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앞으로 한 동안 시간 되는 대로 <대한민국 세금의 비밀>을 이 곳에 연재하려 합니다. 이번 연말정산 파동 과정에서 이른바 보수언론, 진보언로 가리지 않고 관련 보도에 너무 문제가 많아서 저라도 이 곳에서 제대로 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오늘은 2008년 감세정책 이래로 근로소득세, 법인세, 종합소득세의 실효세율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림1>에서는 보는 것처럼 2008년 대비 2013년 실효세율(명목세율에서 각종 비과세감면공제 혜택 등을 제하고 실제로 내는 세금의 비율)은 근로소득세가 0.87%포인트, 법인세는 5.04%포인트, 종합소득세 역시 5.04%포인트(잘못 쓴 게 아니고 우연히도 법인세 인하폭과 같네요^^) 줄어들었습니다. 자, 여러분이 감세정책의 효과를 시정하고자 한다면 어디부터 손대겠습니까? 근로소득세일까요? 법인세나 종합소득세일까요?
<그림1>
주) 국세통계연보 2009년, 2014년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그리고 <그림2>에서 보듯이 소득계층별로 나눠보면 감세정책 이후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의 실효세율은 전 소득계층에서 비교적 골고루 낮아졌고, 초고소득층 구간에서는 오히려 실효세율이 높아졌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문제가 있겠지만, 큰 흐름에서 볼 때 근로소득세의 세부담 형평성이 악화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정말 세부담 형평성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건 법인세지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초대기업들일수록 오히려 실효세율이 낮고, 감소폭도 오히려 커졌으니까요.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외에 다른 세목들과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만, 근로소득세는 그나마 세목 안에서의 수직적 형평성도 대체로 잘 달성돼 있는 편이고, 감세정책 이후로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기 위해서 먼저 손대야 할 법인세나 종합소득세 등은 놔두고 이 난리를 쳐가며 근로소득세를 손대는 것이 우선일까요? 설사 더 좋게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먼저 바로잡아야 할 세목들을 먼저 바로잡거나 적어도 전체적으로 함께 병행해야 이번에 연말정산에서 토해내게 된 근로소득자들에게 납득이 되지 않을까요?
<그림2>
주) 국세통계연보 2009년, 2014년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