동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판교에 몰려드는 수요가 누구나 투기수요인 줄 아는데 유독 건교부만 실수요라고 우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 스스로 내놓은 정책을 봐도 앞뒤가 안 맞는다"며 "정부는 작년 9월부터 아파트 미분양을 걱정하면서 투기과열지구 해제, 전매 완화 등 각종 투기조장, 분양 촉진 정책을 써왔는데 이제는 그걸 억제한다니 불과 몇 달만에 수급상황이 뒤바뀌었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정부 말대로 공급이 모자라 생기는 문제라면 2000년 이후 지금까지 건설업체들이 매년 사상 최대 규모인 50만 가구 이상씩 주택을 공급했는데 집값이 떨어져야 정상 아니냐"며 "그런데도 오히려 그 기간에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을 어떻게 설명하느냐"고 지적했다. "국민 세금으로 운 좋은 분양 당첨자에 몰아주는 꼴"
원주민 강제 수용한 땅으로 다른 사람 특혜 누리는 위헌 요소도






판교택지개발 예정지구 인근에 부동산 중개업소가 잔뜩 들어서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로또식' 분양으로 형평성 문제 심각=

판교신도시 개발에는 국민세금으로 조성된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건교부는 판교신도시 개발에 용지비 3조1000억원과 개발비 2조8000억원, 금융비용 등 간접비 2조원 등 모두 7조 9000억원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막대한 국민 세금으로 개발되는 판교 아파트에 당첨되는 사람들은 결국 분양 아파트 수만큼에 불과하다. 문제는 판교 분양권 당첨은 주변 시세 등에 비춰볼 때 누구나 1억원 이상의 차익을 올릴 수 있는 '로또'로 변해 있다는 점이다. 이는 판교 아파트에 운 좋게 당첨된 사람에게 국민 세금으로 1억원 이상의 주택구입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독립적인 민간 싱크탱크인 김광수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은 "정부의 판교신도시 정책은 공익성과 형평성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는 서민들의 주거생활 안정이라는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행 방식은 서민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마련된 택지개발촉진법에 근거해 판교 원주민들의 토지를 강제수용해 다른 개인이 특혜를 누리게 한다는 점에서 위헌적 요소마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을 펼쳐온 경실련은 이를 근거로 위헌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

김헌동 본부장은 " 아파트가 로또도 아니고 어떤 사람은 당첨되면 떼돈을 벌고, 어떤 사람은 살던 집에서 강제로 쫓겨나는 게 무슨 제대로 된 주택정책이냐"며 "돈 없는 사람에게 세금을 걷어다가 몰아다 주자고 하는 식의 발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체들, 큰 위험 없이도 막대한 개발이익 보장돼

▲공공택지에 집 지어 공기업과 건설업체 배 불려=

현재 판교택지개발 방식은 공기업과 민간 건설업체에게 막대한 개발이익을 안겨준다는 점에서도 큰 문제다.경실련은 지난 8일 토공과 주공 등 공기업과 민간건설업체, 분양 당첨자 등이 모두 16조 3000억원의 개발이익을 얻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뒤늦게 간접비 2조원이 더 들어간다고 주장하며 반박했으나 공기업 등이 수조원대의 시세차익을 남기는 것은 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공기업 등 공공부문이 개발이익을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면 거꾸로 그만큼 민간건설업체나 분양 당첨자에게 개발이익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물론 건교부나 토공, 주공 등은 "공기업이 개발이익을 남겨도 결국 다른 지역의 택지개발이나 도로 건설 등 공익적인 목적에 쓰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국감에서도 지적됐지만 이들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이 토공, 주공 등 방만한 공기업의 운영비용으로 탕진된다는 점은 문제다. 또 특정한 지역의 개발로 생긴 수익을 다른 지역의 개발 비용으로 쓰는 것도 지역간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민간건설업체들은 그들 나름대로 "민간이 적절한 수익을 남기는 게 뭐가 잘못이냐"고 따진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택지개발사업의 경우 수익이 100% 보장되는 구조라는 점이다. 민간건설업체가 사업을 할 때는 일정한 위험 부담(risk)을 떠안는 대신 일정한 수익률을 누리는 게 보통이다. 이 때문에 '저위험 저수익, 고위험 고수익' 논리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판교 개발 사업의 경우 100% 분양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 정부가 각종 제도로 건설업체의 수익을 보장해주고 있다. 특히 건교부는 원가연동제 등 사실상 분양가 규제책을 도입하는 대신 건설업계의 요구대로 시공비용의 기초가 되는 표준건축비를 지난해 220만원에서 1년도 안돼 339만원 이상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여기에 40~50만원 정도를 더 가산할 수 있어 실제로는 표준건축비를 390만원까지 올릴 수 있게 했다. 김헌동 본부장은 "땅값 차액으로 배 불리던 건설업체들의 수익을 건축비 인상으로 보전해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건교부, 집값 상승 부추기는 분양 방식만 고집
실패한 판교식 대책, 3개 신도시 건설로 되풀이 강행


▲분양아파트가 집값 상승 부추긴다=

위에서 본 것처럼 판교신도시처럼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공급하면 사실상의 '로또'로 변해 투기수요를 불러들이게 되는 것은 뻔한 이치다. 이 같은 투기수요가 준동하면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분당과 서울 강남 등 주변 집값이 다시 올라가는 현상도 뚜렷하다.현행 방식은 또 다른 측면에서도 집값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전월세가격이 상승하면 집값은 상승 압력을 받기 마련이다. 이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이 내놓은 '주택시장 분석과 정책과제 연구'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가는 토지와 주택 매매가 등 부동산 가격에 큰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는 것.판교 아파트가 분양될 경우 현재 시세대로라면 전월세를 살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은 도저히 살 수 없는 가격이 된다. 실제로 판교개발지구 인근에서 만난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판교 청약 1순위인 성남 구시가지 주민들은 전세 5000만~6000만원에 살고 있어 판교 분양에 당첨된다고 해도 최소 2억~3억원대의 아파트에 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결국 분양을 할 경우 집값을 감당할 수 있는 중상층 이상의 집을 더 늘려주는 효과만 낳을 공산이 크다. 반면 서민들 입장에서는 이처럼 아파트 소유자들의 아파트에 들어가 전월세를 살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럴 경우 서민들의 전월세 수요는 아파트 소유자들의 임대 수입을 보장해주는 셈이어서 집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현재 일괄 분양 방식의 판교 개발은 서민 주거 안정과 집값 안정이라는 정부 주택정책의 목표와는 상반된 개발 방식인 셈이다.그런데도 정부는 '2.17대책'에서 고양 삼송 등 3개 신도시의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분양주택 비율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강남 대체 신도시로 판교 개발을 내세운 것과 똑같이 '판교급 신도시'로 짓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이들 3개 지구는 원래 그린벨트로 묶여 있던 곳으로 지난 정부 때 공영개발해 장기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명목으로 그린벨트에서 해제한 지역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 다시 "장기 임대주택만 건설하면 택지지구로서 제 기능을 못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분양주택을 절반 이상 짓겠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김헌동 본부장은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내놓은 대책을 잘 뜯어보면 이처럼 오히려 집값 상승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은 대책"이라며 "특히 고양 삼송지구 등 위치 좋은 곳은 공기업과 건설업체들이 땅 장사를 하도록 변질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문가, 시민단체 "공공임대주택이 해법"
"정부, 무지의 소치든 악의에 의해서든 국민에게 짓는 것"






박주현 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은 "공공임대주택의 건설이 판교신도시 개발의 올바른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미디어다음 김준진

▲"공공임대주택 늘리자"=

건교부는 줄기차게 주택은 소유 대신 활용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판교신도시 개발과정은 건교부가 자신들의 주장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분양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주택을 소유할 사람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반면 건교부 주장대로 주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가려면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짓는 것이 옳다는 것이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일치된 주장이다.

더구나 분양을 하든, 공공임대아파트를 짓든 공급 방식의 차이일 뿐 공급 물량은 같다. 따라서 분양 아파트 대신 임대 아파트를 지어도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건교부 주장에 전혀 배치되지 않는다. 또 건교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건설 경기 부양'이라는 관점에서 봐도 똑같은 공급물량이 공급되기 때문에 효과에서 전혀 차이가 없다. 건설 경기 부양은 아파트 건설과정에서 나타나는 효과이지 높은 아파트 가격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무조건 분양아파트만 고집하는 건교부의 주장은 옹색하기 짝이 없다.

반면 '공공택지에는 공영개발'이라는 주장이 점점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김광수 소장은 "정부가 진정으로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원한다면 판교신도시는 100퍼센트 영구임대아파트로 가야 한다"며 "판교의 입지가 좋은 데다가 평형을 다양하게 공급해 적정한 임대료를 정한다면 전월세 수요 감소로 집값도 떨어뜨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기 수요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주현 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은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리되 100% 공공임대 주택 건설로만 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다양한 평형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림으로써 부동산이라는 것이 소유하거나 투자하는 자산이 아니라 거주자산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김소장의 의견과 같다.

하지만 그는 다양한 평형의 분양 주택을 계속 공급하는 방식도 투기 억제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구체적으로는 임대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의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10~30% 낮춰 공급하는 대신 무주택 서민들에게 공공분양 할 경우 청약조건과 전매제한을 더 엄격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분양가를 낮춰 공급 물량을 늘려 가면 주위 집값이 오르는 것을 막고 집값 안정에 상대적으로 기여하게 된다는 논리다.

박소장은 이 두 가지 방식의 아파트를 공공개발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비율로 짓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공영개발이라고 하면 시장경제에 역행하는 사회주의 정책 아니냐는 분들이 있지만 그건 그렇지 않다"며 "사실상 민간이 주택공급을 독점하고 분양가가 자율화된 상황에서는 정부가 일정 정도 공영개발해 가격 제어기능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경제전문가는 정부의 판교 개발 정책과 관련,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그는 "현재 정부의 주택정책은 어설픈 시장주의 논리를 내세워 투기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정책 당국자가 무지해서 이렇게 하는 것도 죄고, 그게 아니라 나쁜 의도를 가지고 했다면 더더욱 죄가 된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by 선대인 2008. 9. 4. 16:09

판교 공영개발하면 1석5조 효과


주택가격 안정과 서민주거 생활 안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국민의 땅을 강제 수용한다---- > 토공과 주공 등이 나서 공공택지로 조성한다----- > 시세의 절반 가격에 민간건설업체에 공공택지를 분양한다----- > 아파트를 짓기도 전에 분양하는 선분양 제도와 분양가 자율화 체제 아래 민간건설업체들이 주변 시세에 맞춰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다--- > 높게 책정된 분양가 때문에 주변 시세가 다시 뛰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최근 몇 년 동안 공공택지에서 주택이 공급돼온 방식을 설명한 도식이다. 과정을 단순화한 무리가 있지만 큰 틀에서 볼 때 용인 동백, 화성 동탄, 파주 교하 등 최근 수도권 공공택지의 주택들이 다 이런 식으로 공급돼 왔다.

이 과정을 잘 보면 그 동안 공공택지 개발 방식에 큰 문제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주택난 해소와 부동산 투기 억제, 서민주거 안정 등을 명목으로 제정된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정부가 토지를 강제 수용하지만 결국 본래의 취지를 달성하기는커녕 집값 폭등만 부르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개발차익은 건설업체들의 배만 불리는데 사용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민간건설업체들이 수도권 공공택지에서만 2000년 이후 모두 7조원의 개발이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됐다. 제대로 공영개발을 했더라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올 혜택이 소수 민간건설업체들에게 돌아간 셈이다. 건교부, 지난해까지 건설업체 앉아서 돈 버는 '로또택지' 방치





지난해 건설 중인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의 건설현장.많은 공공택지가 건설업체의 배만 불려주는 '로또택지'로 전락했었다. ⓒ미디어다음 정재윤

기존 공공택지 활용 방식의 문제점

=이 과정에서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소위 '로또 택지'다. 이는 건설업체들만 공공택지를 시세의 절반 이하 가격에 독점 공급받을 수 있는 특혜에서 비롯된 것. 토공은 앞서 말한 택지개발촉진법의 취지에 따라 토지를 강제 수용해 택지를 싸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택지분양제도는 과거 정부가 분양가를 규제하면서 건설업체에게 싼 값에 택지를 공급하는 대신 분양가를 낮추게 해 개발 이익이 국민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전제에서 도입된 제도다.

그런데 정부는 98년 2월부터 분양가를 자율화하면서도 공공택지는 건설업체 가운데 추첨해 공급했다. 이 같은 택지는 보통 시세의 30~40%가량에 불과해 택지를 공급받으면 건설회사들은 그 자리에서 수백~수천억원을 벌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이들 택지를 가리켜 '로또 택지'라는 말까지 나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토공은 수도권의 경우 택지를 평당 300만원 선에 분양한다. 이렇게 택지를 분양 받은 시행사는 이 택지를 평당 700~800만원선에 다른 건설업체에 넘기거나 시공사에 하도급을 주고 분양만 대행한다. 하지만 건설업체는 이렇게 택지를 싸게 분양받고도 분양가를 주변 아파트 시세 수준에 맞추는 경우가 많아 결국 땅값만으로 엄청난 차익을 보게 되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거의 모든 주택건설업체들이 로또 택지를 서로 분양받기 위해 일종의 유령 회사인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를 경쟁적으로 만들어 택지 분양 추첨에 참가한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98년 1200여개사에 불과하던 주택건설업체 수는 2003년 9000여개로 늘었다. 1년에 1600개사가 늘어난 꼴이다. 그런데 이들 업체 가운데 60%이상이 아파트 공사 실적이 하나도 없는 업체들이다. 건설사들이 택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만든 유령회사들이기 때문이다. 상당수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별로 두세 개씩, 수십 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거느리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렇게 '로또 택지'를 먹으려는 페이퍼 컴퍼니가 늘다보니 2003년 공급된 경기 고양 풍동택지지궁의 택지 공개청약경쟁률은 186대 1까지 치솟기도 했다.

공공택지를 분양받은 건설업체는 시행사가 돼 시공사 선정 시 공공연히 개발이익 보장을 요구하기도 한다. 입찰을 통해 최고의 개발이익을 보장해주는 업체에 시공을 맡기는 것. 사실상 땅을 파는 것인데도 형식적으로는 시행사가 시공을 맡기는 형식이므로 양도소득세는 전혀 물지 않는다. 이 같은 개발이익은 보통 수백억원 대에 이른다. 이 같은 실태는 지난해 화성 동탄지구에서 택지를 수의계약으로 헐값에 공급받은 (주)명신이 웃돈 400억원을 얹어 다른 건설업체들에게 팔았던 사건에서 이미 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이렇게 시행사의 개발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시공사는 분양가 책정시 시행사 이익을 포함시키는 건 당연하다. 이 같은 '유통 마진'의 증가는 최소 10~20% 분양가 인상 내지 아파트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한 전직 건설업계 간부는 이에 대해 "땅 값 안정을 위해 개발하는 공공택지의 개발 이익을 '재수 좋은' 건설업체들이 불로소득으로 챙기는 꼴"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판교 개발방식은 땜질식 처방일 뿐

판교 개발방식도 집값 안정에 기여 못해

=이 같은 공공택지 개발이익의 사유화가 문제되자 정부는 판교개발지구에 대해 원가연동제(전용면적 25.7평 이하)와 채권분양가 병행입찰제(25.7평 이상)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는 민간건설업체에 돌아가던 개발이익을 최초 분양당첨자에게 나눠주거나(원가연동제) 공공이 개발이익의 일부를 환수하는 방식(채권분양가 병행입찰제)일 뿐 집값 안정이나 서민 주거난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분당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판교발 집값 폭등 움직임이 확산되는 조짐이 보이는 것만 봐도 이는 명백하다. 판교신도시의 평당 분양가가 900만원(원가연동제 적용 대상)과 1500만원대(중대형 아파트)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봐도 판교신도시 개발방식은 결코 집값 안정에 기여하지 못하는 셈이다.경실련은 최근 판교신도시 개발이익 규모 산정을 통해 토공, 주공 등 공공영역 10조원을 포함, 민간건설업체, 최초 분양자 등이 가져가는 개발이익 규모가 16조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정부는 이 과정에서 공공부문이 가져가는 이익규모가 경실련 주장과 달리 1000억원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실제로 기자의 취재 결과 공공부문이 가져가는 이익규모는 2조~4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총 개발이익 규모에서는 건교부가 뒤늦게 밝힌 간접비 2조원 가량을 뺀 14조1000억원 규모여서 공공부문이 가져가는 이익이 적다면 그만큼 건설업체가 폭리를 취하게 되는 셈이어서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여기에 더해 건교부는 원가연동제의 실시로 건설업계의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자 지난달 9일자로 기본형 건축비를 평당 339만~423만원까지 대폭 올렸다. 당초 223만원이던 표준건축비를 지난해 9월 다시 288만원으로 25.3%나 올린 데 이어 다시 20~50%가량 대폭 올린 셈이다. 하지만 이처럼 건축비를 올리는 근거를 제시하지도 못했다. 실제로 각종 공사현장에서 17년가량 일해온 한 전문 건축가는 "건설업계가 철근 값 등 원자재 값이 폭등했다고는 하지만 표준건축비를 이처럼 대폭 올릴 근거는 못 된다"며 "사실 평당 건축비는 200만원 안에서 소화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지만 건설업계는 판교 아파트 시공 과정에서 건축비에서만 분양 평당 200만원의 차익을 올리는 셈이다. 판교 공영개발하면 집값 안정, 투기 방직, 연기금 안정적 운용

판교를 공영개발하면 1석 5조 효과=

이 때문에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시민사회연구소와 같은 공익적 싱크탱크는 현행 공공택지 공급 및 개발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공영개발을 대안으로 내고 있다. 즉, 토공이 택지 조성을 한 뒤 주공이 시행사 역할을 맡아 아파트 분양까지 관리, 감독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일반분양아파트와 장기 공공임대아파트의 비율에서는 단체마다 주장이 조금씩 다르지만 현행 정부안보다 장기 공공임대아파트의 비율이 대폭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경실련 등의 주장에 따라 판교를 공영개발한다면 어떤 효과가 발생할까. 정부는 지난 30일 판교신도시의 가구수를 당초 계획보다 2900여 가구 줄이겠다고 밝혀 정밀한 추정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난해말 경실련이 판교를 공영개발할 경우 발생하는 효과를 추정한 내용을 살펴보면 판교 공영개발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어떨지는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경실련은 지난해 12월 당초 정부 계획에 따라 판교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수를 2만5182가구로 잡고 공영개발했을 경우에 발생하는 분양원가 절감 효과 등을 추산한 바 있다. 이 추산 결과에 따르면 판교를 공영개발할 경우 민영개발 후 시세대로 분양할 경우보다 아파트 분양원가에서 모두 6조 3778억원(62%) 이상의 가격 거품을 뺄 수 있다는 것. 분양 면적당 택지비용 235만원과 건축비용 288만원(당시 건교부 고시 표준건축비)을 합해 평당 523만원의 비용으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 김헌동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공공택지를 건설업체에게 팔지 말고 토공이 개발하고 주공이 직접 시행사가 돼 민간건설업체가 아파트를 시공하게 해 분양하면 아무리 높게 잡아도 평당 650만원 선에서 분양할 수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방식보다 대형 평형은 절반, 중소형은 30~40% 싸게 분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경실련은 각종 연기금 등을 활용해 20년 이상 장기임대아파트를 건설할 경우 20년간 6조829억원의 안정적인 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 처럼 공영개발 아파트를 무주택 서민 등 저소득층과 중산층 등에 임대하면 5년 동안 125만호의 공공소유주택을 확보해 현재 3.4% 수준인 장기임대주택 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20%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집값 안정과 부동산 투기 방지, 국민연금의 안정적 운용이라는 세 가지 공익을 달성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방안이라는 것.일부에서는 공영개발을 하더라도 그렇게 싸게 공급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갖기도 한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참좋은 건설'이 울산 남구 선암동에 건설하는 390여가구의 아파트를 평당 498만원에 분양할 계획이어서 경실련의 주장이 터무니 없는 주장이 아님을 입증해준다. 참좋은 건설의 평당 분양가는 인근 다른 업체들의 평당 분양가 730만~780만원보다 230만~280만원 가량 싼 가격. 이렇게 평당 분양가를 낮추고도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이 업체의 전망이다. 수도권인 판교의 택지조성비가 울산보다는 비싸겠지만 공영개발을 할 경우 적어도 현재 방식보다는 훨씬 더 싸게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은 자명해 보인다. "공공택지 개발 취지에 맞게 공영개발해야"





화성 동탄의 '5년 임대주택'과 서울 SH공사의 임대아파트 보증금, 임대료 비교. 공영개발할 경우 훨씬 저렴하게 양질의 집을 공급할 수 있다.

공영개발해 영구임대주택 공급시 효과=

이처럼 공영개발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대규모로 장기임대아파트 또는 영구임대아파트를 공급하면 어떤 효과가 발생할까. 우선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집값 안정이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대량으로 지속적으로 공급된다고 할 때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은 자명한 이치다.

하지만 민간 싱크탱크인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영개발을 통한 장기 임대(또는 영구) 아파트의 대량공급 효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선 국내 인구가 급속히 노령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장년층 이후 세대가 임대주택에 입주하면 여유 있는 노후 소비생활이 가능해져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또 노후세대의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지면 복지 비용 부담도 줄어 재정건전화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주택마련 자금 부담이 줄어든 만큼 돈이 증권 및 기업투자로 흘러가 경제구조가 부동산투기 중심의 자산경제에서 기업 경영 활동 중심의 생산경제로 바뀌어 경제구조가 건전화된다. 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자가 사라져 사회 계층간 갈등 해소에도 커다란 도움이 된다.

실제로 공영개발을 할 경우 어떤 효과가 있을 지 단초를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생겼다. 서울 SH공사(구 도시개발공사)가 6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공급할 예정인 5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예를 보자. 이곳의 임대보증금을 모두 전세로 할 경우 33평형은 1억4222만원(평당 430만원), 24평형은 8987만원으로 주변 전세가에 비해 20~30%이상 저렴하다. 입주자가 원한다면 50년동안 살 수 있으므로 주거 안정성이 자가 주택과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해 주변 매매가와 비교하면 훨씬 더 싸다. 주변 기존 아파트 시세는 평당 1000만~1100만원 안팎. 단지와 붙어 있는 동부센트레빌(2003년 입주) 31평형 매매가는 3억7000만~3억8000만원선이다. 단지 건너편 경남아파트(98년 입주) 32평형은 3억~3억1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로 아파트의 품질도 일반 분양아파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서울시와 시공사인 '두산산업개발'측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SH공사의 임대아파트의 분양가도 더 낮출 수 있다고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아파트만 대량 공급되더라도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예측이 틀리지 않을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공영개발을 통해 주택을 공급해온 싱가폴의 경우는 공영개발을 할 경우 얼마나 큰 효과가 발생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주택문제를 국가 최고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60년 주택청(HDB)을 설립, 5년마다 주택 건설계획을 추진해온 싱가폴의 경우 공영주택이 민간 주택보다 약 45%낮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공공주택에 거주하는 국민들의 비율은 75년 47%에서 2002년 85%까지 늘어났다. 이 동안 싱가폴은 급성장을 거듭, 소득수준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

김헌동 본부장은 "굳이 싱가폴 같은 공영개발 방식이 아니더라도 과거 우리 정부도 잠실과 과천을 공영개발 방식으로 건설했다"며 "과거에 성공적으로 한 방식을 왜 지금은 못 하겠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해야 할 공공택지 개발과 신도시 개발 사업이 공기업과 건설업체들의 엄청난 불로소득과 개발 폭리를 챙기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며 "본래 취지에 맞게 공공택지에는 국민주택기금과 국민연금 등 공공자금으로 공영개발을 실시해 공공소유 주택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y 선대인 2008. 9. 4. 16:07

서민 위한다는 임대정책, 건설업계와 집부자에만 혜택


저희도 부영아파트(32평) 삽니다. 요즘 여기 임대 가격은 일반 분양아파트 전세금보다 훨씬 비쌉니다. 저희 집을 예로 들 경우 보증금 6600만원에 월 12만6000원인데 바로 맞은편 분양 아파트 전세금은 5,500~6,000만원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냐면, 부영아파트의 경우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일 년에 5%씩 인상된다는 분명한 원칙아래 서민들이 죽든지 살든지 경기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팔짱만 끼고 있는 김해시!!! 정말 답답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공공임대주택, 절!대!로!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주기 위한 정책일 뿐입니다. (다음이름 'Rachel'님 글)

우리나라는 왜 이럴까? 서민들을 위해 20평 아파트도 중도에 임대사업자에게 분양하고 서민이 5년 후에 분양 받을 수 있는 권한도 중도에 가로채고. 일반적으로 5년 뒤에 분양 받으면 되는 데 2년 6개월 후에 분양 받으라 하면서 (돈이 없으면) 은행 융자를 받으라 하면 2년 6개월 동안 이자는 누가 주는데. 말로만 서민을 위한 임대아파트라 하고 정부 공사와 건설업체, 돈 있는 임대사업자들의 배만 부르게 하는 정책. 정말 지겨운 세상, 정부다.(다음이름 '일본은 가라'님 글)

2일 미디어다음 '부동산공화국' 토론방에 올라온 글이다. 이들 글은 현재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이라고 규정하는 5년 임대아파트가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적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설업체가 매년 5%씩 임대료를 올려 주변 일반 분양아파트의 전세금보다 더 높아진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의무 임대기간의 절반인 2년 6개월만 지나면 주민과의 협의 아래 분양으로 조기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 사실상 후분양 아파트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이 때문에 공공임대주택은 실제로 저소득층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다는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주택시장 분석과 정책과제 연구' 보고서도 "5년 임대주택은 임대기간이 짧은데다 임대의무 기간의 2분의 1인 2년 6개월 후 분양 전환이 가능해 임대주택으로서 역할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10년 임대주택 보증금, 임대료가 주변 전세 시세와 같아





[표]용인 구갈지구의 민간 월세와 10년 임대주택 표준보증금,임대료 비교. 10년 임대주택의 보증금과 임대료 수준이 일반 전세와 거의 차이가 업다.

정부가 5년 임대주택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도입한 10년 장기임대주택도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현재 공급되는 10년 임대주택의 표준임대보증금과 임대료만 봐도 그렇다. 건교부가 지난해 4월 고시한 내용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 구갈지역 전용 18평(약 24평)의 경우 임대보증금은 2187만원, 월 임대료는 38만원 수준이다. 건교부는 "이는 상한선이므로 사업자가 실제 공급할 때에는 임대수요, 주변 임대료 시세 및 입주자 편의 등을 고려해 지구별로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이 정부의 이 같은 표준안을 기준으로 가격을 정할 것은 빤한 이치.

문제는 이 같은 표준임대보증금과 임대료는 용인 구갈 지대의 전세 보증금과 같은 수준이다. 한 부동산정보 사이트를 통해 용인 구갈지구의 임대료를 확인한 결과, 비슷한 평형의 아파트 월세가 보증금 3000만원에 30만원이었다. 정부의 표준임대료보다 보증금 액수는 800여만원 더 비싸지만 월 임대료는 오히려 더 싼 셈이다. 800만원에 대한 월 1%의 이자를 붙여 일반 아파트 월세를 다시 계산해보면 보증금 2200만원에 월 38만원 수준으로 똑같은 셈이다. 오히려 800만원의 목돈만 있다면 일반아파트의 전세를 드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일반적으로 2년마다 한 번씩 계약 하는 전세와 달리 10년간 한 곳에 살 수 있다는 안정성 측면의 장점은 있다. 하지만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임대아파트의 취지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공성 없는 민간 임대주택 건설, 매입에 엄청난 혜택
"부동산 투기에 악용되는 경우 많아"


▲민간 임대사업자에도 각종 혜택 지원=

문제는 정부가 민간사업자가 수익을 위해 시행하는 임대주택 사업 등에도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것.현재 전용면적 85평방미터 (약 35평형) 이하 주택을 두 채 이상 건설하거나 두 채 이상 매입하여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고 3년 혹은 5년, 혹은 10년간 임대를 하기만 하면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가 감면된다. 또 종합토지세는 분리 과세되며, 양도소득세 중과가 배제되고 법인세특별부가세도 면제된다. 임대료의 제한이나 한 사람에 대한 임대의무기간 강제도 없으며 그 기간 중에 팔지만 않았으면 된다. 또 외환위기 직후 일정한 기간에 집을 산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자체가 감면돼 이 제도를 이용, 상당한 혜택을 본 부동산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부동산 투기든, 투자 목적이든 1가구 다주택자인 경우 자신이 사는 곳을 제외한 나머지 한 채 이상은 임대를 하는 게 보통. 따라서 전용면적 85평방미터 이하의 주택을 두 채 이상 무제한 구입해서 일정기간 팔지만 않으면 1가구 다주택 중과세는커녕 오히려 1가구 1주택보다 더 많은 각종 세제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실제로 부동산 중개업자 남모씨(42)는 "부동산 붐이 일었던 2001년, 2002년 무렵에 집을 여러 채 사들인 뒤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중과세를 피해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일부에서는 정부가 일부러 이런 사람들을 위해 만든 규정 아니냐는 말까지 오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공공성 줄이고 건설업체 혜택 늘려
"국민임대주택 건설 늘리면 되지 왜 건설업체 혜택주나"






31일 건교부 차관 주재로 임대주택정책 검토위원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임대주택정책은 민간의 임대주택시장 참여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 임대주택 세제 혜택 더욱 확대=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31일 임대주택 활성화를 명분으로 민간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집을 지어 임대하는 건설임대 아파트의 범위를 전용 면적 25.7평에서 45평( 약 55평)으로 확대했다. 건설 임대의 경우 5년간 두 채 이상 임대하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과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한 것.

집을 사들여 임대하는 이른바 '매입 임대주택'에 대해서도 국민주택(전용면적 25.7평) 규모로 5채 이상 10년 이상 임대하는 경우에 종부세 합산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했다.

건교부는 지난해 11월 '임대주택사업 활성화방안' 보고서에서 △'임대주택=소형=열등재' 라는 부정적 인식 만연 △전세제도와의 경쟁관계로 인하여 민간참여를 유도할만한 수익 창출 곤란 △자본회수기간의 장기화로 분양주택에 비해 큰 사업위험 등을 임대주택 사업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건교부는 이 보고서에서 이미 임대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과감한 세제지원과 택지지원, 금융지원 강화 등으로 수익성을 제고해 민간자본의 임대주택시장 참여'를 유도한다고 제시했다. 한 마디로 민간 참여를 늘리기 위해 혜택을 대폭 늘려주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경실련 김헌동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본부장도 "지금 현실을 보면 임대주택 건설을 위해 공공택지 등을 헐값에 줬지만 거기서 생긴 개발이익은 무주택 서민이 아닌 건설업체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며 "공영개발을 통해 장기임대나 영구임대주택을 지으면 될 것을 정부는 민간에 갖은 혜택을 주면서 임대주택시장을 활성화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임대주택 지원이 집값 상승 부추겨
"종합부동산세 무력화하는 수단 될 수도"


▲정부 매입임대주택 지원, 집값 상승 부추겨=

정부는 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지 않으면 수급법칙에 의해 주택가격이 재상승할 우려가 있으므로 민간에 의한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간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해 각종 혜택을 주면 계속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부풀어 있는 집값을 더욱 올려놓을 수도 있다. 정부가 스스로 수요를 촉진하면서 공급이 부족하니 다시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식의 순환식 논리로 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매입임대주택 숫자는 2003년말 기준 15만호인데, 그만큼 중소평형의 주택수요가 불필요하게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실제로 2000년 정부가 취한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각종 지원 조치가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시 저금리 상황에서 주택 소유자들이 임대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 월세로 돌렸다. 그런데 정부가 월세임대에 대해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면 세제혜택을 주자 월세 비중이 급상승했다. 이 때문에 전세물이 급감하면서 전세값이 폭등했다. 이렇게 되자 전세값과 집값의 차이가 줄어들자 세입자들이 '아예 좀 더 보태 집을 사겠다'는 생각으로 주택 매입에 나서 집값이 폭등하는 한 원인이 됐던 것. 실제로 최근 KDI의 연구보고서도 이러한 수요창출(또는 공급 흡수)로 인해 중소평형의 가격 이 제도 도입 이후 상승했다고 지적했다.특히 정부의 이번 확대 조치는 갓 도입된 종합부동산세를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준 것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주현 소장은 "한쪽에서는 수요억제를 위해서 종합부동산세를 만드느라 사회주의논쟁까지 치르면서 난리를 피웠는데 한쪽에서는 이들에게 태연하게 빠져나갈 문을 열어주고 있다"며 "정부의 이번 조치는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수요억제책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제도"라고 비판했다.참여연대 김남근 변호사도 "종합부동산세 면제 대상 범위를 확대할 경우 1가구 다주택 소유자에게 종부세를 피해갈 수 있는 출구가 만들어져 어렵게 도입한 종부세를 무력화하는 수단이 된다"고 우려했다. 민간 자본을 연기금 등 공적 자본과 똑같이 취급





[표] 화성동탄 임대아파트와 서울시 도시개발공사의 임대아파트 비교. 정부나 지자체가 공영개발하면 훨씬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하다.

▲연기금과 민간자본이 똑같은 지원대상?=

정부가 31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향후 중형 임대주택 건설을 위한 공공택지 공급가격을 감정가 이하로 낮추고 임대주택 사업에 참여하는 연기금?보험사?사모펀드?부동산펀드 등 재무 투자자들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공공기금인 연기금과 사모펀드, 부동산펀드 등 민간 자본을 동일한 선상에 올려놓고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연기금이 참여하는 경우 공영개발이 되지만 부동산펀드, 사모펀드 등 민간자본이 참여하는 경우 민영개발인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완전히 다른 두 성격의 자본을 똑같은 지원대상에 올려놓고 있는 것이다.

박주현 소장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임대정책이란, 서민들에게 임대료를 싸게 줄 의무도 없고, 임대기간을 2년보다 늘려줄 의무도 없는 민간임대주택사업자에게 불필요한 세제혜택을 주는 것이나, 공공성이 취약한 소위 공공임대주택을 위해 민간건설업자에게 택지개발이익을 안겨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민간과 공공 영역이 무분별하게 뒤섞여 있는 임대주택정책을 을 바로잡아 공공영역이 공익성에 맞게 제대로 목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by 선대인 2008. 9. 4. 16:06

집값 거품 떠받치는 건설 5각 구조 해부


"건교부 집값 잡는 해법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고, 알고도 안 한다. 집 없는 서민들 위한다는 말은 단지 사탕발림일 뿐이다. 30년 부지런히 일해서 건설업체들이 터무니 없이 올려놓은 아파트 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놨다. 평생 죽으라고 일해서 대기업 아파트 건설업자들만 배불리는 구조에서 못 빠져나가게 만들어 놓았다. 이것이 형태만 바뀌었지, 조선시대의 부패한 관료아 양반들이 사회하층민 노동력 착위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미디어다음 '부동산공화국' 토론방에 4일 올라온 글이다. 다음이름 '로맨스조로'님이 쓴 이 글은 상당히 과격한 표현이 포함돼 있는데도 모두 7명의 추천을 받는 등 호응을 얻었다. 또 이 글에는 "이렇게 가다간 10년 안에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인간의 기본권인 (의식주 가운데) 주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희망을 잃은 사람은 그 무서운 역사를 되풀이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토지정의를 확립하라"는 댓글이 붙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국민들은 심한 박탈감에 사로잡혀 땅값과 집값의 안정을 바라는 데도 집값은 왜 요지부동일까. 혹자는 흔히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자산 가격의 하방 경직성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이 같은 하방경직성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현상들이 너무 많다. 정부는 끊임없이 건설경기 부양론을 통해 부동산 가격 유지 신호를 보내는데다 서울 강남과 분당 등은 올들어 호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집값에 거품이 잔뜩 끼어있다는 게 대부분 사람들의 인식인데도 매매 없는 호가 급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한 부동산컨설팀 업체 직원 남모씨(42)는 "지난해는 침체였지만 올초부터 각종 건설경기부양 신호가 이어지면서 땅을 중심으로 다시 거래가 활기를 찾고 있다"며 "최근 몇 년처럼 부동산 값이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정부의 태도를 보면 부동산이 금방 떨어질 것 같지도 않다는 게 이쪽 업계의 인식"이라고 말했다.집값 상승이 내수침체와 빈부격차 확대의 주범임이 명확해졌는데도 정부가 집값 거품을 빼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인식인 셈이다.

학계 "한국은 일본을 능가하는 토건국가"
불필요한 건설공사 지속적으로 만들어내






새만금사업 방조제 보강공사 현장[사진제공=연합뉴스]
이 때문에 앞에 인용한 네티즌의 글처럼 많은 이들은 정부가 집값을 못 떨어트리는 게 아니라 안 떨어트리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정책의 주무 부처인 건교부의 강동석 전 장관은 지속적으로 집값을 상향 안정화시킨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져왔다. 건교부만이 아니라 건설산업연구원 등 건설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연구기관은 집값 거품이 끼지 않았다며 집값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다. 언론은 '정부의 규제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며 규제책을 무장해제하라는 내용을 보도한다.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인데다 집 부자가 오히려 세금을 적게 내는 보유세 실태를 보도하기보다는 정부의 생색내기식 보유세 강화 정책에도 금방 재산세 파동이 날 것처럼 보도해왔다. 보유세가 10만원 오르는 사이 집값이 몇 억원이나 올랐다는 사실은 쉽게 전면에서 사라진다.

이처럼 잠깐만 훑어봐도 한국은 집값 하락을 원하지 않는 강한 기득권 구조가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기득권 구조를 학계에서는 '토건국가 현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연간지 '민주사회와 정책연구'는 올초 소장학자들의 토론을 거쳐 '한국, 또 다른 토건국가'라는 제목의 특집을 내고 한국의 각종 개발현상을 토건국가 현상의 맥락에서 분석하기도 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가 한 인터뷰에서 설명한 내용을 통해 '토건국가'의 개념을 파악해보자. "개번 맥코멕이라는 사람이 쓴 '일본 허울뿐인 풍요'라는 책이 있다. 거기서 현대 일본을 분석하면서 '토건국가'라는 개념을 썼는데, 토건 업체, 지방 토호, 국회의원, 정부가 한 통속으로 묶여서 개발사업을 계속 벌이면서 돈을 벌고, 그런 식으로 굴러가는 사회 시스템을 가리킨다. 땅값 상승, 부동산 투기에 대한 기대심리로 일반인들도 이것을 방관하거나 여기에 편승한다."

학자들은 국내의 경우 일본보다 토건국가적 성향이 더 강하다고 지적한다. OECD국가 중 토건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5%로 가장 높다는 점이 이를 웅변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콘크리트 구조물 덩어리인 아파트가 도시 주택의 60~70%를 차지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는 점도 토건국가의 사례로 꼽힌다.

토건국가적 현상은 수십년동안 형성돼온 구조다. 학자들은 박정희 개발독재시절을 지탱한 것은 군부 독재와 함께 토공, 주공, 수자원공사, 농업기반공사 등 각종 개발공사들이었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이들 개발공사들을 축으로 건설업계와 강한 유착구조를 형성해 각종 개발사업을 통해 취약한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시대가 더 이상 개발주의식 외형적 성장 방식이 통하는 시대가 아닌데도 개발주의 시대의 낡은 구조가 온존해 한국의 선진사회 도약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토건국가를 지탱하는 구조는 끊임없이 불필요한 토건 사업, 심지어는 만들수록 해악만 끼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낸다. 대표적인 사례가 새만금개발사업이다. 새만금개발사업은 추진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의심됐고,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쌀 시장 개방이 확정됨으로써 경제적 타당성이 없음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결론난 사항. 심지어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보좌진 가운데 한 사람도 "새만금사업은 정치적 효과 때문이지 사실 경제적 타당성은 전혀 없는 사업"이라고 기자에게 털어놓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지자체는 '낙후된 전북 개발'이라는 구호 아래 지금까지 계속 이를 끌고 왔다. 또한 개발공사 가운데 하나인 농업기반공사는 '수십년간 공사를 지탱할 사업'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내뱉으며 사업 지속을 요구하고 있고, 관련 주무부처인 농림부도 이를 옹호하고 있다. 언론은 이 같은 새만금개발사업의 중지를 요구하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국책사업의 지속 여부를 국민적 관점에서 따지기보다는 오히려 '시민단체가 국책사업의 발목을 잡는다'고 선동한다.

예산 낭비, 환경 파괴, 인적 투자 위축...토건국가 폐해 엄청나


첨단산업 구조로 바뀌었는데 예산은 여전히 건설 통한 경기부양 치중





속리산 문장대온천 개발 현장. 개발주의 논리 아래 시작됐다가 10년째 중단된 이 공사는 예산낭비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환경 파괴라는 폐해를 낳았다.[사진제공=녹색연합]

문제는 이 같은 불필요한 토목공사가 엄청난 사회적 낭비와 폐해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또 다시 새만금상의 예를 들면, 최소 수조원의 국민 혈세가 불필요한 사업에 낭비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새만금 사업 현장 어민들의 생계 터전이 파괴된다. 지역 어민들 속에서 살아 있던 지역 문화도 파괴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과정에서 이득을 보는 것은 수명을 다한 농업기반공사와 공사를 맡은 건설업체, 일부 지역 토호 및 지역 정치인들뿐이다. 국민의 혈세와 소중한 자연자원을 소수의 토건국가 세력을 위해 상납하는 꼴인 셈이다.

이처럼 불필요하거나 오히려 해악을 주는 토건사업들을 우리는 곳곳에서 목격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문을 닫으면서도 한 쪽에서는 계속 지방공항 공사가 진행된다. 수천억원을 들인 고속철 광명역사는 거대한 철골 구조물로 전락했고, 웬만한 규모의 도시에는 모두 들어선 종합운동장은 이용율이 10%도 안 된다. 각 지역의 문예회관은 어린이들의 학예회 공간으로 변했다. 1인당 도로포장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됐어도 여전히 개발의 명분 아래 한적한 농로까지 콘크리트 도로로 포장된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건설업체들이 결코 손해볼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진 민자 SOC사업 등의 예산낭비 사례 등 공공건설사업의 예산낭비를 지적한 감사원 보고서는 계속 줄을 잇고 있다.

이런 토건사업들에 들인 예산은 단순히 낭비되는 것만이 아니다. 국가의 한정된 자원을 불필요한 곳에 과도하게 사용했기 때문에 제대로 예산이 쓰여야 할 곳에 돈이 가지 못해 국가 전체의 성장잠재력과 복지 인프라를 갉아먹는다. 각 지자체들이 문예회관이나 각종 공연장, 조형물 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올리는 데는 매년 수백억, 심지어 수천억원을 예사로 쓰면서도 그 공간을 채울 프로그램 진행자를 채용하고 교육하는 데 쓰거나 지역 예술문화단체를 지원하는 데 쓰는 예산은 수억원도 안 되는 경우들이 많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미술가는 "매년 지역 미술인들이 함께 전시회를 하기 위해 지원을 부탁해도 거절당하기 일쑤"라며 "매년 문화 인프라를 만든다며 콘크리트 건물 올리는 데 쓰이는 예산의 100분의 1만 인적 자원에 써도 우리의 문화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건국가 현상은 전체 경제 구조를 봐도 얼마나 국가적 낭비인지 명확하다. 지난 10여년동안 한국 경제는 전통 산업에서 IT산업 등 첨단산업 위주로 구조가 급격히 재편됐다. 첨단산업은 전통산업과 달리 연구개발과 고급 기술인력 양성 중심으로 예산이 편성돼야 하는 산업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여전히 '건설경기 부양'을 명목으로 '한국판 뉴딜정책'을 펴겠다고 한다. 산업구조는 변했는데 예산 편성은 여전히 건설 등 전통산업 중심으로 편성해 단기적인 경기 자극에 매달려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국가 자원 배분이 우리의 성장잠재력을 갉아먹고 있음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경제정책의 수장이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의 하나로 골프장을 무더기로 인허가 하겠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올초 숨진 고 임길진 박사(전 한국개발연구원 원장)는 "골프장 건설을 경제 정책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경변 아파트 단지. 도시 주택의 60~70%가 아파트로 가득 채워진 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드물다. 미디어다음 김준진기자

토건국가적 현상은 공공사업 영역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에서도 엄청난 자원낭비와 거품을 만들고 있다. 이게 바로 2001년부터 일어난 부동산 투기 현상이다. 경실련 김헌동 국책사업감시단장 겸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그 동안 건설업체들은 대형국책사업이나 공공건설사업의 입찰에서 교묘한 방법을 동원해 배를 불려왔다. 국내의 공공발주 공사 규모는 매년 약 50조원 규모이다. 이들은 예산편성 때부터 예정가격을 30~40% 부풀린 다음 대형건설업자간의 담합을 통해 수십 년간 매년 10~15조원 규모의 불로소득을 챙기는 제도를 유지했다. 그것도 모자라 정부는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30%의 선금을 지급해 기업들이 이익금을 먼저 챙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 같은 공공분야의 관행은 민간 건설부문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99년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조치 이후 지난 5년간 아파트 분양가는 2배 이상, 주택과 부동산가격은 500조원 가량 상승했다. 계획도 철학도 없이 이어져온 건설 및 부동산 정책은 아파트를 짓기도 전에 팔 수 있게 하는 선분양제도 등 공급자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로 가득하다. 아파트 값 폭등으로 국민들은 아우성을 쳐도 공급자인 건설업체들의 폭리를 보장해주는 제도는 바뀔 줄을 모른다. 정부와 공기업은 서민들의 농지와 택지를 값싸게 사들이거나 강제로 수용해 조성된 택지를 건설업자와 부동산개발업자들에게 값싸게 매각한다. 이들 건설업자들은 싼값에 사들인 택지에 '허수아비 감리'를 세워놓고 거품이 잔뜩 낀 분양가로 판매하면서도 20~30년 후에 부수고 다시 지어야 하는 부실 주택을 만들기도 전에 소비자에게 판다. 이 과정에 동원되는 투기꾼들은 주변가격까지도 덩달아 뛰게 만들어 전 국토를 투기장으로 만든다. 온 국민을 투기장으로 끌어들이는 제도를 고치려고도 하지 않는 나라. 70년대 중반부터 약 30년간 이런 식이었으니 얼마나 많은 자들이 부패와 타성의 늪에 빠져있는 것인가."

오랫동안 건설업계에 몸 담은 뒤 경실련 활동을 통해 한국 건설산업과 국가 자원 낭비 구조를 고민해온 김헌동 본부장의 절규에 가까운 설명이다. 그의 계산법에 따르면 매년 공공 발주 예산 가운데 10조원 이상이 낭비되고 최근 5년동안 부동산 거품을 통해 국민 전체가 수백조원의 부담을 지게 됐다는 것. 김태동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도 "부동산 거품 때문에 한국 경제는 성장기 청소년이 장정이 져야 할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김헌동 본부장은 이 같은 토건국가를 유지하는 기득권 구조를 '건설 5각동맹'으로 표현한다. 김본부장의 주장에 따르면 건설5각동맹은 △각종 음성적 로비와 뇌물로 특혜구조에 안주하는 건설업체 및 이들 사업자 단체 △건설업계의 로비를 받고 불필요한 각종 건설사업을 통해 개발주의식 성장 패러다임을 지속하려는 건교부 등 정부부처 △건설업계의 로비를 받고 각종 개발편의적인 법과 제도를 만드는 정치권 △건설업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각종 연구소 및 건설업계와 정부부처의 각종 용역을 받는 상당수 학자 △부동산 광고를 매개로 지속적으로 '부동산 세일즈 기사'를 싣는 신문을 중심으로 하는 상당수 언론 등이다. 김 본부장은 이 같은 5각 구도에서 윤활유와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불투명한 건설산업 구조에서 형성되는 비자금이라고 주장한다. 김 본부장은 "각종 부패 사건의 절반 이상이 바로 건설사업과 연관돼 있어 사실상 건설산업이 바로 부패와 예산낭비의 핵심고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고한 건설 5각구조가 바로 일반 국민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또는 정반대로 기득권 구조를 유지하는 틀"이라고 주장했다. 건설 5각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건설부패가 전체 부패의 절반 넘어"
각종 부패 사건, 적나라한 정-관-건 유착구조 드러내






최근 건설업체로부터 8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 [사진제공=연합뉴스]

△건설업계-정치권-관료들의 유착=

건설업체와 정치권, 관료들의 커넥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이미 얼마든지 드러나 있다. 각종 부정부패 사건의 절반 이상이 건설관련 비리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서 일어난 사건을 열거하는 것만도 벅찰 지경이다.

지난해 검찰의 불법대선자금 수사에서도 밝혀졌지만 현대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업체들은 비자금을 조성해 각종 명목으로 정치권에 제공해왔다. 역대 정권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정치권과 건설회사의 뿌리깊은 정경유착 구조 실상이 전혀 변하지 않았음이 드러난 것. 건설업체의 한 전직 간부는 "수백억, 수천억원대의 공사를 따내기 위해 수억~수십억원 정도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비용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지난 대선자금 수사에서 (주)부영의 이중근 회장이 27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 가운데 일부를 정치권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굿모닝시티 사업 인허가와 관련, 집권여당의 실세였던 정대철 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또한 최근에는 상수원 보호구역과 관련된 로비를 풀어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김용규 경기도 광주시장(5억원)과 지역 박혁규 한나라당 의원(8억원)이 동시에 구속되기도 했다. 이들을 상대로 로비했던 건설업체 사장은 인허가 관련 로비자금으로 무려 60억원을 사용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하기도 했다. 또 열린우리당 제 3정조위원장을 지낸 안병엽 전 의원과 국회 부의장을 지낸 김태식 전 민주당 의원은 한신공영으로부터 수천만원대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밖에도 경찰청 특수수사팀의 한 경찰이 현대건설 임원 한 사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군 부대 공사와 관련, 로비 리스트가 나왔다. 또 한 국회의원은 국감현장에서 해당 건설업체의 비리를 언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억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드러났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주택공사와 수자원공사의 사장들이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특히 지자체 공무원과 지역 건설업체의 유착구조는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자치단체장 가운데 박태영 전 전남도지사, 안상영 전 부산시장 등이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었다. 안상수 인천시장의 경우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기는 했으나 주공 자회사인 한양을 인수했던 보성건설 사장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굴비상자'를 전달받았다가 나중에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노조의 위상 강화를 위해 공직부패 추장운동을 벌이고 있는 전국공무원노조측도 지자체의 건설 관련 부패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집중적인 모니터를 벌이고 있다. 수도권의 한 재건축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이모씨(41)의 사례도 지자체 공무원과 건설업체의 유착관계를 짐작케 한다. 그는 "최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철근을 적게 써 아파트 1층 천정에 금이 가는 등 부실시공 정도가 심해 관련 공무원에게 신고를 해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오히려 나중에는 '내가 건설사에 불만 있는 사람 아니냐'고 다그칠 정도"라고 말했다. 또 누구보다 건설업계의 현실을 잘 아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 복원공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건설 관련 담당 공무원을 전면 물갈이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계에서는 검찰수사에 걸린 기업은 '재수 없는 소수'일 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건설업계 대부분이 어떤 형태로든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고 있을 정도로 건설업계의 부패관행은 일상화돼 있다. 김헌동 본부장은 "현재 구조는 기술과 실력과는 상관없이 로비 잘 하는 업체가 엄청난 이익을 챙기게 돼 있다"며 "이 때문에 건설업체들이 비자금을 통해 마련한 뇌물은 정치권과 관료들과의 유착관계를 형성하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법정관리 대상이 된 한신공영과 남광토건 등이 업계에서 수백억~수천억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이유는 지금 같은 특혜구조에서는 사주가 비자금만 조성하지 않는다면 매년 엄청난 이익이 쌓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임위가 건교위인 것도 '건설 5각 동맹'과 무관하지 않다. 16대 때 건교위를 담당한 한 국회의원의 보좌관 장모씨는 "건교위 의원은 도로, 철도, 공항 등 건교부가 집행하는 각종 국책사업을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건교부 정책에 대한 침묵과 타협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교위에 있으면 각종 건설업계의 로비가 끊이지 않는다"며 "각종 건설업체들의 로비로 구속되는 인물들이 많았던 것도 이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관료들, 퇴임 후 자리와 부동산 재테크로 박봉 보상





주변의 부동산 땅투기 의혹으로 물러난 강동석 전 건교부장관 후임으로 추병직 장관이 취임했다. 그는 집값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건설5각구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사진제공=연합뉴스]

△관료들의 '퇴임 후 자리'와 '부동산 재테크'=

건교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부처 관료들도 국민 전체보다는 건설업계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건교부는 판교 공영개발 방안과 관련, 이 방안이 서민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면서도 민간 건설시장이 위축된다는 논리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스스로 국민 주거 안정보다는 건설업계 보호를 우선 목표라고 공언하고 있는 셈이다.

관료들이 국민보다는 건설업계의 이해를 더 강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지난해말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 유보 결정이다. 재경부는 지난해 말 올해 100억원대 이상 공공공사에 도입키로 했던 최저가낙찰제의 시행을 유보하는 결정을 내렸다. 최저가낙찰제는 일정한 조건 아래 가장 낮은 입찰가를 써내는 건설업체에게 공공공사를 발주하는 입찰제도로 건설업체간 경쟁을 유도하고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제도. 이 제도는 사실상 운에 의한 '로또식 운찰제'로 바뀐 현행 적격심사제를 대체할 수 있는 글로벌스탠다드로 인식되고 있으며 국내 민간업계에서는 수십년동안 이 방식을 사용해왔다. 경실련은 이 제도가 100억원대 이상 공공공사에 도입될 경우 예산을 최소 5조원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처럼 국가 재정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제도가 대통령과 주변 경제 참모들도 잘 모르는 사이에 유예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 유보 결정은 지난해 10월 전경련과 9개 건설관련 단체의 시행 연기 요청이 나온 뒤 이뤄진 것이었다. 이헌재 전 재경장관은 이들 단체의 건의 이후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 유보를 검토해보겠다"고 했고 두 달 만에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사실상 현행 적격심사제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해 국민 예산으로 건설업계의 배를 불리는 일을 지속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김헌동 본부장은 "관료들은 국민들의 제도 개선 요청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도 건설업계 등의 요구에는 일사천리로 일을 처리한다"고 꼬집었다.

물론 이 같은 관료들의 판단이 자신들의 정책 소신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이들의 이해관계가 건설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구조가 형성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과 건설업계의 커넥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건교부 관리들의 퇴직 후 행로다. 미디어다음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말까지 건교부 출신 관료들의 퇴직 후 전직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상당수가 각종 건설사업자 단체의 간부나 관련 공기업의 임원 등으로 이동했다.

H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은 건설공제조합 전무로, C 국립지리원 4급은 대한건설협회 기술본부장으로, 또 다른 C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 지원팀장은 대한전문건설협회 산업정책본부장으로 옮겨갔다. 또 K 건교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리국장은 대한주택선설협회 부회장, L 국토지리정보원 2급은 대한측량협회 부회장, K 건교부 차관보는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 건교부 신공항건설기획단장은 전문건설공제조합 전무로 이동했다. 또 K 건교부 포항국도유지소장은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사업본부장으로, S 전 철도청장은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S 건교부 3급은 한국주택협회 전무로 이동했다.

이처럼 건교부 관료들이 퇴직 후 산하 공기업이나 건설업자 단체의 주요 임원으로 이동하는 것은 수십년간 굳어져온 구조적 문제다. 건설관료 및 정치인-산하 건설 관련 공기업-건설업자 단체 간에 굳건한 인적 커넥션이 형성되는 틀이기도 하다.

김헌동 본부장은 "공기업의 주요 임원들과 건설업자 단체 등의 주요 임원은 건교부와 여권 정치권 인사로 구성된다"며 "서로 잘 알고 있는 이들이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 형성과정에서 건설 공기업과 건설업체들에게 유리한 법과 제도를 만들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관료들은 민간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연봉을 부동산 재테크를 통해 보충하려는 경제적 유인에 노출돼 있기도 하다. 실제로 미디어다음이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건교부와 함께 건설 및 부동산 관련 정책의 핵심 부처인 재경부 1급 이상 고위 관료들의 88% 가량이 서울 강남과 분당신도시 등 부동산 부촌에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2001년부터 지금 사는 곳에서 집을 소유하고 있었다면 모두 수억원대의 자산가치가 늘어났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이들 관료들이 몇 년 동안 수억원을 집값 상승으로 쉽게 벌었는데 이들이 집값을 떨어트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집행하겠느냐"며 "최근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이나 강동석 전 건교부장관의 사례에서 보듯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비판했다. 2001년 이후 부동산 광고, 신문 광고 매출 기여도 1위

"대형건설업체 담당 기자 관리팀 별도로 둬"

△부동산 광고, 신문 광고 매출의 3분의 1=

언론도 건설 5각 동맹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다. 부동산 광고는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IT광고, 학습지 광고, 유통(백화점) 광고 등을 제치고 신문 광고 매출 기여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신문사 광고국 직원은 "부동산 붐이 인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동산 광고가 신문사 매출의 35% 전후를 차지해 사실상 부동산 광고가 신문사들을 먹여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파트 동시분양 정보나 가격대 등의 정보는 고지성이나 시의성 측면에서 효과 측면에서 신문이 가장 적절한 매체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각 신문사들은 부동산 광고을 유치하기 위해 여름 휴가철 등 비수기를 빼고는 매월 부동산 광고 특집면을 별도로 제작한다. 부동산광고가 신문 광고매출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은 신문들이 부동산 투기 붐에 편승할 수밖에 없는 강한 유인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대표적인 반시장, 반소비자적인 제도로 꼽히는 선분양제 대신 후분양제를 신문들이 달가워할 수 없는 사정도 부동산 광고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광고국 직원은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건설업체 스스로의 자금력으로 70%이상 시공한 뒤 광고를 할 수 있게 돼 있어 광고 물량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신문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도입을 막고 싶은 제도가 후분양제"라고 말했다.전직 건설업체 홍보직원의 증언을 통해서도 언론과 건설업체와의 유착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그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한다.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라갈수록 건설업체는 분양가를 높인다. 부동산 값이 뛸수록 분양가를 높이는데도 유리하니 부동산 값을 띄우기 위한 여론 조작도 한다. 고도의 전략인데 업체가 땅을 산 지역에 대해 '유망개발정보' 등의 형식으로 언론, 특히 신문에서 보도되게 한다. 건교부의 중장기 전략을 분석하는 자료를 내고 화성 동탄과 행정수도 부지 등이 터지면 얼마나 오르고 식의 정보를 계속 제공하는 거다. 이렇게 언론과의 유착관계를 만든다. 홍보팀에서 출입기자들을 만나 접대하면서 애로 있다, 도와달라고 호소하거나, 현금을 쥐어주면서 어떤 기사 나갈 때 우리 회사 부각시켜달라 이런 식으로 부탁도 한다. 물론 부탁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접대가 통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특히 대형업체들은 홍보팀을 통해 관련 기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분양가를 산정할 때 광고비를 간접비의 1~2퍼센트 정도로 산정한다. 광고비는 써도 되고 안 써도 된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안 써도 될 텐데 반드시 광고를 내는 게 관행처럼 돼 있다. 안 해도 분양되는데 웬만하면 전면광고한다. 분양 끝난 뒤에도 사례광고를 한다. 메이저 신문은 기본이고 경제신문에도 대부분 광고한다. 언론에는 괜히 밉보이면 안 되니 광고하는 거다. 공사 프로젝트 관련해서 주위 민원도 있고 산업재해도 발생하고 회사 비리도 드러날 수 있으니 급할 때를 대비해 광고를 통해 언론사와 미리 유착 관계를 만들어 놓는 것이다."건설이나 부동산을 담당하는 개별 기자들도 강한 유착의 자장권 안에 들어있다. 건설정책이나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기사에서 인용되는 '전문가'들 대부분이 건설산업연구원 등 건설업계의 시각을 대변하거나 부동산 컨설팅 업체 관계자라는 점에서도 이 사실은 뚜렷이 드러난다. 한 방송사 기자는 "출입처를 중심으로 한 취재 시스템 아래서는 출입처의 시각이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기자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대부분 기자들이 출입처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쏟아낼 정도로 독립적이지만 건교부는 여전히 출입처와의 유착관계가 심한 곳 가운데 하나로 기자들 사이에서도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교부 출입기자 등을 대상으로 한 건설업계의 로비가 심한 탓도 있지만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전문가들이 부족한 데다 기자들이 그런 전문가들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점은 이들이 부동산 재테크와 관련된 책을 낸 경우는 많지만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짚는 책을 낸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이 낸 '주택시장 분석과 정책과제 연구' 보고서를 소개한 일간지 기사는 신문사들의 친 건설업계 편향적 시각이 어떤 오보를 만들어내는지 잘 보여준다. 대부분 일간지에서 이 보고서 내용은 '집값 억지로 누르면 더 튄다'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제목만 보면 정부의 부동산 경기 억제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므로 억제책을 쓰지 말아야 할 것처럼 오인하게 한다. 실제로 일부 신문들은 이 보도를 근거로 정부가 부동산 경기 억제책을 맡기지 말고 시장에만 맡겨야 한다는 사설과 칼럼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보고서 내용은 정부의 '냉온탕식 정책이 경제 주체들의 신뢰를 잃어 경기 흐름에 따라 정부 정책이 언제든 철회될 것이라는 인식을 줘 정부의 부동산 억제책이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결국 이 보고서의 주장은 정부 정책이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실제로 이 보고서를 작성한 차문중 연구원은 "언론의 기사 내용이 보고서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다"며 "내게 기사 제목을 뽑으라고 했다면 '정부 주택정책 일관성 가져야'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란이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의 공공적 측면을 고려해 주택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보고서의 내용과 작성자의 취지를 180도 비튼 전형적인 왜곡 보도의 사례인 셈이다. 물론 이 같은 보도는 '기사 자판기'처럼 빠른 시간내에 기사를 처리해야 하는 부담 아래 있는 기자들의 전문성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사를 1면 등 주요면에 배치한 것은 신문사의 평소 태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 업체 용역 받는 학계도 자유롭지 못해
건설업체 이익 대변 연구소, 언론에서 '전문가'로 인용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본부장. 그는 아파트값 거품을 빼기 위해서라도 건설 5각 동맹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디어다음 김준진기자

△인맥으로 연결된 학계, 연구소도 자유롭지 못해=

정부 부동산정책과 관련된 교수나 연구소의 연구원들도 '커넥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학자들은 건교부에서 위촉하는 사업 계획, 사업 인허가, 설계 심사 등 건설 관련 중앙 및 각종 지방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되는 경우가 많다. 또 건교부 등이 발주하는 각종 국책사업 등 공공건설사업의 설계용역, 사업타당성 용역, 설계심의 심사, 건설사업의 설계기준이나 시공 기준 작성 용역, 정책 연구 용역, 제도 개선 용역, 기술심사 용역 등에 상당수 관련 학과 교수들이나 관련 분야 국책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데 들어가는 예산만 매년 수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직간접적으로 건설 관련 용역이나 각종 위원회 등에 참여하다 보니 이들이 정부나 관련 업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한편으로는 자신이나 학계의 동료나 선후배 교수들이 참여한 사업이 많아 안면 때문에라도 비판적인 견해를 표시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미디어다음이 고속철도나 새만금사업과 관련해 취재를 해봐도 취재를 거절하거나 취재에 응하더라도 "입장이 곤란하다"며 익명을 요구하는 비율이 어떤 분야보다도 높았다.

문제는 이들이 '민간 전문가'라는 명목으로 참여하는 경우 정부 관료들은 정책 실패를 이들에게 미루는 경우가 허다하다. 'OO위원회를 열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 분야의 권위자인 OO교수의 견해를 들어 이런 정책을 실시했다'는 식이다. 반면 민간 전문가들은 공무원에게 자문료를 받고 자문만 해줬을 뿐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고 비켜나간다. '책임 회피의 핑퐁 게임'이 벌어지는 것이다.

학계는 건설업계의 로비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대형 건설업체들의 임직원 대부분은 이들 학자들과 동문 관계로 얽혀져 있음은 주지의 사실. 특히 이들 학자들은 최근 연간 10조원 규모의 턴키, 대안입찰 공사의 사업자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설계심사 활동에 참여해 기업들의 치열한 로비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골프나 룸살롱 접대 등을 비롯한 직접 로비로부터 학내 기자재 기증과 각종 연구용역 등의 형태로 간접 로비가 이어진다. 실제로 한 대기업 건설회사의 '술상무'로 일하던 직원은 매주 1,2회씩 관련 학계 교수들을 룸살롱에서 접대하고 매주 골프접대를 나가다 올초 과로사하기도 했다.

건설 관련 이익단체나 부설 연구소의 연구원들도 이들 학계 인사나 건설업체 임직원들과 동료, 선후배 관계로 맺어져 있음은 마찬가지다. 이들은 건설업체의 이익이나 특혜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제도의 연구용역을 도맡아하고 있다. 주택협회 산하의 주택산업연구원이나 건설협회 부설 건설산업연구원 등이 대표적인 연구소다. 최근 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서울의 집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덜 올랐다"며 '시장원리에 맡기라'고 주문하는 내용의 보고서는 이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단적으로 드러낸다.

김헌동 본부장은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아는 일반 국민들에게 이 같은 건설5각구조는 잘 눈에 띄지 않지만 부동산 값을 지탱하는 기득권 구조"라며 "이들은 잘못된 정책과 왜곡된 정보 제공으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챙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지속적인 '부패와의 전쟁' 결과 정부공공발주 공사의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우리와 사정이 비슷했던 일본도 건설산업 개혁으로 주택 건설비용을 30% 이상 줄었다"며 "건설 5각 구조라는 기득권 구조를 해체하고 건설산업을 투명하게 발전시키면 국가 예산낭비를 줄이고 아파트값 거품 등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by 선대인 2008. 9. 4.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