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다녀와서 지난 주말 내내 쌓여있던 신문들을 읽었습니다. 특히 8.2부동산대책에 대해 꼼꼼히 살펴봤고요. 8.2대책과 관련해 관련해 할 말이 많지만, 시간 관계상 일단 짧게 몇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대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사실 대선 공약 내용이나 초기의 대응을 볼 때 문재인정부가 너무 미온적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사실 의도적으로 약간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6.19대책도 그런 우려를 강화했던 게 사실이고요. 그런데 8.2대책을 보니 적어도 다주택투기를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읽혔습니다.


물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례로, 왜 전국적으로 보편적인 규제의 틀을 만들지 않고 자꾸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규제를 만들어 이른바 '풍선효과'라는 규제 아비트라지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아쉽습니다. 하지만 김수현 사회수석의 설명대로 이번 대책은 급한 불을 끄는 대책이라고 이해하고 싶고, 그런 면에서는 효과가 확실한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을 보니 양도소득세 중과조치로 부동산 부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 버티게 할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습니다. 어차피 최근 주택거래량은 투기적 가수요가 들끓어 늘어난 측면이 강한데, 그만큼 거래가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할 겁니다. 거래가 위축되면서 재건축 등의 급등했던 가격은 하락할 것이고요. 그런 상태에서 부동산 부자라는 사람들이 주택을 붙들고 있어본들 무슨 이득이 있을까요?


특히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자산시장에서는 소수의 거래가 일어나 전체 자산의 가격이 결정되는 특성이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정말 돈 있는 부동산 자산가들이 집을 안 판다고 집값이 안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빚을 많이 내 집을 샀던 사람들부터 빚 부담을 이기지 못해 집을 팔게 되면 그게 바로 시장 가격을 형성하게 되는 겁니다. 아무리 자산가가 '20억에 집을 샀으니 20억이야'라고 생각하며 집을 붙들고 있어본들 사정이 급한 사람들이 파는 가격의 영향을 안 받을 도리가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언론에서 자꾸 '여윳돈 넘치는 강남 자산가'라는 식으로 포장해서 그렇지, 실제로는 순수하게 자기 돈으로 몇 채씩 사대는 강남 자산가 드뭅니다. 대부분은 어떤 식으로든 빚을 내고 그것도 전월세를 끼고 사는 식이죠. 그런 사람들이 최소한 과반수를 넘는 시장에서 강남 자산가들이 계속 버틸 수 있다? 버틸 수 있으면 버티라죠. 그래도 과도하게 부풀었던 집값은 빠질 겁니다.


그리고 보유세 강화가 이번 대책에서 빠진 것을 두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고 크게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저도 보유세 강화를 강하게 주장해온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소개한 김현철 경제보좌관의 인터뷰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저는 보유세 정책은 전반적인 조세 및 재정개혁의 틀 속에서 제시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유세가 투기에 강한 내성을 가지는 대책임에는 분명하지만, 그것은 불 끄는 대책이라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대책입니다. 단기 불끄기 대책의 성격이 강한 8.2대책에서 함께 나오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노무현정부 당시 종부세가 부동산 투기 대책의 하나로 프레이밍되면서 보유세의 당초 취지가 크게 훼손됐고, 기득권언론들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보유세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전략적으로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보유세 강화가 문재인정부의 분명한 지향 방향이라는 점은 언급해주길 바랍니다. 


8.2대책과 관련한 기득권언론들의 공격과 폄하도 쏟아져나오고 있네요. 많은 부분 예전에 거론하기도 했고, 글이 또 너무 길어질까봐 여기서는 간단히 두가지만 코멘트하겠습니다. 


1) 우선 공급부족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뛸 거라고? 최근 몇 년간 단군이래 사상 최대 물량이 공급된데 대한 걱정부터 하시지. 그리고 2014년 하반기부터 공급 증대 정책을 썼는데 왜 그 때부터 집값이 뜀박질하기 시작했는지부터 설명해 보시길.

2) 노무현정부 학습효과? 전에도 말했지만, 노무현정부가 제대로 된 투기억제책을 썼을 때는 그 때도 집값이 안정됐다. 다만 노무현정부가 부동산부양책으로 전환하거나 이명박의 뉴타운정책과 엇박자를 냈을 때 집값이 뛰었을 뿐. 그 때보다 주택시장의 집값 상승 압력이 현저히 낮아진 현재로서는 8.2대책 정도의 대책으로 집값은 충분히 잡힐 수 있다.


by 선대인 2017.08.07 10:38

혹시 놓치고 지나갈 페친, 트친님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공지합니다. 저희 연구소가 심혈을 기울여 기획하고 준비한 <미래의 기회 2017> 특강(7월 8,9일) 모집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양일권 기준 800석 모집에 750명이 신청해 이제 50석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신청기간이 오늘을 포함해 4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빠르게 매진될 가능성이 높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서둘러 주세요.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8285


참고로 <미래의 기회> 특강 시리즈는 2014년말에 처음 개최했다가 많은 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평에 힘입어 올해 4회째 개최하고 있는 연례 특강입니다. 급변하는 기술이 우리의 산업과 생활을 어떻게 바꾸는지, 그에 맞춰 사업과 일자리와 교육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정보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자부합니다. 데니스홍, 송길영, 이민화, 강정수 등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을 이 정도 수강료로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도 드물 겁니다. 특히 올해는 기술 변화의 흐름뿐만 아니라 그에 맞는 해법까지 모색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1년에 저희가 수십 차례 강연을 하지만 많은 분들이 들어보시라고 제가 따로 소개하는 특강은 이 특강뿐입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이 특강만큼은 들어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가 주최측이지만 자신있게 권합니다. 다들 여러 모로 바쁘겠지만 짬을 내 이번 주말에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by 선대인 2017.07.04 09:54

매일경제가 최근 집값 급등이 다주택투기 때문이라는 김현미 국토부장관의 인식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기사를 1,2,3면에 잔뜩 실었다.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 40명을 설문조사해 집값 급등은 풍부한 유동성과 공급 부족 때문이라고 1면 제목을 달고, 2면에는 "투기로 집값 급등" 10%뿐...시장선 정부 "헛다리" 우려 라는 제목을 달았다.


그런데 40명 명단(아래 이미지 참조)을 보니 송인호 KDI 연구원 등 몇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와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는 사람들이다. 원래부터 지금의 투기판이 너무나 정상적인 상황이며, 공급 부족 때문이니 건설업계가 더 공급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전문가이기 이전에 대부분 이해관계자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마치 객관적인 전문가들이 그렇게 진단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기득권언론이 이런 식으로 정부의 투기 억제 정책을 무력화하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기득권언론들은 계속 최근 집값 상승이 돈 많은 자산가들이나 실수요자들이 풍부하기 때문이고, 공급 부족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이런 언론들에 몇 가지만 물어보자. 

-그렇게 돈이 넘쳐나고 자산가나 실수요자들이 산다는데, 왜 강남 재건축 거래의 70% 이상이 부채를 끼고 이워지나. 여윳돈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데 왜 가계부채가 폭증하나. 스스로 투기나 투자 목적이 아니라는 사람들도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빚을 내서 집을 사고 있다면 이것은 가만 놔둬도 되나.

-주택공급 부족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거라면, 왜 강남에 재건축을 하게 하면 집값이 오르고 새로 분양물량이 쏟아지면 오르는 건가. 투기 억제책을 통해 왜 재건축을 어렵게 하면 집값이 내리고, 분양이 줄어들 때는 집값도 잠잠한가.

-주택공급 부족 때문이라면 왜 주택보급률이 서로 다른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집값이 연동해서 움직이는가. 왜 최근 몇 년간 주택보급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 제주도와 경북의 집값 상승률이 가장 많이 뛰었는가. 

-지난 10년간에도 주택 공급이 계속 일어나서 수백만호 이상이 더 공급되고 주택보급률이 꾸준히 오르는데도, 집값은 왜 계속 오르는가. 그리고 왜 주택이 공급돼도 주택소유율은 거의 오르지 않는가. 공급되는 주택의 대부분이 다주택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공급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런 몇 가지 질문에만 간단히 답해보길.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준다면, 당신들의 주택공급 부족론을 인정하겠다. 


*여담이지만, 일이 너무 많아지고 힘들어서 나꼽살을 몇 달간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사들을 보고 있자니 쉴 수 있겠나 싶은 생각이 다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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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7.06.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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