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국토부가 내놓은 대부분의 정책은 비판할 수밖에 없었지만, 어제 내놓은 중개수수료 체계 개선 방안은 적극 찬성한다. 실은 내가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와 방송 등에서, 그리고 국토교통위 의원들을 만나서 줄기차게 제기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10/23/0200000000AKR20141023116300003.HTML?input=1179m



그동안 집값, 전세값은 대폭 올랐는데, 중개수수료율은 그대로여서 일반가계들의 수수료 부담이 급증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3억원 이상 전세가 급증했는데도 3억원 이상 전세를 고급 주택으로 보던 기존 중개수수료 체계 때문에 3억~6억원 전세 수수료가 같은 가격대 매매 수수료보다 더 높은 상황이 계속됐다. 더구나 매매 거래가 줄어든 대신 늘어난 전세 거래의 수수료를 늘리려는 중개인들이 수수료 수입을 더 챙기려고 전세가를 3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는 바람에 전세가가 올라가는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중개인들간 담합을 해서 엄연히 '상한 요율'인 것을 마치 '적정 요율'인 것처럼 받기도 했다. 이제라도 이 체계를 손봐서 전세 세입자들을 중심으로 수수료 부담을 크게 낮추기로 한 것은 정말 다행이다.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말이다.


끝으로, 중개업자들이 수수료 수입이 줄어든다고 결사항전 태세라고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난 전세난으로 서민들이 고통받을 때 늘어나는 수수료 수입을 즐겼던 대다수 중개업자들이 무슨 염치로 그러는지 모르겠다. 서울을 기준으로 할 때 3억원 이상 전세만 2000년에 비해 40배가 늘어났다. 수수료 수입이 기본적으로 거래 가격 x 요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세가 인상 자체로 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 이미 지난 1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오르는 전세가 때문에 엄청나게 덕을 봤고, 달라진 수수료 체계에서도 전세가가 급등하기 이전과 비하면 결코 수입이 줄어들지 않는데 '결사항전'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매매 거래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전세와 월세 세입자들에게 매매 거래자들보다 더 비싼 수수료 수입을 받아챙겼던 중개업자들이 무슨 염치로 그렇게 얘기하나. 부동산 거품기를 거치며 엄청나게 늘어난 부동산 중개업소들 모두를 국민들이 먹여살려야 할 의무는 없다. 그리고 수수료 수준이 적절해야 거래도 더 활발하게 일어나서 가계도 살고, 길게 보면 중개업소도 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요동치는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새롭게 개편된 선대인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통해 안목을 키우세요. 


www.sdinomics.com  

 


 

by 선대인 2014. 10. 24. 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