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볼 때 마다 가슴 아픈 지표가 하나 있다. 노인빈곤율 지표다. 한국은 OECD국가들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49.6%다. 노인 두 명 중에 한 명꼴로 가난하다는 뜻이다. OECD 국가들 평균이 12.4%니까 거의 네 배에 이른다. 노인빈곤문제가 심각해서 '노후파산' 같은 책이 나온 일본도 20%에 불과하다. 더구나 한국 노인들의 소득은 다른 나라와 달리 계속 내리막길이라는 점이다. 문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림1>

주) OECD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여러 방법이 있지만, 노후 빈곤 문제는 복지로 풀어야 한다. 두 번째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복지가 빈약해 공공이전소득 비중이 작은 나라일수록 노인 빈곤율이 높다. 그래서 OECD에서 복지지출 비중이 꼴찌에서 두 번째인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그렇게 높은 것이다. 복지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지만, 복지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노인 빈곤문제를 낮출 가장 기본적인 방법임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그런데 여전히 '망국적인 복지 포퓰리즘'을 떠벌리는 정치인들이 넘쳐난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토건족에 가까운데, 이 나라를 망치는 건 사실은 '망국적인 토건개발 포퓰리즘'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림2>

주) OECD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선대인경제연구소가 '집코치' 론칭 기념으로 사상 최대 특별이벤트를 진행중입니다.



by 선대인 2016. 9. 1. 09:54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1.3명으로 오른 것으로 추정돼 11년만에 초저출산국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한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과제인 우리 사회에서 분명히 반길만한 얘기다. 그런데 이것이 지속가능할까?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자료에는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정 이후 2차례 기본계획을 세워 결혼과 출산 및 육아에 드는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합계출산율이 늘어난 것은 우리 사회의 정책적 노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런 방향으로 계속 노력해가면 출산율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 같은 정책적 노력이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현재로선 그 같은 정책효과가 얼마나 큰지 확인하기 어렵다. 

 

정책적 노력이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미지수지만 가임기 여성의 일시적 증가라는 요인이 최근의 합계출산율 증가에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나는 믿는다. <그림1>에서 볼 수 있듯이 통계청 인구 추계자료를 보면 베이비붐 출산이 마무리된 1972년 이후 줄어들던 0~4세 인구가 1978년부터 1983년 정도까지 일시적으로 늘어나다가 이후 다시 줄어든 추세를 보인다. 이처럼 기복을 보이면서도 0~4세 인구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0~4세 인구의 변화는 아래 <그림2>에서 베이비붐이 마무리된 뒤 1978~1982년 정도까지 출생아수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로도 나타난다.

 

<그림1>

 

 

주) 통계청 인구추계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그런데 이 때 태어난 인구들 가운데 여성들이 2009년 경부터 출산이 전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30대 전반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베이비붐 후반에 태어난 여성들이 30대 전반에 들어선 2000년대 초반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30대 전반 여성 인구가 2009년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그 같은 30대 전반 가임여성의 증가가 최근 몇 년간 출생아 수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출생아수와 30대 전반 여성 인구의 추이는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임을 <그림2>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그림2>

주) 통계청 인구추계 자료 및 인구동태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물론 한국 사회 저출산은 너무 늦게까지 출산 줄이기 정책을 지속한 것이나 급속한 도시화와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외환위기 이후 집값 폭등과 일자리 감소, 사교육비 증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출생아수가 30대 전반 여성의 수에 정확히 연동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출생아 수가 아이를 낳은 가임 여성의 수, 특히 출산이 가장 활발한 30대 전반 여성의 수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음은 당연한 이치다. 최근 몇 년간의 합계출산율 증가는 가임여성 인구의 증가로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그림2>에서 보듯 30대 전반 여성 인구는 올해를 정점으로 다시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향후 2~3년 안에 합계출산율이 다시 초저출산율 기준인 1.3명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및 보육비 부담을 줄이고 모성과 아이들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근본적으로 정착되지 않는 한 현재 수준의 대책으로 출산율이 크게 높아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합계출산율이 낮아졌다는 지난 몇 년 동안에도 물가는 치솟았고, 가계소득은 정체됐으며 젊은이들 일자리는 더욱 부족해졌지만 여전히 높은 집값에 결혼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오죽하면 결혼하는 과정에서 빚을 잔뜩 지는 허니문푸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이 같은 상황에 근본적 변화가 없는데 합계출산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을 나로선 상상하기 어렵다. 최근의 출산율 증가를 전적으로 정책적 노력에 따른 변화로 속단하며 자화자찬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더더욱 상상하기 어렵다.

 

 

 

by 선대인 2013. 1. 26. 11:35

 

 

2010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잠정 발표. 1인가구 222(2000)--->317(2005)--->403(2010). 1인가구 증가속도 다른 나라 유례없을 정도로 빠르고, 1인가구 3분의 2는 저소득 노처녀노총각 그룹과 독거 노인들입니다

 

인구증가율 3.4%(2000)--->2.5%(2005)--->2.0%(2010)로 통계청 지금까지 추계보다 훨씬 더 빨리 인구 증가율 둔화. 인구 감소도 통계청 추계보다 더 빨리 진행될 가능성 높다는 얘기.

 

1인가구 급증은 극심한 실업난과 급속한 고령화 반영. 또한 지금도 고령화 속도 세계 최고이고, 인구감소가 일어날 경우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으로 추계되는데, 현실에서는 그 같은 추계치보다 더 빨리 진행. 인구위기가 부를 충격 걱정입니다.

 

몇 년 후부터 저출산 고령화 충격이 매우 가파르게 일어나게 일어나게 될 겁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경제 위축효과와 복지부담 급증이라는 이중 충격을 해소할 전략적 대비를 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부동산 거품에서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구충격에 대비히 길게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정부 정치권 노력 절실한데, 4대강 사업 강행과 반대에 에너지 낭비해야 하는 현실 안타깝습니다. 이미 사상 최악인 현 정부는 기대난망이니 2012년 집권할 정부가 마지막 기회로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2012년 대선은 매우 중요합니다. 국민들이 좋은 정치세력을 고르는 것은 기본이지만, 이 같은 저출산고령화 충격, 인구충격에 대응 역량 갖춘 정치적 선택지가 나와야 합니다. 여야의 정책적 환골탈태를 진정으로 기원합니다

 

 

제가 지난해 <위험한 경제학> 출간 이후 1년여만에 <프리라이더: 대한민국 세금의 비밀편>을 출간했습니다. 세금이라는 동창회비를 잘 내지도 않는 사람들이 동창회장과 총무를 맡아 자기들 멋대로 돈을 쓰는 행태를 비판한 책입니다. 두 권으로 나눠 내는 책의 첫 번째 책입니다. 특히 최근 의무급식 지원 논란과 예산안 날치기 통과 과정에서 '내가 낸 세금 제대로 쓰이고 있나?'라는 의구심이 드시는 분들께서는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by 선대인 2010. 12. 30. 09:10

최근 문화방송 <MBC스페셜>에서는 미니멈 청춘이라는 제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주로 10~30대 전반의 세대별 노조를 지향하는 청년유니온이 올해 3월 출범한 이후 겪고 있는 국내 청년세대의 사회경제적 현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방영된 내용 가운데는 커피값이 부담돼 연애도 마음 편하게 하기 어렵다, 달팽이도 집이 있는데 왜 우리는 집이 없느냐는 푸념 등이 젊은이들의 육성으로 쏟아져 기성세대 시청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미 석훈 박사의 88만원세대 이후 10~30대 초반의 국내 젊은이들의 우울한 사회경제적 현실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가 상당히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젊은 세대의 사회경제적 현실은 그다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국내 젊은이들이 처한 사회경제적 조건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도표1>을 통해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할 수 있는 실업난에 대해 살펴보자. 20대의 실업률을 보면 외환위기 충격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난 2000년대 이후 전체 실업률은 3~4%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20대의 실업률은 2000년대 초반에는 빠른 속도로 떨어져 2002년 한때 5%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에는 7~10%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은 2010 7월에도 전체 실업률은 3.7%대로 사실상 완전 고용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20대 실업률은 8.5%로 상당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몇 차례 설명한 바 있듯이 한국의 실업률 통계는 신뢰성이 매우 낮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20대의 체감 실업률은 8.5%보다 훨씬 더 높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잘 방증하는 것이 연령별 고용률 추이나 쉬었음 응답자 추이다. 전체인구 대비 고용자 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고용률 추이를 보면, 2000년대 초중반 내내 51~53% 수준을 유지하던 20~24세 연령대 고용률이 2005년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하락해 2009년 이후로는 45% 전후 수준의 낮은 고용률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 등 각종 명목으로 실업 통계에는 포함되고 있지 않지만, 실제로 고용되는 20대 전반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실업률 조사에서 쉬었음이라고 응답해 비경제활동인구 로 분류되는 쉬었음 응답자의 추이를 보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독 20대에서 쉬었음이라고 응답하는 숫자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9년에는 33만 명에 불과하던 이 응답자 수가 70만명 수준까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취업난 때문에 대학에 적을 둔 채 졸업을 미루거나 휴학하거나 졸업 후에도 취업 준비에 나서는 등의 이유로 많은 젊은이들이 사실상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설사 취직이 된다 하더라도 상당수가 이른바 알바 일자리들로 불완전 취업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의미에서 20대의 실업률은 공식 실업률 8.5%의 몇 배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젊은이들이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사상 최대의 공적부문의 채무를 바탕으로 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청년층 실업난은 거의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도표1> 청년층의 고용사정 현황



                                    (주)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처럼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해서 청년층의 소득이 주는 가운데, 주택 가격은 급등해 젊은이들이 집을 사서 결혼하는 것이 매우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도표2>에서 아파트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2000 1월을 100으로 잡을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260.2, 전국 아파트 가격은 197.5로 부풀어올랐다. 하지만 청년층의 평균소득은 그보다 한참 못 미치는 속도로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보다는 청년층 평균소득이 훨씬 낮다고 할 수 있는데,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은2000 1분기 100에서 2009 4분기 현재 169.4로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2000
년 초와 2009년 말의 서울 아파트 가격지수를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지수로 나누어보면 1에서 1.54로 벌어지고 있다. 2000년이 1이라는 것은 2000년에 도시근로자의 평균소득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걸린 년수를 기준으로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그 년수가 2000년에 7년이었다고 한다면 2009년에는 10.8년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청년층은 이보다 훨씬 격차가 벌어졌을 것이다. 예컨대 청년층의 평균소득이 도시근로자의 60% 도라고 가정할 경우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지 얼마 안 되는 청년층은 적어도 자신이 받는 평균연봉의 18년분 가량을 모아야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30세 전후로 취업했다고 해도 하나도 안 쓰고 거의 50세까지 모아야 겨우 아파트 한 채 살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이다.

<도표2> 청년층의 소득수준 및 주거 부담 추정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처럼 변변한 소득이 없어 웬만한 전세조차 구하기 벅찬 청년층들의 상당수는 대학가 하숙촌이나 반지하 월세, 고시촌, 심지어 쪽방촌 등에서 주거를 해결하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괜찮은 사무직 또는 전문직 미혼 청년층 정도가 오피스텔 등에 거주하고 있다. 실제로 2005년 기준으로 전국 317만명의 1인가구 가운데 약 34% 108.7만명이 30대 전반 이전의 청년층인데,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1인가구의 60% 이상이 19평 이하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이처럼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싶어도 주택문제 등 때문에 결혼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도표3>에서 보듯이 초혼 연령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남성의 초혼 연령은 1990 27.79(전국)/28.26(서울)에서 2009년에는 31.61(전국)/31.95(서울)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성의 초혼연령도 1990 24.78(전국)/25.54(서울)에서 2009 28.71(전국)/29.60(서울)로 올라갔다. 여기에는 여성들의 적극적 사회진출 등 사회 변화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갈수록 결혼하기 어려운 여건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도표3> 초혼연령 및 혼인율 추이


(주)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연령대별로 인구 천명당 혼인자수를 나타낸 혼인율을 보더라도 이 같은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남성의 경우 20대 후반의 혼인율은 급감하는데 반해 30대 전반과 후반의 혼인율이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여성의 경우 20대 전반의 혼인율은 급감했으나 20대 후반의 혼인율이 급증하다가 2007년 이후로는 이마저도 줄면서 30대 초반의 혼인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젊은이들이 결혼도 제때 하지 못할 정도로 젊은이들이 처한 사회경제적 조건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젊은이들이 처한 사회경제적 조건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도표4>의 통계청 인구 추계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시간이 갈수록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2000년대 이후 가파르게 늘고 있고 이 추세는 2010년대 이후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노인인구 가운데 상대적 고령층 노인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사회 전체적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는 어렵고 건강유지 및 노후복지 비용이 증가하는 연령대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
도표4> 노인인구 증가 및 각종 부양비 추이


(주)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처럼 사회 전체적으로 발생하는 복지부담이 얼마나 급속히 늘어나는지를 살펴보자. 먼저 15~64세 사이 경제활동가능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 및 15세 미만 인구를 합산한 인구의 비율을 포괄적 부양비라고 할 경우 지난 70년대 이후 이 비율이 감소해 경제성장에 기여했으나, 2016년 이후로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경제활동가능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부양비를 보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특히 2010년대부터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것은 20~34세 연령대 젊은층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청년층 대비 부양비 추이에 비하면 약과다. 청년층 부양비는 2010 50.2%에서 10년 후인 2020년에는 80.6%, 2030년에는 155.5%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88만원세대로 상징되는 국내 청년층의 사회경제적 처지는 매우 열악하다 못해 참담한 지경이다. 위에서 거론한 문제 외에도 이미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듯이 가계 경제력 및 교육 서비스의 질 대비 세계 최고의 대학등록금 때문에 청년들과 이들을 자녀로 둔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치솟고 있는 등 청년층이 받고 있는 사회경제적 고통과 부담이 매우 크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급속한 고령화 추세에 따라 향후 청년층이 짊어져야 하는 고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고통과 부담 때문에 젊은이들이 시집장가를 못 가고 아이를 낳지 않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대학등록금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 자식세대의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은커녕 부동산 거품 부양 등을 위해 약 1년 반 사이에 공적부문에서만 200조원의 국공채를 발행해가며 4대강사업 등 토건부양책에 탕진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현 세대의 고통을 줄인다는 명분 아래 부동산 거품 붕괴의 에너지를 더욱 키우는 한편 자식세대들이 써야 할 자원들을 마구 낭비하면서 그들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 이런 마당에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의 실세라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는
젊은이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는 등 파렴치하기 짝이 없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첨단지식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우리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는 못하고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 부어가며 눈가림 식의 알바형 일자리를 늘려 실업률 수치 놀음을 하면서 일말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 사회의 전면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은 http://twitter.com/kennedian3로 저를 팔로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아고라와 제 블로그(다음뷰), 오마이뉴스, 네이버 부동산, 한겨레신문, 미디어오늘 등에 연재하는 글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합해서 매일 소개할 생각입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8. 25. 10:12

한국의 출산율이 전세계에서 최저 수준임이 며칠 전 다시 한 번 확인됐다.그런데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대대적인 출산 장려 캠페인을 벌여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한다. 현재 한국의 출산율이 캠페인 정도로 높일 수 있을 정도의 문제라면 벌써 해결됐을 것이다. 이렇게 기록적으로 출산율이 낮다는 것은 한국의 사회경제적 구조에서 커다란 문제가 누적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생겨나는 엄청난 사교육비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등을 부담해야 하는 환경에서 아이들을 둘 이상 키우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다. 필자도 둘째 아이를 낳을까 말까 고민하다 둘째 아이를 첫 아이 출산 후 6년만에 낳았을 정도다. 또 결혼이나 출산을 이유로 여성의 능력을 폄하하고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후진적인 기업문화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또 출산 및 육아를 전적으로 여성의 책임으로 돌리는 가부장적 사회분위기가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이런 한국 사회경제 구조 전반을 바꾸지 않고 캠페인을 벌이거나 다둥이에 대한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의 대증요법식으로는 결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아래에서 저출산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 몇 가지 도표를 통해 다시 간략히 보도록 하자.

 

우선, 출산율 추이를 보면 한국의 경우 이미 1980년대초부터 출산율이 인구 자연대체율인 2.1명 이하로 떨어진 뒤 2000년대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출산율이 떨어지다가 자연대체율 전후 수준에서 출산율 감소가 완만해지는 데 비해 한국은 바닥을 모를 정도로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몇 년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수십 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문제다. , 한국의 출산율 감소 지속은 아이 출산과 보육에 관해 사회경제적 면에서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 구조적 문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가정의 경제력 측면에서 보자. 우선, 집값이 너무나 높다. 아래 도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국의 집값은 지속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상회해 치솟았을 정도로 과도한 상태다.



                     () 한국은행 및 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또한 OECD 국가간 교육비 지출 규모를 비교해보자. 얼핏 보면 한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 교육비 지출이 많아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라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속 내용을 뜯어보면 그렇게 보기 어렵다. 한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 사교육비는 가장 많이 쓰는 반면 공교육비 지출 비중은 OECD 평균을 밑돌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2007년 조사 대상국 127개국 가운데 공교육비 지출 비중이 세계 71위일 정도로 낮다. 입만 열면 인재가 자원인 나라라고 떠들지만, 공교육비 지출이 이렇게 한심한 수준인 것이다. 대신 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으로 허리가 휘어지는 것이다. 더구나 인구 규모를 감안한 지표인 학생 1인당 공교육 지출 비중을 보면 초중등 과정과 대학과정 모두 OECD 하위권이다. 또한 대학 이상 고등교육 과정의 공공 및 민간 부담률을 살펴보면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민간 부담률이 높은 나라다. 유럽 선진국 대부분은 정부가 대학 학비를 지불하지만, 한국은 대부분 각 가정이 학비를 내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볼 때 자녀 교육에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비용이 많이 드는 나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정말 뛰어난 인재라도 길러내는 구조라면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창의성을 말살하는 주입식 교육과 살인적인 성적 경쟁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지 않는가.

 

 

<도표> OECD 국가의 교육비 지출 및 학생 1인당 지출


()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OECD는 전체 또는 평균을 나타냄.

 

이번에는 아이들 보육 및 육아 지원이나 저소득층과 장애인, 노인, 환자 등 취약 및 소외 계층에 대한 정부지원을 나타내는 사회지출(Social Expenditure) 추이를 보자.



<도표> OECD 사회지출 비중 및 한국의 기초생활보장 지급 실적


()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미국과 일본은 GDP대비 사회지출 비중이 15%를 넘고 있으며 OECD국가 전체의 평균 사회지출 비중도 20%를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외환위기 직후에 급증하는 복지 수요에 대응하여 보건복지 예산의 비중을 한 단계 올렸다고는 하지만 2005년 현재 6.9%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OECD국 평균의 1/3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복지에 관한 한 OECD국가로 불리기에 민망한 수준인 것이다.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극심한 장기 경기침체를 겪으면서도 사회지출 비중을 전체 예산의 11.2%에서 18.6%로 빠르게 늘려왔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는 일본 사회의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와 비정규직 증가 등으로 인한 복지수요 급증에 따른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장기불황이라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일본 정부와 정치권이 사회지출 예산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일본의 예를 보더라도 한국은 적극적으로 복지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정부에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투자적 개념의 복지 인프라라는 개념 자체가 아예 없다.

 

이처럼 교육과 보육 등 복지에 대한 투자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는 정부가 돈을 마구잡이로 퍼부어대는 곳이 있다. 바로 건설토목 사업이다.

 

부가가치 비중으로 볼 때 한국 경제는 미국보다 두 배 가량 더 건설업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80년대 말 부동산 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1990년에 9.7%를 기록한 후 버블 붕괴와 장기불황으로 계속 줄어들어 2005년에는 6.1%까지 감소했다. 건설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한국경제의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SOC예산을 줄이기는커녕 대폭 늘리고 있다. 당초 14조원에서 출발했던 4대강 사업 예산은 22조원으로 늘었다. 이뿐만 아니라 건설업체들이 가장 많은 이윤을 남기고, 정치인들이 과시용 지역 예산으로 가장 선호하는 도로 예산은 올해 모두 94,942억 원이나 편성됐다. 이들 도로 예산 가운데 음성~충주고속도로, 충주~제천고속도로, 동해~삼척고속도로, 상주~영덕고속도로 등은 2007년 국가기간교통망계획에서 모두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된 사업이었다.

 

한마디로 불요불급한 건설토목 예산에 탕진하면서 제대로 교육이나 육아, 보육 등에 돈 쓰는 것도 인색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도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캠페인 행사도 아마 저출산 대책 예산으로 잡힐 것이니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정부가 써야 할 예산을 제대로 쓰지 않으니 일반 가정의 보육 및 교육비 부담은 너무나 클 수밖에 없다. 이런 마당에 집값 부담이라도 줄면 좋으련만 한국 정부는 다른 모든 나라들에서 잔뜩 부풀었던 부동산이 꺼지는데도 온갖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이를 가로막고 있다.

 

 그렇다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꼭 막대한 재원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또 저출산 문제를 여성가족부나 보건복지부의 과제로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각종 사회경제적 제도와 시스템을 잘 디자인하면 큰 재원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공주택 단지의 공동체 기능을 강화하는 공간구조를 만들어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각 아파트 단지의 1층을 단지 안의 공공용도에 사용할 수 있게 해보라. 예를 들어, 1층에 전라도 순천시에서 하는 것과 같은 ‘작은 도서관’, 지자체의 재정지원을 통해 대학생들이 초중등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공부방, 그리고 공공이 지원하는 ‘공공보육센터’,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플레이룸’, 생일잔치 등 각종 행사를 하거나 부모들간 다과회를 할 수 있는 공동 공간(common room) 등만 만들어도 각종 보육 및 사교육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이렇게 하면 아이들이 멀리 가지 않아도 작은 도서관에서 책을 접할 수 있고, 쇼핑센터에 가야 만날 수 있는 플레이룸에서 마음껏 유아들이 놀 수 있다. 혼자 집 안에 갇혀 있던 산모와 유아들이 다른 부모와 아이들과 교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산모 우울증도 벗어나고 아이들도 사회성 있는 어린이로 자랄 수 있다. 생일잔치 등 행사 비용도 줄일 수 있고, 아이들의 보육비용과 사교육비도 줄일 수 있다. 1층에 공동 공간이 들어서는 만큼만 용적률을 올려주면 건축비가 크게 늘어나지도 않는다. 이에 더해 공공이 각종 토목사업에 들어가는 재정의 아주 조금만 지원해줘도 아파트 단지 공간에서 다양한 사회적 교류가 일어나는 한편 각종 보육 및 교육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 공동주택 단지에 이처럼 과거 전통사회의 마을과 같은 공동체 기능만 만들어주고 적극 활용하면 보육 및 교육에 따르는 각종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덜 수 있어 자연스럽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 각종 사회경제적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 출산과 육아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구조가 온존하는 상황에서 아이 많이 낳으라고 백날 캠페인을 벌이고 다둥이에 대한 일회성 장려금을 준다고 해봐야 출산율이 높아질 리 만무하다. 문제는 이처럼 집값 거품과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 나라에 미래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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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6. 11. 11:31

 

최근 OECD 2009년 통계연보(Factbook 2009)를 발표했다. OECD회원국의 주요 경제, 사회, 환경 관련 지표들을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한편 OECD 회원국 전체의 변화 추세를 읽을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OECD 통계연보는 인구와 이민, 거시경제 트렌드, 경제의 세계화, 물가, 에너지, 노동, 과학기술, 환경, 교육, 재정, 삶의 질, 불평등 등 총 12개 주제 아래 관련된 세부 지표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 국가의 실상은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국제적인 비교를 통해 살펴보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우리가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뛰어난 점은 무엇이고, 뒤떨어진 점은 무엇인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향후 한국이 개선하거나 대비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래에서 소개할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도 다른 나라와 함께 놓고 비교해보면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지를 더욱 여실히 알 수 있다. 이번 OECD 통계연보에 나타난 한국 사회경제의 실상을 국가간 비교를 통해 7~8회에 나눠 소개하기로 하겠다.


이번에는 첫번째 저출산고령화 문제(http://unsoundsociety.tistory.com/entry/10%EB%85%84%EB%8F%84-%EC%95%88-%EB%82%A8%EC%9D%80-%EC%A0%80%EC%B6%9C%EC%82%B0-%EA%B3%A0%EB%A0%B9%ED%99%94-%EC%B6%A9%EA%B2%A9-OECD%ED%86%B5%EA%B3%84%EB%A1%9C-%EB%B3%B8-%ED%95%9C%EA%B5%AD%EC%82%AC%ED%9A%8C%EA%B2%BD%EC%A0%9C1)에 이어 삶의 질의 문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아래 <도표>에서 인구 100만 명당 도로 사망자 수 추이를 보면 한국은 사망자 수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으나 여전히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보다 높은 상태이다. 특히 EU 27개국 전체 평균의 도로 사망자 수 60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또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를 보면 한국은 18.7명으로 조사 대상국 중 세 번째로 높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28.1명으로 네 번째로 높고, 여성의 경우 11.1명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10여년 동안 계속된 경제사회적 충격과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자 수가 급증했는데,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상론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의 자살률 급증은 앞서 살펴본 심각한 저출산과 함께 한국 경제사회 내부에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계속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국민들은 사회적 또는 경제적으로 가장 심각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도표> 삶의 질에 관한 OECD 통계



(
)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는 각국 국민들에 대한 표본 설문조사를 통해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경험을 겪은 경험을 지수화한 긍정/부정적 경험 지수를 살펴봐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긍정적 경험 지수는 최고치를 100으로 할 때 23.1 OECD 평균인 54.3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부정적 경험 지수는 61.5 OECD 평균인 35.6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현재 삶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의 비율을 봐도 한국의 경우 38.7% OECD 평균의 62.4%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반면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은 80%를 넘는 응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세계 2위의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90년대 버블 붕괴로 장기불황에 시달린 일본 국민의 경우는 현재와 미래의 삶에 대해 상대적으로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한국의 경제사회적 모순이 현재와 같이 계속될 경우 머지않아 일본 국민들과 같이 현재의 삶에 지치며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잃게 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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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4. 21. 09:25



최근 OECD 2009년 통계연보(Factbook 2009)를 발표했다. OECD회원국의 주요 경제, 사회, 환경 관련 지표들을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한편 OECD 회원국 전체의 변화 추세를 읽을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OECD 통계연보는 인구와 이민, 거시경제 트렌드, 경제의 세계화, 물가, 에너지, 노동, 과학기술, 환경, 교육, 재정, 삶의 질, 불평등 등 총 12개 주제 아래 관련된 세부 지표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 국가의 실상은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국제적인 비교를 통해 살펴보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우리가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뛰어난 점은 무엇이고, 뒤떨어진 점은 무엇인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향후 한국이 개선하거나 대비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래에서 소개할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도 다른 나라와 함께 놓고 비교해보면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지를 더욱 여실히 알 수 있다. 이번 OECD 통계연보에 나타난 한국 사회경제의 실상을 국가간 비교를 통해 7~8회에 나눠 소개하기로 하겠다.


 
우선 첫 번째로 인구 구조의 변화에 대해 먼저 살펴보도록 하자. 익히 알고 있다시피 한국의 출산율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15~49세의 가임 여성이 출산한 평균 출산아 수를 나타내는 출산율 추이를 보면 한국의 경우 1970 4.53명에서 15년 후인 1985 1.67명 수준까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 같은 출산율은 2006 1.13명 수준까지 떨어져 OECD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래 <도표1>에 나타난 것처럼 1970년대부터 출산율이 비교적 안정기에 접어들었던 일본이나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OECD 평균과 비교해도 훨씬 더 가파르게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다. 감소율 측면에서 유일하게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국가는 OECD 비회원국인 중국 정도이다.


<
도표1> OECD 인구증가 및 고령화 추이



()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OECD는 전체 또는 평균을 나타냄.


 

하지만 중국은 과거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국가 차원에서 매우 엄격한 산아제한 정책을 지속해왔으며 1990년대 이후 감소율이 크게 둔화돼 2006년 현재 1.78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출산율이 1990년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떨어져 최근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출산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인구 자연대체율 수준인 2.1명을 크게 밑돌고 있다. 한국의 출산율 감소 지속은 아이 출산과 보육에 관해 사회경제적 면에서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의 출산율 감소는 당연히 인구증가율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쟁 직후부터 인구증가율이 급증해 1950년대 후반~1960년대 초 3%대 증가율을 보였으나 1996년 이후에는 1% 아래로 떨어졌고 2009년 현재 0.29%에 머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19년부터는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특히 한국의 인구증가율은 경제가 성장하던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1% 선에서 안정세를 보였으나, 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전후로 다시 급감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대명사인 일본의 인구증가율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 자연대체율 수준의 출산율 유지와 지속적인 이민 유입 등으로 향후에도 안정적인 인구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정부는 2050년까지 5억 명까지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인구증가율 감소로 인해 고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2000년대 이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해 2009년 현재 12.9%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대로라면 노령인구 증가 속도는 2020년대 이후 훨씬 더 가속되어 일본을 능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2050년경에는 일본과 거의 맞먹는 수준의 노령인구 비율(38.2%)에 이르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경제활동(노동)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도 2005 19.1%에서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급속한 고령화와 노동인구의 고령화는 한편으로 심각한 노후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OECD 주요국별 공공연금 및 민간연금 지출 비율을 보면 GDP대비 한국의 연금 지출은 2007년 현재 매우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연금제도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시작된 것은 1999 IMF사태 직후부터이기 때문이다. OECD 선진국에 비해 매우 늦게 연금제도가 도입되었기 때문에 연금납부자는 많은 반면 연금지급 대상자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 연구소가 여러 차례 지적한 바와 같이 한국도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머지않아 본격적으로 연금수령자가 급증하기 시작하게 되면 연금재정 파탄 위험에 직면해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급격한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상태가 계속될 경우 이 같은 추세는 향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2020년대 이후 노령인구 급증에 따른 경제활력의 감소와 노후연금 및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및 복지관련 비용의 급증이 예상되며 그로 인해 재정파탄 및 각종 사회경제적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급속히 진행되는 저출산을 저지하고 고령화 추세에 걸맞은 교육, 주택, 노동, 보육 여건을 마련하는 한편 국민연금 개혁과 경제력에 걸맞은 사회안전망 구축 등 한국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이 시급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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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4. 20. 11:06

둘째를 낳고 싶어요


"셋째를 12년 후에 낳았습니다. 아주 예쁘지요. 그런데 그 예쁜 덕에 하루종일 힘들어요. 그저 밥먹고 자고 청소하는 것, 젖주고 목욕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후딱 지나가지요. 문화....없습니다. 그리고 돈도 많이 들더라구요. 노산이라 양수검사했거든요. 큰 돈 들었습니다. 산후조리원 갔다 왔습니다. 그것도 큰 돈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광명시는 축하 보조금도 아직 못준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은 지자제로 할 것이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예방접종 65000원 들었습니다. 보건소는 멀거든요. 신생아 데리고 가기 힘든 거리입니다. 도움도 직접적으로 통장으로 넣어주어야지. 유치원이나 보육시설에 준다면 비리가 있을 위험도 많고 혜택도 적습니다. 그야말로 도시로 집중되겠지요. 시골에서 누가 보육시설에 보내나요? 실질적이며 확실한 도움으로 지원해주시고 둘째부터 혜택을 주어야 합니다. 셋째 아무도 낳을 결심 못합니다. 둘은 많이 낳을 결심합니다. 둘째부터 많은 혜택을 주시고 국가적으로 해야 됩니다."(강정희 님의 글 '아이 셋 키우는 것 힘들어요. 정부도 같이 동참해 주세요')

지난해 총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간 뒤 미디어다음이 연 토론방에는 단 하루만에 800여명이 글을 남길 정도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은 둘째, 셋째를 키울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다거나 육아 보조 등 출산 및 육아와 관련된 정책이 미비한 점을 저출산의 이유로 많이 꼽았습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산 및 육아 지원정책이 거의 없거나 있어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불임부부나 조산아들을 위한 의료보험 혜택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글도 있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생겨나는 엄청난 사교육비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등을 부담하느라 상대적으로 육아부담이 커진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또 결혼이나 출산을 이유로 여성의 능력을 폄하하고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기업들이 출산율 저하의 한 원인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분도 있었습니다. 출산 및 육아를 전적으로 여성의 책임으로 돌리는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가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한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사람 귀한 줄을 몰라서 우리 사회가 아직 육아정책이 뒤져있다"며 "계속 아이를 낳지 않아서 사람 귀한 줄 알게 하자"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가운데 네티즌들의 추천을 많이 받은 글들을 소개합니다.
엘리사벳(sessa***) : 전 맞벌이인데.집안일..육아 모두 해야하는게 넘 힘들어요.
지나가는멍멍이(azumm***) : 나라에서 지원을....특히 불임부부와 조산아들에게...
상습 도박꾼!(kiesd***) : 미혼 남녀가 늘어가는 이유 또한 다르지 않네요.
오늘의커피(christin***) : 결혼하기도, 아기 낳기도..
푸른 빛(syn***) : 인구가 팍팍 줄어서 사람 귀한 줄 아는 사회가 되었으면
jykim(jyk4***) : 심지어 전문직 여성까지도
dudndudn(sophie***) : 공무원들 수박 겉핥기식 정책아닌가요?
레드(game_g***) : 아 그리고 한가지 더..
다두전자(dadu***) : 아이.. 정말로 낳고싶습니다
하늘 가득히(east***) : 예쁜 딸을 낳았습니다..
by 선대인 2008. 9. 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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