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한 케이블TV의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최근 전세가 상승과 정부 대책을 주제로 약 1시간 분량으로 토론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안 나갔을 텐데 최근 전세 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인 문제 파악과 진단부터

워낙 잘못돼 있어 이를 좀 바로잡기 위해 나갔습니다.

그런데 토론의 구성부터 잘못된 언론보도에 바탕한 내용으로 진행되니

짧은 시간에 기본적인 인식부터 바로잡느라고 꽤나 애먹었습니다.

어쨌거나 어제 토론 끝나고 상대 토론자분이 맥주나 한 잔 하자고 해서

근처 치킨집을 찾았습니다.

그 분은 건설 관련 민간 연구소의 대표를 지내시는 분이었는데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꽤 소탈한 분이더군요.

그리고 그 분은 하는 일 때문에 건설업계나

부동산 정보업계의 지금 돌아가는 현실을 잘 알고 있더군요.

대화중 기억나는 몇 토막만 말씀드립니다.

 

-지금 삼성물산에서도 임직원들한테 분양물량을 떠넘긴다.

전에는 집값이 오를 거라는 생각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 분양물량 떠안은 임직원들은 그럴 수 있을까.

삼성물산이 이 지경인데 다른 건설사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올해 9월부터 터지는 분양에 건설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회사의 명운을 걸다시피하고 있는 회사들도 여럿 된다.

이번 분양 실패하면 결국 망하는 길로 가야 하니까.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사들도 굶었고, 언론들도 잔뜩 굶었다.

그래서 최근 언론사의 선동 보도가 어느 때보다 난무하는 것 같다.

 

-결국 2,3년 후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이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할 것 같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정도만 빼고는 모두 안전하다고 장담 못한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몇 군데는 쓰러지는 곳이 나올 것 같다.

 

-지금 정부하는 정책이나 각종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면

우리는 미국식 폭락보다는 일본식 장기 침체로 갈 것 같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일본의 상황과 너무나 비슷하게 닮아간다.

 

-이런 판에 초고층 빌딩을 서울에만 서너 개씩 짓겠다니 말이 되느냐.

무슨 재주로 그런 초고층 빌딩들을 다 채운단 말인가.

 

-며칠 전 중앙일보에 내가 "3,4년 후까지 집값이 뛸 테니 지금 집을 사라"는 식으로 내가

코멘트한 것으로 보도됐다. 전화 인터뷰는 했지만,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

화가 났지만, 약자이다 보니 참았다.

 

-한국은행이 금리 안 내리고 몇 개월만 더 갔으면 아마

한국 부동산은 폭락했을 것이다.

 

-(이야기 말미에 '왜 이런 얘기를 공개적으로는 하지 않느냐'는 저의 질문에)

알지 않느냐. 건설 공기업이나 건설업체들 연구용역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건설업체들은 무조건 '집값이 올라간다'고 말해주기를 원한다.

그런 상황에서 대놓고 모두 말할 수는 없다.

건설업체들 대상 강연 등 면대면 모임에서는 이런 경고를 한다.

그러면 자기네들도 어느 정도는 모두 수긍한다.

 

이외에도 여러 얘기들이 있었습니다만 모두 옮길 수는 없습니다. 

이 분 말씀들어보면 왠지 제가 하는 말 같지 않나요?

특히 이번에 제가 새로 출간한 책의 일부 내용과 너무 비슷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번 책에서 그토록 언론 보도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는 이유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의견들이 공개적으로 잘 알려져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하고

부동산 광고 유치에 혈안이 된 신문들의 지면에는

근시안적인 선동보도만 난무하니 많은 분들이 그릇된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언론의 선동보도에 휘말리지 말기를 바랍니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0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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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6. 09:11

한국경제의 회복을 알리는 온갖 소식들이 지면과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주가는 2009년 초 900대의 저점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고 있다. 2009년 초까지 폭락 조짐을 보이던 부동산도 이제 폭락은커녕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등 폭을 키우고 있다. 경상수지는 사상 최고의 흑자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급기야는 한국이 이번 세계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라 밖에서부터 나온다. 불과 2009년 초만 해도 백척간두의 위기감을 느꼈던 한국경제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A급 태풍 앞의 등불 같던 한국경제가 세계경제 회복을 선도한다니 낭보 중에 이런 낭보가 없다. 축하할 일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정말 한국경제는 그렇게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것일까. 이제 정말 안심해도 괜찮은 것일까. 불과 몇 개월 전까지 한국경제를 괴롭히던 모든 위기 상황은 종료된 것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은 한국경제는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의 경기 회복은 인위적인 저금리와 막대한 재정 투입 등으로 만들어진 자산시장 중심의 경기 회복일 뿐 지속가능하지 않다. 시중에는 실제 이상으로 한국경제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일반 서민들이 착각하게 하는 왜곡된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 엄호 아래 방송 진출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의 장밋빛 분칠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경기 회복의 신기루에 일반 서민들이 홀려 있을 때가 실은 가장 위험하다. 비유하자면, 현재 국면은 1세계 대공황 진행과정에서 1930년 봄과 비슷한 상황이다. 1929년 9월 폭락했던 미국 다우지수 주가는 1930년 봄이 되자 저점 대비 48%까지 상승했다. 당시 미국 후버 대통령은 공황의 종말을 선언했고 시장에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투기세력들의 작전에 혹해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매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1930년 4월 이후 다우지수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어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다. 물론 현재의 한국경제나 세계경제가 당시와 꼭 같은 길을 걸으리라는 것은 아니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반등한데 따른 경기 회복의 착시현상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기 위한 비유일 뿐이다.


멀리 볼 것 없이 한국의 2002년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2002년 카드빚 거품에 기대 한국경제가 6% 대의 GDP성장률을 기록했을 때 대부분 언론들은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 언론들도 한국경제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2003년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채 카드빚 거품이 터졌고 경제성장률은 2%대로 곤두박질쳤다. 현재의 한국경제 또한 부동산 버블 붕괴를 억지로 틀어막고 잠시 ‘막간 파티’를 즐기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한국경제는 왜 위험한 상황인가. 그것은 한국경제의 근본적인 위기 구조가 전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위기 구조의 핵심에는 바로 부동산 버블이 놓여 있다. 현재 세계경제의 위기 근저에도 부동산 버블이 놓여 있지만, 2008년 하반기 한국경제를 벼랑 끝 위기로 내몬 것도 부동산 버블이었다. 2000년대 들어 잔뜩 부풀어 오른 부동산 버블을 키우는 과정에서 가계 부채가 830조원까지 늘어났고, 이 가운데 315조원 이상이 부동산 담보 대출이다. 사실 중소기업 운영자금이나 가계 신용 대출 자금들 중 상당액이 부동산에 들어갔기 때문에 실제 부동산 관련 대출은 40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시중 금융기관들은 CD와 은행채를 남발하고, 단기 외화까지 무차별 차입해 부동산 시장에 펌프질을 했다. 그것이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시중 금리 상승과 원달러 환율 폭등으로 이어지며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대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권은 부동산 버블을 떠받치는 데 ‘올인’했다. 현 정권은 각종 주택 및 부동산 관련 공약을 통해 사실상 ‘집값을 올려주겠다’며 집권한 정권이었다. 그래서 현 정권의 핵심 집권 기반은 불과 5% 도 안 되는 다주택 투기자 등 부동산 부자 그룹이었다. 따라서 현 정부에게 부동산 버블 붕괴는 경제적인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권 출범 초기에 이미 현 정권의 도덕성과 실력이 바닥을 훤히 드러낸 마당에 집값마저 폭락하면 마지막 남은 지지층까지 이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정권에게 부동산 거품 부양은 모든 정책과 국정 운영의 이면에 숨은 최우선 국정과제였다. 전 세계가 부동산 거품 붕괴로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도 절대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꺼지면 안 된다는 식이었다.


현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과 경기 부양이라는 명목을 갖다 붙이며 노골적인 부동산 부양 총력전을 전개했다. 기준 금리 인하와 주택 대출 만기 연장, 각종 부동산 세금 감면, 대규모 건설토목 사업 발주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서라면 투기 조장책도 가리지 않았다.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재건축을 투기의 핵심 대상으로 밀겠다는 것을 사실상 선언하고, 인천 청라 분양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전매제한기간 완화와 양도세 감면 등을 통해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수요를 끌어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경제 위기를 핑계로 도저히 정상적 정부라면 해서는 안 되는 정책을 버젓이 감행한 것이다. 현 정부가 부동산 버블을 떠받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투입했거나 향후 투입하기로 한 돈이 어림잡아 300조~400조원에 이를 정도였다. 사실상 정부가 가장 강력한 부동산 투기조장세력이자, 최대의 이해관계자가 돼버린 것이다. 이렇게 현 정부의 무지막지한 부동산 부양책과 투기 조장책에 힘입어 부동산 가격은 서울 강남 3구의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구조적 측면에서 부동산 버블 붕괴는 단지 지연됐을 뿐이며, 물밑에서 버블 붕괴의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자.


우선, 정부는 부동산 폭락을 막는다는 핑계로 부동산 대출 규제를 풀어서 거품을 더 키워버렸다. 가뜩이나 둑이 넘쳐흐를 지경인데 둑 위에 고이는 물의 양을 늘려버린 것이다. 나중에 집값 거품이 빠진 뒤 다시 회복할 때 마중물로 쓰일 수 있었던 수요를 집값 거품 붕괴의 에너지를 더하는 방향으로 써버린 것이다. 가뜩이나 2000년대 부동산 투기 과정에서 미래의 주택 수요를 당겨 집값을 부풀렸는데, 조금 남아있던 주택수요마저 투기바람을 다시 불러일으켜 앞당겨 끌어다 써버린 것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버블 붕괴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의 1990년대 일본식 토건 부양책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공급이 지속돼 수요 대비 과도한 공급 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 취소나 정부의 미분양 매입 등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의 미분양 물량은 결코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 오히려 수도권의 공급 과잉은 2009년 말부터 본격화돼 미분양 사태를 장기화하게 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수도권 주택시장은 2015년경이면 약 36만호 이상의 아파트 과잉 공급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분양 물량의 만성적인 적체와 이로 인한 건설업체의 자금난으로 향후 2~3년 안에 건설업체들의 도산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체의 도산은 금융기관 부실 채권 증가로 이어져 향후 한국경제에 만성적인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말하면 기존 언론의 ‘공급 부족’ 타령에 젖어 있는 이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왜 집값이 오른다는데, 미분양물량은 잔뜩 쌓여 있고, 인천 청라 외에 전국에서 분양 성공하는 데가 한 군데도 없는지를. 언론에서는 주택 공급이 줄어 2~3년 후 집값 뛴다는 얘기밖에 없는데, 왜 2009년 하반기에 수도권 입주물량이 수년 내 최고 수준이며, 사상 최고 수준인 20만호가 한꺼번에 대규모 분양에 나서는지 말이다. 지금도 미분양이 넘치는데, 2009년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20만호가 과연 제대로 소화될 수 있을까.


왜곡된 ‘공급 부족론’의 결정판은 ‘공급이 줄어 전세값이 급등한다’는 보도일 것이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벌려놓은 뉴타운 개발 계획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전월세 물량이 줄어 전세값이 뛰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매매가와 연동하고 있는 현상일 뿐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커지고 있는 듯하게 느껴지는 것은 많은 이들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 수요로 전환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이는 일반 가계가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추가 집값 상승이 어렵다고 판단한데서 생겨난 현상이다. 이는 미국에서도 부동산 버블 붕괴 직전에 나타난 현상으로 오히려 부동산 버블 붕괴의 전조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경제 환경 또한 마찬가지다.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에 자원을 낭비하는 바람에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은 한 단계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각종 정부 및 민간 연구기관들이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것을 경고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을 억지로 지탱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일자리는 줄어들고 ‘알바’일자리만 양산되고 있어 가계의 평균적인 소득 기반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뒷일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현 정부의 무모한 감세정책 및 재정 남용으로 재정 고갈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인구 감소 속도는 매년 더 빨라지고 있고, 수도권 인구 유입도 점점 한계에 이르고 있다. 부동산 투기선동가들과 엉터리 언론 보도와는 다르게 수도권의 실수요 기반이 양적, 질적 측면에서 빠른 속도로 약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정책수단을 일찌감치 소진해버려 부동산 버블이 다시 붕괴하기 시작하면 제대로 손쓸 여력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 돼버렸다. 


이밖에도 더 이상 떨어질 바닥이 없는 금리는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물론 부동산 부양에 사활을 건 현 정권이 다른 나라에 앞서 선제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시중금리는 기준금리와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2008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미 국공채 금리에 이어 은행채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회사채 금리 등이 일제히 바닥을 친 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가계 부채의 거치기간과 일시상환 만기를 연장한 덕에 당장 부동산 투매는 막았지만, 가계들의 원리금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더구나 시중은행들이 급감한 순이자마진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바람에 신규 주택 대출자와 대환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향후 금리가 오르면 매우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뿐이 아니다. 여기에서 일일이 다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부동산 버블 붕괴의 압력은 수면 아래에서 더욱 점증하고 있다. 사실은 필자가 지난해부터 대부분 경고했던 내용이다. 오히려 필자가 분석했던 구조적인 변수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뚜렷하고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부동산 거품과 그 거품에 편승한 과욕의 폐해가 어떠한지는 지금 전 세계가 목도하고 있다. 이제 전 세계의 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시기이고, 우리도 피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큰 충격이 있겠지만, 한국경제가 정상궤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하는 충격이다. 근본적 수술을 통해 부동산 거품이라는 악성 종양을 떼 내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현 정권은 자신들 임기 내에 거품 붕괴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다음 정권에 폭탄을 떠넘기려는 속셈으로 근본 수술을 미루고 있다. 오히려 악성 종양을 더욱 키우고 있다. 선량한 국민들을 선동해 부동산 투기판을 더욱 키우려 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와 이와 연관된 건설경기를 띄우기 위해 한국 경제 전체를 희생하고 있다. 말끝마다 ‘시장원리’를 외치는 정권이 하는 짓마다 시장의 정상적인 조정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 그동안 땅값, 집값이 너무 높았고 사람값은 똥값이었으므로 이제 사람값을 높이고 땅값, 집값은 낮추는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정부는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언제까지 무능과 무지로 점철된 정부 관료들과 정치적 탐욕에 이끌린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실패 때문에 국민들이 투기꾼들의 노리개가 돼야 한단 말인가. 그러는 사이 한국 경제는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말이다. 공동체의 경제적 기반과 공동체 구성원간의 연대가 무너지면 그 사회의 구성원인 개개인이 행복하기란 어렵다. 이제라도 한국 경제의 파탄은 피하면서도 부동산 거품을 빼고 우리 모두가 집단 바보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유주택자와 무주택자간의 계급투쟁을 마무리 짓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게임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0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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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5. 06:19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약 1년 만에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을 며칠 전 출간했습니다.

이번 책은 두 권으로 나오는데 2권 <서민경제의 미래편>은

이달 말쯤 나올 예정입니다.

다행히 시중 배포 첫날부터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셔서

매우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배포 첫날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 경제경영 부문 12위에 올랐는데,

사전 홍보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출발을 보인데는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의 

성원도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짧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언론의 선동보도나 건설족들의 정보 조작으로

많은 분들이 현실을 잘 모르고 계시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끝물임이 분명합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재건축 단지들을 제외하고는

집값이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금의 호가 거품이 다시 한 번 꺾이면 집값은 다시

오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도 2008년부터 내리 굶은 건설사와 언론사들이

한통속이 되어 올해 하반기 사상 최고 수준의

수도권 분양을 앞두고 악질적인 선동보도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도권 분양에 실패하면 건설사들 중에는 사실상

망하는 길로 가야하는 곳이 많고, 언론사들 또한 이번

분양시장에서 광고를 먹지 못하면 지탱하기 어려운 곳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언론사들의 선동보도가 늘 문제였지만,

지금처럼 그 정도가 심한 적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전 최후의 발악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특히 조중동이나 한경, 매경 등도 문제지만 부동산 광고 유치에 혈안이 된

아시아경제, 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등 사실

신문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의 보도가 자극적인 제목으로

인터넷 포털에 게재돼 많은 사람들의 눈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이런 군소 경제신문들의 보도는 거의 날조나 조작에 가까운 수준이므로

절대 참고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이번에 밤을 지새워가며 책을 쓴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지금의 반등세가 지속가능하다면 굳이 제가 책을 쓸 이유가 없지만,

지금은 사실상 마지막 폭탄 돌리기 국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가계가 언론의 선동보도에 속아 넘어가면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아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또 다시 경고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번 책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책은 결코

제 개인 차원의 책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부와 언론, 건설업체들이 함께 쏟아내는 조작된 정보를

일반인들이 꿰뚫어볼 수 있는 논리적 무기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습니다.

더 나아가 집값 거품을 빼고 한국 경제를 제대로 된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반석 위에 올리는 데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 언론 보도를 매우 신랄하게 비판했기 때문에

초기에 상당수 언론들의 보도가 매우 소극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공간에서 풀뿌리 시민들의 격려와 성원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제게 보내주신 격려와 성원에 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성원, 조언과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제 블로그를 찾는 많은 분들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09년 9월 5일 새벽

 

케네디언 삼가 올림

   


by 선대인 2009. 9. 5. 06:07

올 들어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호가 위주로 반등하면서 많은 이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반등세는 도를 넘는 부동산 부양책과 일부 언론의 선동보도에 따른 측면이 크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많은 무주택 서민들의 불안감이 또 다시 커지고 있다. 또한 다른 대부분 국가에서 부동산 버블이 해소되는 와중에 한국에서만 부동산 거품이 다시 부풀고 있어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 경제에 더 큰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현 국면은 매우 위험하다.


사실 현재의 집값 반등은 언제든지 재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기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반등은 부동산 버블 붕괴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라고 본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의 진행과정을 큰 틀에서 생각해보면 왜 그런지를 감 잡을 수 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2001~2003년의 1차 폭등, 2005~2006년의 2차 폭등을 거치면서 크게 부풀어 올랐다. 특히 2006년 하반기의 집값 폭등은 거의 광풍 수준이었다. 당시 거의 모든 수도권 사람들이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집값은 2006년 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2007년 초부터 서울 강남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서는 거래가 끊어지면서 실거래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재미를 보기 힘들어진 투기 세력들은 2007년부터 서울 강북의 일부 지역과 인천, 경기 외곽 지역으로 투기 대상을 옮겨갔다. 그조차도 시들해질 무렵 2008년 초 ‘노도강’ 등 강북 3구와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또 한 번 투기 불꽃을 태웠다. 그러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급락세를 탔다가 2009년 4월 이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집값 상승 지역의 범위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1차 폭등기까지는 전국 집값이 함께 상승했지만, 2005~2006년의 2차 폭등기에는 수도권 지역만 폭등했다. 또 2007년 이후에는 집값 상승이 수도권의 외곽 지역들로, 2008년 초에는 서울 강북 3구 등 뉴타운 지역으로 축소됐다. 2009년의 반등기에는 재건축이 집중된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 3구와 경기도 과천 등에 집값 반등세가 집중되고 있다. 언론의 왜곡 과장 보도로 수도권 전 지역에서 엄청난 집값 상승세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이다. 집값 상승의 폭과 거래량, 매도-매수세 동향, 거래동향, 국토부 실거래가 추이 등을 종합해보면 2006년 이후 집값 상승 움직임이 나타날 때마다 전반적인 집값 상승 에너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또한 이 같은 투기 선동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역에서 집값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여전히 2006년 말 고점 대비 상당히 하락한 상태다. 서울 강남구를 사례로 보자. 강남 재건축 대상인 개포동과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압구정동은 투기적 수요로 인해 거의 과거 고점수준까지 단기 급등한 게 사실이다. 정부가 각종 재건축 규제 완화라는 명분 아래 공공연히 핵심 투기 대상으로 밀었기에 어찌 보면 무리도 아니다. 그러나 실거래가 기준으로 대치동과 도곡동의 주상복합아파트, 삼성동, 역삼동, 수서동, 일원동, 청담동 등은 과거 고점대비 여전히 큰 폭 하락한 상태에 있다.


예컨대 도곡동 도곡렉슬의 135㎡형의 경우 2006년 말 28.8억원에서 올 7월 현재 20.4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런가 하면 도곡동의 타워팰리스I 165㎡형의 경우에도 2007년 33.4억원에서 올 7월 현재 21.8억원으로 떨어져 있다. 도곡동의 삼성래미안 역시 123㎡의 경우 2007년 18억원에서 올 초 13.3억원까지 떨어졌다가 7월 현재 15.4억원으로 다소 반등한 정도다. 그런가 하면 삼성동 아이파크는 워낙 고가여서 아예 거래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196㎡의 경우 2008년 57억원이던 것이 거래가 거의 끊어졌다가 올 5월에 44억원에 거래가 있었다. 역삼동 e편한세상은 2006년 11.8억원에서 올 초 8.5억원까지 떨어졌다가 7월 현재 9.8억원으로 다소 반등한 정도다. 역삼래미안 역시 81㎡의 경우 2006년 11.8억원에서 2009년 초 8.5억원까지 떨어졌다가 9.4억원으로 반등한 정도다.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강남구 주요 아파트단지의 실거래가 변동을 요약해보면, 고점대비 지난해 말~올 초에 평균 -28%까지 떨어졌다가 올 7월 현재 -13.2% 하락한 상태까지 반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 정부가 온갖 투기 조장책을 쏟아내고 상당수 언론들의 투기 선동보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투기 1번지’라고 하는 강남구의 실거래가가 이 정도 상황이다.


          

경기도 분당이나 용인, 일산 등지의 실거래가는 고점 대비 훨씬 더 낮은 수준에 있다. 이들 지역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2006년 말 고점 대비 약 30~40%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7월까지 저점에서 5~10% 정도 반등한 정도에 그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호가 위주로 작성되는 국민은행 가격지수와 사설 정보업체들의 가격 지수와는 현격한 괴리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이 같은 사실을 두고 역으로 아직 2006년말 고점 수준까지 더 뛸 여력이 있으니 빨리 사라고 선동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 연구소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이미 서울지역 다주택 투기자의 평균 보유 주택 수는 평균 4채를 넘는다. 수도권의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다주택 투기자들조차 여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의 거래량이 지난해 말~올 초의 극심한 침체 양상은 벗어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2006년 거래량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점에서도 드러난다. 거래가 침체됐던 지난해 대비로도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도 거래량의 상당 부분은 신규 입주물량으로 기존 주택 거래는 여전히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이 짧은 지면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지방은 말할 것도 없고 이미 인천과 경기도 남부 축까지 확연한 공급 과잉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상당수 언론에서는 마지막 남은 투기적 가수요가 준동해 일어난 매매가와 전세가의 반등을 두고 마치 공급 부족 때문인 것처럼 눈속임하고 있다. 정말 공급 부족 때문이라면 왜 올 하반기 수도권에 사상 최고 수준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2~3년 후 입주물량으로 돌아올 분양물량 또한 사상 최대 수준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대대적인 투기 선동에도 불구하고 이번 집값 반등은 1~2년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칸 마련이 목표인 실수요자라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기 바란다. 이번 반등세가 멈추면 2007년 초 이후 수도권에서 거래가 끊어지면서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서 가격이 하락하던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집필해온 ‘위험한 경제학 1권-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가제)편’은 9월 20일경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의 성원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http://twitter.com/kennedian3


by 선대인 2009. 9. 4. 09:06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오르자 상당수 언론에서는 이 또한 주택 공급이 부족해 전세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 물론 뉴타운이나 재개발 재건축 사업 등이 진행되면서 기존주택이 철거되고 이주민이 발생해 국지적으로 전월세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2009년 상반기 입주 물량이 2008년 상반기나 하반기에 비해 줄어들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경우 2008년 하반기 송파구 잠실 재건축 단지들이 대규모로 입주한 뒤 전세 물량이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전세가가 상승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같은 수급 상황이 전세가가 오르고 있는 근원인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다
 

아래 <도표1>을 보더라도 최근의 전세 가격 상승세가 주택 수급의 영향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는 것이 무리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뉴타운 사업으로 인한 멸실주택 수는 20071.7만호, 20083.23만호, 20092.74만호로 추정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뉴타운 사업이 당초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09년의 멸실주택 추정치가 이보다 더 많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2009년의 멸실주택 추정치는 2008년 멸실주택 수보다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2008년 전세가가 떨어졌다가 2009 년 들어 전세가가 오른 것이 단순히 멸실 주택의 증가 때문이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도표1> 서울 및 수도권 주택수급 현황

 

()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물론 2009년 상반기 서울의 주택 입주물량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9년 상반기 수도권 입주물량은 5.5만호로 2008년 상반기 6.4만호보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현재의 전세가 상승을 불러올 만큼 대폭적인 감소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1년 동안에만 약 19.5만호 가량의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연간 주택공급 규모가 줄고 있다는 주장도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서울 권역별로 전세가격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자. <도표2>에 따르면 2008년 대비 2009년에 멸실 주택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남권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절대적인 수치로 볼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동북권과 서북권의 주택멸실 수가 가장 많다. 주택 철거가 일어나면 약 70% 가량의 원주민들이 해당 구나 인접 구로 이주하기 때문에 주택 철거에 따른 주택공급 부족과 이주수요 증가로 인한 전세가격 상승은 서남권 및 동북궈, 서북권의 전세 가격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야 한다.

하지만 서울의 권역별 전세가격을 대표하는 4개 구의 전세가격 변화 그래프를 보여주는 <도표2>를 살펴보면 이 같은 흐름을 찾아보기 어렵다. 각 권역을 대표하는 4개 구의 전세가격을 도표로 나타냈는데, 올 들어 전반적인 권역별 추이는 이들 4개구의 전세가 추이와 비슷하다. 이를 보면 주택 멸실이 가장 많이 늘어난 서남권의 구로구 전세가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또 뉴타운 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동북권의 도봉구나 서북권의 은평구 전세가도 미미한 오름세에 그치고 있다. 반면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 4구를 대표하는 서초구의 전세가가 다소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을 뿐이다.

 

<도표2> 서울 권역별 대표 지역의 전세가 추이


 

() 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사실 이 같은 전세가 추이는 서울 각 구별 아파트 매매가 추이와 거의 비슷한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 한 마디로 전세가격이 매매가에 연동돼 같이 움직이고 있는 것일 뿐 주택 수급 때문에 변동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서울의 매매가는 2008 12월까지 소형, 중형, 대형 순으로 올랐고,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 순으로 반등하고 있다. 2006년까지 주택 가격이 폭등한 뒤 가계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중대형 평형보다는 소형 평형 위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올 들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소형 위주로 집값이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서울의 전세가도 2008 12월까지는 소형, 중형, 대형 순으로 올랐다. 그런데 2009 1월부터는 서울의 전세가가 중형, 대형, 소형 순으로 오르고 있다. 이는 주택 구매와 전세 거래의 기로에서 주택 구매를 포기하거나 주택을 매도한 사람들이 전세를 살되 집 살 돈으로 차라리 전세를 넓혀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당연시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전세 가격의 상승이 뉴타운 사업 본격화에 따른 멸실주택 증가와 신규 주택 공급 부족 때문이며, 이 때문에 향후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식의 선동보도를 일삼는 것은 엉터리 언론과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이 만들어낸 기만일 뿐 현실과는 큰 괴리가 있다.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집필해온 ‘위험한 경제학 1권-부동산의 비밀편’이 드디어(?) 출간됐습니다.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가제)편’은 9월 20일경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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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3. 09:27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오르자 상당수 언론에서는 이 또한 주택 공급이 부족해 전세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 물론 뉴타운이나 재개발 재건축 사업 등이 진행되면서 기존주택이 철거되고 이주민이 발생해 국지적으로 전월세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2009년 상반기 입주 물량이 2008년 상반기나 하반기에 비해 줄어들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경우 2008년 하반기 송파구 잠실 재건축 단지들이 대규모로 입주한 뒤 전세 물량이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전세가가 상승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같은 수급 상황이 전세가가 오르고 있는 근원인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다
 

아래 <도표1>을 보더라도 최근의 전세 가격 상승세가 주택 수급의 영향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는 것이 무리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뉴타운 사업으로 인한 멸실주택 수는 20071.7만호, 20083.23만호, 20092.74만호로 추정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뉴타운 사업이 당초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09년의 멸실주택 추정치가 이보다 더 많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2009년의 멸실주택 추정치는 2008년 멸실주택 수보다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2008년 전세가가 떨어졌다가 2009 년 들어 전세가가 오른 것이 단순히 멸실 주택의 증가 때문이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도표1> 서울 및 수도권 주택수급 현황

 

()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물론 2009년 상반기 서울의 주택 입주물량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9년 상반기 수도권 입주물량은 5.5만호로 2008년 상반기 6.4만호보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현재의 전세가 상승을 불러올 만큼 대폭적인 감소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1년 동안에만 약 19.5만호 가량의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연간 주택공급 규모가 줄고 있다는 주장도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서울 권역별로 전세가격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자. <도표2>에 따르면 2008년 대비 2009년에 멸실 주택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남권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절대적인 수치로 볼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동북권과 서북권의 주택멸실 수가 가장 많다. 주택 철거가 일어나면 약 70% 가량의 원주민들이 해당 구나 인접 구로 이주하기 때문에 주택 철거에 따른 주택공급 부족과 이주수요 증가로 인한 전세가격 상승은 서남권 및 동북궈, 서북권의 전세 가격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야 한다.

하지만 서울의 권역별 전세가격을 대표하는 4개 구의 전세가격 변화 그래프를 보여주는 <도표2>를 살펴보면 이 같은 흐름을 찾아보기 어렵다. 각 권역을 대표하는 4개 구의 전세가격을 도표로 나타냈는데, 올 들어 전반적인 권역별 추이는 이들 4개구의 전세가 추이와 비슷하다. 이를 보면 주택 멸실이 가장 많이 늘어난 서남권의 구로구 전세가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또 뉴타운 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동북권의 도봉구나 서북권의 은평구 전세가도 미미한 오름세에 그치고 있다. 반면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 4구를 대표하는 서초구의 전세가가 다소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을 뿐이다.

 

<도표2> 서울 권역별 대표 지역의 전세가 추이


 

() 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사실 이 같은 전세가 추이는 서울 각 구별 아파트 매매가 추이와 거의 비슷한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 한 마디로 전세가격이 매매가에 연동돼 같이 움직이고 있는 것일 뿐 주택 수급 때문에 변동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서울의 매매가는 2008 12월까지 소형, 중형, 대형 순으로 올랐고,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 순으로 반등하고 있다. 2006년까지 주택 가격이 폭등한 뒤 가계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중대형 평형보다는 소형 평형 위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올 들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소형 위주로 집값이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서울의 전세가도 2008 12월까지는 소형, 중형, 대형 순으로 올랐다. 그런데 2009 1월부터는 서울의 전세가가 중형, 대형, 소형 순으로 오르고 있다. 이는 주택 구매와 전세 거래의 기로에서 주택 구매를 포기하거나 주택을 매도한 사람들이 전세를 살되 집 살 돈으로 차라리 전세를 넓혀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당연시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전세 가격의 상승이 뉴타운 사업 본격화에 따른 멸실주택 증가와 신규 주택 공급 부족 때문이며, 이 때문에 향후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식의 선동보도를 일삼는 것은 엉터리 언론과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이 만들어낸 기만일 뿐 현실과는 큰 괴리가 있다.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집필해온 ‘위험한 경제학 1권-부동산의 비밀편’이 드디어(?) 출간됐습니다.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가제)편’은 9월 20일경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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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2. 11:12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언론 너나 할 것 없이 앞뒤 안 가리고 사기를 치니 원래부터 투기가 횡행했던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과거 고점 수준까지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투기가 그리 심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실거래가 면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컨대 강남구의 경우 재건축 대상인 개포동과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압구정동은 투기적 수요로 인해 과거 고점수준까지 단기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투기가 있다고 떠들고 있는 대치동과 도곡동의 주상복합아파트, 삼성동, 역삼동, 수서동, 일원동, 청담동 등은 과거 고점대비 여전히 큰 폭 하락한 상태에 있습니다.


예컨대 도곡동 도곡렉슬의 135m2형의 경우 2006년 말 28.8억원에서 올 7월 현재 20.4억원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도곡동의 타워팰리스I의 165m2의 경우에도 2007년 33.4억원에서 올 7월 현재 21.8억원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도곡동의 삼성래미안 역시 123m2의 경우 2007년 18억원에서 올 초 13.3억원까지 떨어졌다가 7월 현재 15.4억원으로 다소 반등한 정도입니다. 그런가 하면 삼성동 아이파크는 워낙 고가여서 아예 거래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196m2의 경우 2008년 57억원이던 것이 올 5월에 44억원에 거래가 있었습니다. 역삼동 e편한세상은 2006년 11.8억원에서 올 초 8.5억원까지 떨어졌다가 7월 현재 9.8억원으로 다소 반등한 정도입니다. 역삼래미안 역시 81m2의 경우 2006년 11.8억원에서 2009년 초 8.5억원까지 떨어졌다가 9.4억원으로 반등한 정도입니다.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강남구 주요 아파트단지의 실거래가격 변동을 요약해보면 고점대비 작년 연말~올 연초에 평균 -28%까지 떨어졌다가 올 7월 현재 -13.2% 하락한 상태까지 다소 반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정부가 온갖 투기조장 정책을 쏟아내고 이렇게 언론들이 삐끼질까지 해대는데도 대한민국 부동산투기 1번지라고 하는 강남구의 실거래가 상황이 이런 정도인 것입니다. 그러니 다른 지역은 굳이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대한민국 부동산투기 1번지라고 하는 강남구가 왜 이런 정도에 불과하겠습니까? 이미 우리 연구소포럼의 ‘연구소한담’란에 올린 글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투기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끌어댈 수 있는 은행 빚을 다 끌어대서 투기를 해버려서 더 이상 투기할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지역 아파트 다주택 투기자의 평균 보유수가 4채를 넘을 정도로 실수요 거래가 아닌 투기적 가수요 거래가 판을 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미 물릴 대로 물려 버려서 투기하라고 해도 더 이상 투기를 할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건설업체들이 아무리 신규분양을 하려고 삐끼질을 해대도 미분양이 쏟아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 것입니다. 투기할 수 있는 돈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미 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전국 주요 도시마다 빈 아파트가 넘쳐나는 유령도시가 생겨나고 있는 까닭이 왜이겠습니까?


암과 같이 중병에 걸린 사람은 진실을 외면하려고 합니다.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현실을 부정하려 한들 암이 치유되거나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암과 맞서 싸워야만 암을 치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암에 걸린 사람이 현실을 올바로 직시하지 않고 오히려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에게 와서 같이 암에 걸리라고 강짜를 놓고 있는 것입니다. 자식세대들에게까지도 암에 걸려야 한다고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그리고 건설업계와 언론들이 그런 짓거리를 해대고 있는 것입니다. 나라와 자식세대를 말아먹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데 우리 연구소가 가만히 앉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합니까? 절대로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저 역시 자식을 키우는 부모입니다. 부모 입장에서 제 자식들이 황당한 집값 때문에 평생을 집 문제를 암처럼 안고 살아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제 자식들에게만은 양질의 저렴한 주택에서 건강하고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우리 연구소가 포럼을 만들어서 자식세대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의 새 책이 곧 출간됩니다. 1,2권으로 나눠 9월중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하시는 내용에 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관심 가져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1. 09:11

 

 

시장경제에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선 흔히 잘 알고 있듯이 주택 수급에 따라 공급 대비 수요가 부족할 때 가격이 올라갑니다. 이때 가격이 올라가면 공급은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수요는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렉서스 자동차 공급 대비 수요가 늘면 렉서스 자동차 가격은 올라갈 것입니다. 하지만 렉서스 자동차가 아무리 좋다 한들 5000만원 하던 것이 1억원까지 오르면 수요는 줄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다시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균형가격을 이루게 됩니다. 이것은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지금 상황은 주택 가격이 한국의 일반적 가계 수준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급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살 사람은 거의 다 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아직도 마지막 남아 있는 사람들이 주택을 사고 있지만, 자기 소득으로 안 되니 금융권에서 돈을 왕창 빌려서 집을 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거래량이 부동산 폭등기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합니다. 사실 그 거래량도 저희 연구소가 전국 각지 상황을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신규 입주 물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기존 주택 거래는 2005~2006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투기(또는 투자)적 거래 때문에 나타납니다. 이 경우에는 가격은 투자수익률에 따라 오르내립니다. 투자수익률 관점에서 보면 수급 상황과 상관 없이 가격이 오르기도 합니다. 이른바 투기적 시장이 되는 것입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기의 집값이 바로 수급보다는 이 같은 투자수익률 관점에서 가수요가 생겨나 투기적 거래에 의해 가격이 상승한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는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오르면 가격이 추가로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해 오히려 투기적 가수요가 더 늘어나게 됩니다. 올해 들어서 벌어지는 상황도 정부가 재건축 단지들을 투기 대상으로 공공연히 밀고, 대출 규제 완화로 금융권에서 투기 판돈을 대도록 했기에 단기 저점에서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수요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실수요적인 성격도 적지 않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마지막 남은 투기적 가수요를 끌어당겨 쓰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런 후자의 현상을 두고 많은 분들이 전자의 가격 현상인 것처럼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언론의 선동보도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언론들은 앞서의 주택수급 상황만을 가지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그런 언론의 엉터리 주장에 넘어가서 공급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것은 주택 건설업체들이나 지금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각종 명분으로 공공주택사업을 비롯해 공공토건사업을 벌이는 정부가 원하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혀 그런 이해관계가 없는 분들조차 두 가지 가격현상에 대해 혼동하고, 단순히 주택수급 상황을 가지고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주택 수급으로 집값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장기적이고, 총량적 관점에서는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매우 일면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2010년대 주택공급이 과잉상태가 되고 장기 침체를 겪게 될 것으로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는 시장메커니즘에 따라 현재 떨어져야 하는 집값을 정부가 억지로 교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재 가격에서 형성된 수요에 비해 필요 이상의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결국 만성적인 주택공급 과잉으로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멍청한 짓을 과거 1990년대 일본이 했습니다. 우리도 똑 같이 그러한 길을 가야 합니까?

 

사실 이미 공급 과잉 현상은 지방과 대전 충남 등 중부권을 지나 인천과 경기도 남부축 등 수도권 외곽지역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아마도 2~3년 안에 수도권의 중심부까지 공급 과잉 현상이 진행될 것입니다. 현 정부의 주택 정책 방향이나 건설사와 언론의 착각 때문에라도 그렇게 갈 공산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무조건 매매용 주택을 많이 지으면 된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주택 공급은 선진국 수준에 이를 때까지 향후 어느 정도까지는 계속돼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택 공급의 방식과 시기, 주택공급의 유형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설명하고 여기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주택 가격의 상승 하강 패턴을 보더라도 집값이 단순히 주택 수급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주택 가격은 10~20년 정도의 사이클을 두고 파동을 그립니다. 거의 대부분 국가들이 그렇습니다. 주택보급률 수준과 상관 없이 집값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주택보급률이나 주택공급의 정도만으로 따지면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주택보급률 수치만 중요하다면 왜 지금보다 주택보급률이 훨씬 낮았던 1991~1998년까지 실질 집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거나 주택보급률이 이미 110%를 넘어선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 주택 버블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할 수 업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포럼에서도 분양주택(=매매용 주택) 공급만 많이 하면 집값이 떨어지게 돼 있으니 무조건 많이 지으면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또 미래로 같은 분은 아직 주택 공급이 모자라니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합니다. 물론 주택을 왕창 공급하면 집값은 언젠가는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얼마나 많은 사회경제적 자원을 낭비하게 되는 것입니까?

 

바람직한 경제정책은 1)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만드는데 기여해야 하고, 2)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하며, 3)기왕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최소의 비용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1~3번 모두의 관점에서 좌우 정권을 가리지 않고 실패의 연속이라는 점은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연구소는 국민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바람직한 정책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주택정책 방향을 계속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현재의 과도한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 정부의 엇박자 정책으로, 또는 박홍균님 방식대로 무조건 주택 공급 일변도로 집값을 떨어뜨리자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입니다.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각종 혁신도시네, 기업도시네, 산업단지네, 경제특별구역이네 각 지자체들이 새로운 도시를 추진하지만 결국 맨 먼저 하는 것은 거의 환상에 가까운 계획인구를 잡아놓고 거기에 맞춰 주택단지부터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계획했던 그런 특화 발전전략들은 전혀 구체화되거나 현실화되지 않는 상태에서 주택사업만 벌이는 꼴입니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지금 각 지방에서는 그렇게 새로 만든 주거단지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미분양, 미입주 물량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지금 각 지방에 계신분들은 인근에서 그런 사례 한두 가지쯤은 모두 아시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물론 주택 공급이 넘쳐나는 시점에서 가격은 시름시름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무식한 방법으로 집값이 떨어지게 해야 합니까?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아파트 단지 짓는데 그 막대한 돈을 쏟아 붓는 대신 그것을 정말 지방 중소기업과 벤처를 활성화하고 정말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제대로 쓰고 취약계층을 돕는데 제대로 쓴다면 그 효과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오히려 그렇게 아파트를 지어대면서 투기판을 만들기 때문에 투기가 준동하고, 많은 가계들이 빚을 쳐 바르고 있어서 내수침체에 빠지고 일자리가 줄고 우리 젊은이들이 결혼도 못하고 아이들을 못 낳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막대한 기회비용을 치르고 단기적으로는 집값 거품을 떠받치면서 장기적으로는 주택시장의 장기침체로 한국경제를 몰고 가야 합니까? 저는 저렴한 가격에 쾌적한 주거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란다고 일본의 경우처럼 10여년 동안 주택시장이 장기침체에 빠지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한국 주택시장이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경고하는 것도 그 같은 전철을 피하면서도 지금의 집값 거품을 빼는 길을 찾자는 뜻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지금 상반기에 집값이 오르는 것도 집이 부족해서 오른다고 언론에서 선동하며 합리화하는데, 단기적으로 그런 영향이 전혀 없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일 큰 변수는 결국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저금리,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의한 유동성 증가라고 봐야 합니다. 이미 현재 집값은 국민 소득수준에 비해 너무나 높기 때문에 세계 다른 나라들처럼 자산시장의 가격메커니즘에 자연스럽게 맡겨놓으면 집값은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투기를 조장하고 있으니 이제는 집값이 호가 위주이기는 하나 반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강부자들을 위해 집값 거품을 떠받치면서 한편에서는 그린벨트를 풀어 보금자리 주택을 왕창 짓겠다고 하니 웃기는 노릇이지요. 정치적으로는 강부자들과 무주택 서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시도이고, 현실적으로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에게 유동성을 계속 지원하는 명분일뿐입니다. 차라리 지금 건설업체들에게 막대한 토건부양책과 미분양 물량 매입 등을 통해 지원하지 않았다면 이미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내리고, 이것이 가격 하락을 이끌어 집값은 떨어졌을 것입니다. 이렇게 정말 집값을 내리는 방법은 쓰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도시계획적 고려도 없이 그린벨트를 풀고, 그렇지 않아도 과밀한 서울 및 수도권의 규모의 불경제 효과를 크게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비판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리고 집값을 현 상황에서 떨어뜨리고자 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유동성을 제어하고 집값이 과거처럼 오르기 어렵다는 것을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하면 투기적 가수요가 가라앉고 집값은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정말 지금의 집값이 자기 소득 수준에 맞아서 빚을 거의 내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대부분 집값이 더 오를까 봐 공포심에서, 또는 집값이 더 올라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탐욕에서 사는 것이지 얼마나 진정한 의미의 실수요자들이 많습니까? 따라서 현재 가격 현상을 볼 때 집값을 떨어뜨리는 최선의 방법은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라는 기대를 형성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저는 현 추세대로라면 2010년대에는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도 만성적인 공급 과잉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보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제 글을 통해 밝혔으니 구체적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현재는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다주택 투기자들이 수백만 채의 주택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올 상반기처럼 언론에서 집값이 오른다, 오른다 하니 빚에 쪼들리던 다주택 투기자들도 매물을 철회하고 있어서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에서 수급이 역전되는 것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이는 전세시장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고요.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본격적으로 붕괴하고 지금 예정된 수도권 주택 물량의 상당부분이 입주물량으로 쏟아지는 2~3년 후부터는 엄청난 공급 과잉 상태가 될 것임을 대부분 사람들이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다주택 투기자들도 중장기적으로는 집값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고소득층이고 정보력이 뛰어난 가계일수록 더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만나보는 고소득층들 가운데는 이미 그런 트렌드를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자산관리 자문을 해주는 사람들 스스로가 이제는 부동산은 한 물 같다고 거의 한결같이 이야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주택 투기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에 자기가 털고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는 가능하겠지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현재 국면은 강부자 정권인 현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인 다주택 투기자들이 빠져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국면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미련을 가지고, 여전히 빚을 잔뜩 인 채 여러 채를 소유하거나 새로 주택시장에 진입합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부동산 거품이 본격적으로 붕괴할 때가 되면 결국 부동산 덫에 물리고 제때 빠져 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과거 일본이나 현재의 미국에서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전적으로 주택공급 부족 때문에 지금의 집값이 뛰거나 전세가가 뛰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은 지금의 투기적 상황을 합리화해주는 측면이 훨씬 강합니다. 그러니 그런 언론의 선동보도에 너무 휘둘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솔직히 참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네요. 매번 레파토리를 바꿔가며 엉터리 보도들이 너무나 많이 쏟아지니 제가 일일이 모두 반박할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올 봄에 부동자금 800조원으로 얼마나 난리쳤습니까? 그랬던 언론이 이제는 왜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것일까요? 이후 제가 주장했듯이 가계 대출 때문에 부동산이 뛰는 것이라는 것을 대충 알게 됐기 때문 아닐까요? 그러더니 이제는 또 강남 사람들은 빚 없이 집 산다라는 엉터리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 또한 정부가 강남 3구의 대출규제를 풀지 않아서 그렇게 보일 뿐 결국 재건축 투자자의 대부분이 큰 빚을 진다는 것은 이미 드러났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1인가구 문제, 수도권 인구 유입 문제, 최근의 주택 공급 부족 논란 등 엉터리 보도와 주장은 끝이 없습니다.

 

그런 주장에 일말의 근거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 그런 주장을 하게 되는 근거들이 약간씩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근거들이 지나치게 과장되고 그것이 주택 구매 선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제가 그런 부분들에 대해 반박 위주로 글을 쓰다 보니 그런 부분은 마치 전혀 무시하거나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비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지 않다고 자신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그런 부분을 냉정하게 있는 현실 그대로, 그리고 논리적인 틀 안에서 보고 설명하려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저러나 참 어렵네요. 주택문제와 관련된 엉터리 주장은 수백, 수천군데서 쏟아지고 그런 주장들에 대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시각에서 제대로 설명하는 기관은 얼마 되지를 않으니 말입니다. 한국경제에서 건설업 비중이 크고, 그들의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니 생각하지만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결국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제대로 된 새로운 정치세력이 집권할 때에만 그 같은 엉터리 주장 또한 일정하게 사라지겠지요. 여러모로 어렵지만 저는 그러한 시기가 올 때까지 좌고우면하지 않고 계속 일로매진할 생각입니다. 우리 자식들이 부동산 거품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그리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틀안에서 자신들의 재능과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제가 조만간 <위험한 경제학: 부동산의 비밀편>을 출간합니다.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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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8. 28. 09:09

 이 글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 Lost in Seattle님께서 띄워주신 글입니다. 미국의 사례이지만,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시사점을 주는 좋은 글이라고 판단하여 아고라에도 소개합니다. 얼마 전 띄운 '미국서 보는 강남 불패론, 진실일까?(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716438)'와 '2007년 시애틀 vs 2009년 서울-부동산 심리 비교(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717401&RIGHT_DEBATE=R4)라는 글과 함께 참고바랍니다. Lost님의 다른 글들도 저희 연구소포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작년(2008년) 여름에 발표된 자료입니다.

 

미국의 주택소유자들에게

"당신의 집은 1년전에 비해 현재 가치가 어떻게 변했다고 생각하느냐?"

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조사했답니다.

 

2007년 2/4분기부터 2008년 2/4분기 까지의 자신의 집의 가격변화를 물은 것이지요.

다들 아시다시피,

미국의 집값은 2006년 여름부터 떨어지기 시작하여

2008년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줄곳 자유낙하하는 중이었습니다.

물론 지역별로 약간 상승한 곳도 없지는 않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는,

 

올랐다. - 40%

변함없다. - 22%

내렸다. - 38%

 

그런데, 실제 주택가치가 떨어진 주택의 비율은 77% 였습니다.

 

77% - 38% = 39% 즉, 현실과 생각과의 차이는 40% 가 됩니다.

 

결국,

 

두집 중의 한집은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산다는 말입니다.

언론에서 그렇게나 부동산 하락하고 있다고 방송을 하는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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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in Seattle님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국내 상황에 대해 제가 짤막한 코멘트를 붙이고자 합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착각이 훨씬 심합니다. 왜냐하면 사설 정보업체의 투기선동과 언론의 선동보도가

훨씬 더 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토부 실거래가보다 잠재적 매도자들의 호가는 조금만 오른다는 얘기가 나오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가 버립니다. 하지만 오른다고 그렇게 떠들어대는 수도권 중에서도 강남 3구와 강동구, 과천, 목동 등을 제외하면 국토부 실거래가와 사설 정보업체들의 가격지수와는 큰 괴리를 보입니다. 그런데 집을 가진 사람들은 사설 정보업체들의 호가 지수를 사실상 자신들 집의 가격이라고 생각하지요. 지금처럼 집값이 그나마 조금씩 오를 때는 그런 괴리가 덜 심하지만, 내릴 때는 가관입니다. 2008년말 국토해양부 실거래가로 30~40%떨어져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자신의 집값은 2006년말~2007년초의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착각했던 사람들이 상당히 많지요. 이처럼 고가에 산 자기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 처분하지 않는 '처분효과'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한 모양입니다.

참고로, 7월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에 비해 줄었다고 하는군요. 이마저도 5월부터 그동안 국토부가 거래량에 산입하지 않던 '적정 이하 가격' 거래량을 포함했는데도 줄었더군요.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2006년말 집값이 폭등한 뒤 2007년초부터 추격매수가 사라지면서 집값이 떨어지던 시기의 조짐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가격 반등세가 조금 더 연장되든 말든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마지막 폭탄 돌리기'라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9월초 '위험한 경제학'이라는 제목의 두 권짜리 책을 냅니다. 1권은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한 것입니다. 출간되면 꼭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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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8. 21. 17:19

 

본문에 앞서 이 땅의 민주화와 대북 평화 정착을 위해 헌신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탐욕과 공포의 게임>(지식노마드)이라는 책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S증권 리서치센터가 삼성전자에 대해 목표주가를 내릴 때는 가상의 투자자가 주식을 사고, 목표주가를 올릴 때는 주식을 파는 ‘청개구리 투자’를 합니다. 그 결과 2년 동안 S증권이 권하는대로 투자하면 본전치기 수준이었지만, 청개구리 투자는 23%의 수익을 본 것으로 나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하는군요. “전문가들의 예상 방식은 주가를 예로 들자면, 최근까지 올랐으면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예상하고 내렸으면 앞으로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추세추종 또는 모멘텀 올라타기”라고 말입니다.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 보도나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전망은 이해관계가 강하게 작용하는 탓도 있지만, 사실 눈앞의 현상만 보고 추세 추종을 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동산 시장의 근저에 놓인 구조를 봅니다. 그 구조를 보면 한국의 주택시장은 이제 끝물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상당 부분 지금까지 글로 남기기도 했지만, 그것을 모두 보여드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다만 큰 틀에서 생각해보면 왜 끝물인지 대충 감 잡을 수 있습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2001~2003년의 1차 폭등, 2005~2006년의 2차 폭등을 거친 뒤 서울 강남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들은 사실상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더 이상 재미를 보기 힘들어진 투기 세력들은 2007년부터 서울 강북지역과 인천, 경기 외곽 지역으로 투기 대상을 옮겨갑니다. 그조차도 시들해지다가 2008년초 도노강과 뉴타운을 중심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웁니다. 그러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급락세를 탔다가 올해 들어 반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사력을 다한 부동산 부양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반등기의 집값은 재건축 위주의 집값 상승입니다. 물론 재건축 집값 상승에 영향 받아 점차 호가 위주의 상승세를 나타내는 지역이 늘어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집값 상승의 폭과 거래량, 매도-매수세 동향, 거래동향, 실거래가 추이 등을 종합해보면 2006년 이후에는 집값 상승 움직임이 나타날 때마다 집값 상승 에너지가 갈수록 약해진다는 것입니다. 언론의 선동보도와 왜곡 과장 보도로 엄청난 집값 상승세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괴리가 있습니다.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지금 국민은행 가격지수 자료를 가지고 서울 강남지역 11개구의 아파트 가격 그래프를 그려보면 이미 2006년 고점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면 여전히 2006년 고점 대비 10~30% 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 괴리는 훨씬 더 커집니다. 이런 현상은 부동산 중개업소 등이 호가 거품을 억지로 유지하고 있지만, 이미 실제 거래가 기준으로는 계속 버블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물론 최근 들어 수도권에서 실거래가도 일정하게 반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소들 호가를 집계한 국민은행 가격지수나 사설 정보업체의 가격지수와는 크게 다릅니다. 심지어 지방의 경우에는 국민은행 가격지수는 오르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거래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현재와 같은 호가 거품은 절대 오래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것도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왜 집값이 오른다는데, 미분양물량은 쌓여 있고, 인천 청라 외에 전국에서 분양 성공하는데가 한 군데도 없는지를. 언론에서는 매일 주택 공급이 줄어 2~3년 후 집값 뛴다는 얘기밖에 없는데 왜 2009년 하반기에 수도권에서 사상 최고 수준인 20만호가 한꺼번에 대규모 분양에 나서는지를 말입니다. 지금도 미분양이 넘치는데, 2009년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20만호가 제대로 소화될 수 있겠는지를 생각해보세요. 이것이 대규모 미분양으로 남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이 부실 건설업체 증가와 금융권 부실 채권 증가로 이어져 향후 한국경제에 만성적인 위기를 가지고 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무리 언론사와 정부, 건설업체들이 합작해 서민들을 속이고 선동해봐야 이미 한국의 부동산 버블은 지탱하기 어려운 한계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개인적으로, 또는 우리 연구소 차원에서 분석하는 내용들을 여러분들에게 모두 공개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저희 연구소 사정 때문에 그럴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그런 연구 결과물들을 농축해 최대한 대중적 언어로 풀어서 전달할 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니 많은 분들이 그냥 여러 주장 중의 하나 정도로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우리 연구소처럼 올바른 방법론에 입각해 사심 없이 체계적인 조사와 분석을 하는 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조사 분석한 결과 부동산 버블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고, 오래지 않아 다시 고꾸라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어떤 분들이 너무 확신에 차서 이야기한다고 하는데, 제가 단순히 ‘강한 믿음’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단단한 사실들(hard facts)을 매일 매일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부동산 투기 선동에 휘둘리지 마시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시기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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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8. 20.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