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환율이 급상승하면서 많은 이들이 불안해 하는 반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수출 신장에는 도움이 될 거라는 주장이 여전히 심심찮게 나온다. 하지만 그 같은 주장은 최근까지 진행된 원달러환율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소치라고 본다.

2014년 7월을 저점으로 최근까지 진행된 원달러 환율은 원화 약세라기보다는 달러강세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기 때문이다. 환율 급등은 미국 양적 완화 종료와 금리 인상 흐름 속에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한국 원화라는 거울에 비친 이미지에 가까웠다. 즉 이 기간에 원화뿐만 아니라 다른 거의 모든 국가들 화폐 가치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특히 이 기간 양적완화를 확대한 유로존의 유로화와 일본 엔화는 한국 원화 대비로도 더 약세를 보였다. 양상이 이렇다 보니 원달러환율이 뛴다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처럼 수출이 잘 된다는 정부나 상당수 언론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이미 지적한 바 있다. 이후 상황은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전개돼 왔고 미국의 꾸준한 금리 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향후 몇 년간도 큰 틀에서 그럴 것이다.

다른 수출 경쟁국들의 화폐 가치도 떨어지는 셈이니 (심지어 일본은 우리보더 더 가파른 약세) 미국이나 중국 등 수출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특별히 더 생길 리가 없다. 더구나 중국을 제외한 EU와 일본의 경우에는 원화가 해당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강세를 띤 셈이니 오히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더 악화된 셈이다. 대체로 미국 달러에 연동돼 강세를 띠어온 중국의 경우도 최근에는 위안화 가치 절하에 나선 상태인데다 자국내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자들이 급부상해 역시 한국 수출이 급감하게 된.

다만 같은 수출을 하더라도 원화 환산 수출실적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마저도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침체와 한국 주력산업의 위축으로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물론 최근 한 달 여 사이에 벌어진 원달러환율 상승은 외국인 단기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에 따른 측면이 크고 다른 주요국 화폐에 비해 약세를 띠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를 수출 증대보다는 위기의 징후로 읽는 것이 더 정확한 해석일 것이다.

어쨌거나 이미 재벌독식구조와 부동산 거품-가계부채 급증으로 내수가 죽은지 오래됐는데, 수출마저 이런 상태면 한국경제가 기댈 곳이 어딜까 하는 생각도 든다. 국내 언론들은 중국경제가 단기적으로는 붕괴할 것처럼 떠들지만, 오히려 구조개혁 과정의 성장통에 가까우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경제는 상대적 고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는 상당한 침체를 겪고 있지만, 중국은 수출과 건설-설비투자 중심의 경제구조를 내수와 서비스 위주 경제구조로 전환하면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일자리와 소득이 여전히 7~9% 대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도 이런 저런 실수를 많이 하지만 대체로 구조개혁이라는 과제만큼은 한국보다 훨씬 잘해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재벌 대기업 위주의 경제 운용과 부채를 동원한 부동산 거품을 계속 조장해왔다. 땜질식 처방, 언 발에 오줌누기식 처방을 계속해왔다. 그 결과 이제 재벌 대기업들의 성장도 한계에 이르렀고, 부동산은 사상 최대의 부채를 배경으로 현상적으로 잠깐 살아난 것처럼 보이는 단계에 왔다. 최경환부총리 등 당국자들은 "부동산시장을 살렸다"고 너스레를 떠는데, 실은 부동산시장을 억지로 살리려고 다른 모든 경제를 죽이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다른 모든 경제가 죽어가고, 집을 사줄 가계의 체력이 바닥나는데 부동산 거래가 지속될 수 있을까. 어제 쓴 글에서 설명했지만, 부동산 거래도 내년 초 정도를 고비로 내리막길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목이 따갑도록 얘기했지만, 땜질식 처방이 아닌 정책 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구조 개혁을 이제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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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9. 8. 10:52


이미 많은 보도가 이어졌지만, 건설업체들은 ‘사상 최대의 밀어내기 분양’을 실시하고 있다. <그림1>에서 보듯이 아파트 분양물량은 2011년 26.3만 가구에서 2014년에는 33.1만 가구로 늘었다. (참고로, <그림1>에 나타난 분양물량은 일정한 규모 이상의 분양물량만 집계한 것으로 소규모 분양물량들까지 포함하면 분양물량은 더 많을 것이다) 2014년의 분양 물량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이 극심했던 2007년을 제외하고는 사상 최고의 분양물량이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2014년보다 44% 가량 늘어난 47.6만 가구까지 분양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지역은 지난해 12만여 가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7.4만 가구를 올해 분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1>

 

주) 부동산114 및 국토교통부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건설업체의 분양물량이 수도권, 그 중에서도 경기지역에 몰려 있는 것은 건설업체들의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대부분 경기지역에 남아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그림1>의 아래 그래프에서 연도별 택지지정 물량을 보면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둔 2007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이 잠시 살아났던 2009~2010년의 택지지정 물량이 급증했다. 그리고 수도권 택지지정 물량의 거의 대부분이 경기도 물량임을 확인할 수 있다. 건설업체들은 이들 택지 물량의 상당수를 PF사업 대상지로 확보했지만,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확보하고 있던 PF 대상 택지들은 잠재적 부실자산으로 전락해있었다. 그런데 정부의 각종 세제 혜택과 대출 완화 정책 등에 힘입어 모처럼 신규 분양시장이 달아오르자 건설업체들이 이를 활용해 잠재부실 상태인 PF사업장을 털어내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전국 미분양 주택가구수는 올해 6월에 전월보다 21% 증가한 3만 4,068가구로 급증했다. 우리 연구소가 연초 발간한 <주택시장전망보고서>에서 경고한 그대로다. 특히 앞서 설명한 대로 분양물량이 쏟아진 경기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급증했다. 특히 건설업체들이 물량공세에 나섰던 경기도 광주와 시흥, 용인 등이 미분양 주택 증가를 주도했다. 7월 미분양 주택수는 6월보다 소폭 감소한 3만 3,177가구를 기록했지만, 이는 건설업체들이 공급과잉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미분양 물량을 신고하지 않거나 축소 신고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시기에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는 사람들은 건설업체들에게 바가지를 쓰게 되는 꼴이다. 선분양제 하에서 건설업체들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분양 물량을 주택 수요자에게 떠넘기면 끝이고, 그 이후는 수분양자가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 향후 금리 인상과 2016년 하반기부터 2018년 정도까지 몰아닥칠 "공급물량 충격"을 감안하면 주택 가격이 지금의 분양가보다 떨어지는 지역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그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미 예정돼 있는 글로벌 금리 인상과 정부의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을 고려하면 당장 내년초부터 주택거래가 급감하면서 주택시장이 다시 침체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물론 지금 당장은 사상 최저 금리의 "금리 바겐세일" 기간이다 보니 소득 여력이 부족한 가계들은 지금이 아니면 대출조차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 같다. 그래서 무리하게 빚을 내 주택을 사는 경우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변동금리를 선택하게 되는데, 향후 금리가 인상되면 그 영향이 고스란히 변동금리에 반영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지금의 최저 금리만을 생각해서 무리하게 빚을 내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가장 속기 쉬운 시기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선대인경제연구소가  출범 3주년과 <슈퍼차이나 리포트> 론칭 기념 파격 이벤트 혜택 제공. <저성장시대, 세계경제의 큰흐름에서 찾는 투자의 기회> <5대 경제이슈 정리 긴급특강> 3종 혜택 기본 제공. 9월 15일까지 D-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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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9. 7. 10:22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결과로 삼성물산이 오늘 출범한단다. 할 말 많지만, 시간 관계상 두 가지만.

1. 합병 전 삼성물산 사장이었던 최치훈사장이 초대 이사회 의장이다. 합병 전까지 삼성물산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을 주도했던 인물이고, 제대로 된 주식회사라면 이런 사장은 해임하거나 최소한 좌천시키야 마땅하다. 그런데 통합 삼성물산의 이사회 의장이 됐다. 주식회사에서 경영진은 소액주주를 포함한 전체 주주를 위해 일해야 한다. 그런데 전체 주주보다는 이재용이라는 대주주를 위해서 일하면 이렇게 잘 나간다는 것을 입증했다. 전체 주주의 이익을 저버리고 일개 대주주를 위해서만 일하는 경영진이 있는 회사에 누가 투자하나. 합병 후 제일모직-삼성물산 주가가 30%씩 빠졌던 것도 다 이유가 있다.

2. 이제 삼성재벌일가가 3세 승계 작업을 위해 동원한,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던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제일모직으로 이름을 바꾼 뒤 이제는 삼성물산으로 이름이 또 바뀌었다. '삼성재벌 가족기업'인 삼성에버랜드라는 이름을 자신들도 부끄러워했던 모양이다. 그 이름을 그렇게도 세탁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자기들도 최소한의 쪽팔림은 아는 것인가.



선대인경제연구소가  출범 3주년과 <슈퍼차이나 리포트> 론칭을 기념하여 <요동치는 세계경제의 위기와 기회> 특집보고서 등 다양한 혜택을 드리는 이벤트(~9/15)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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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9. 1. 09:40

중국전문가인 니콜라스 라디 피터슨연구소 수석 연구원의 뉴욕타임스 기고문인데요. 제가 번역할 시간은 없지만, 여력(?) 되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그 동안 국내와 서구 언론에서 '중국 붕괴론' 등 험악한 시나리오들이 많이 나왔는데, 제가 볼 때는 현재 중국 상황을 가장 합리적으로 진단한 칼럼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 연구소가 그 동안 중국 경제에 대해 짚은 맥락과도 대체로 비슷하고요. 


http://www.nytimes.com/2015/08/26/opinion/false-alarm-on-a-crisis-in-china.html?partner=socialflow&smid=tw-nytimesbusiness&smtyp=cur&_r=1


이 칼럼의 핵심을 담은 두 문장만 번역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금융 또는 경제 붕괴라기보다는, 중국은 주식시장에서 지연된 조정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주식시장과 중국 실물 경제와의 상관성은 늘 약했다." 

Rather than a financial and economic meltdown, China is experiencing an overdue correction in its equity market. And the connection between China’s equity market and China’s real economy has always been tenuous.



<슈퍼차이나 리포트> 론칭 기념 이벤트(~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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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8. 28. 10:00

9월 22일 <국내외 5대 경제이슈 정리 긴급 특강> goo.gl/ktVZEl 세계경제 2대 이슈(미국발 금리 인상+중국 경기 하락)와 국내경제 3대 이슈(주력산업 위기+부동산 버블+환율 향방)를 중심으로 경제흐름을 짚어드립니다.


저희 연구소 회원분들이 요청하셔서 급하게 준비한 특강입니다! 큰흐름을 알면 불안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연구소 이벤트 기간중 연간구독회원으로 가입하시는 분들께는 무료라는 어메이징한 사실^^


by 선대인 2015. 8. 28. 09:57


안녕하세요. 선대인경제연구소 출범한지 이제 3년이 됐습니다. 연구소 출범 때 "10년 후 삼성경제연구소를 능가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사실 속으로는 무척 막막했습니다. 컨텐츠를 유료로 본다는 개념이 희박한 국내 풍토에서 많은 분들 십시일반의 힘으로 연구소가 굴러갈 수 있을까, 걱정을 안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한 분이 구독을 신청하셨을 때는 어찌나 설레고 감사하든지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네요. 출범 초기 한시적으로 모집했던 연구소 평생회원으로 10여 분이 가입해주신 데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이 분들은 뭘 믿고 내가 '평생' 연구소를 운영할 것이라고 믿는 걸까' 거기에는 저에 대한 믿음도 믿음이겠지만, 격려와 후원의 마음이 들어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늘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저도 사람인데다 여전히 충분치 않은 자본과 자원으로 연구소를 운영하고 각종 활동을 하다 보니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던 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그런 허물들을 눈감아주시고 아낌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같은 성원과 정성에 힘입어 지난 3년 동안 연구소가 그래도 꾸준히 성장해왔습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긴 합니다만^^) 출범 첫 해인 2012년 말까지 수백 명에 불과했던 구독회원수가 이제 10배 이상 늘었고, 많은 분들 요청에 따라 올초에는 선대인교육아카데미도 출범해 700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행사도 치렀습니다. 처음에 <SDI리포트> 한 종류로 출발했던 보고서도 2년 전 <글로벌모니터> 론칭에 이어 이번에 드디어 <슈퍼차이나 리포트>를 론칭하게 됐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큰 힘이 돼준 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연구소 출범 3년과 <슈퍼차이나 리포트> 론칭을 기념해 그 동안 성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연구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각종 혜택을 드리는 특별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기간은 오늘(8월25일)부터 9월 15일까지입니다. 한 번 살펴보시고 아직 저희 연구소 연간구독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분들은 이번에 가입해서 요동치는 국내외 경제의 파고를 헤쳐갈 안목을 키우고 연구소의 독립적인 목소리에 좀 더 힘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연구소도 이해관계에 오염되지 않은 더욱 정직하고 정확한 정보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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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8. 26. 09:52


지난주 금요일 발간한 우리 연구소 회원들 대상 보고서에서 자세히 설명했지만, 최근 주가 급락 단순히 잠깐 지나갈 이벤트 아니다. 주가 급락의 배경을 보면 상당 기간 지속될 국내외 경제의 변화가 배경에 깔려 있다.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연내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하락과 자산시장 침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력 산업의 실적 악화 등이다.

이에 더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통과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요인인 재벌 지배구조 리스크가 작동하고 있다. 합병안 통과 이후 삼성물산, 제일모직은 30% 전후 떨어졌고, 삼성의 다음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도 같은 시기 16% 이상 떨어졌다. 올초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유동성장세를 떠받쳤던 외국인자금과 개인 신용주식거래 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자금은 지난달 1.9조원 가까이 빠져나간데 이어 이번 달에는 이미 지난 금요일(21일)까지 비슷한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하고, 이 같은 환율 급등(원화가치 급락)의 영향으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다시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갈피를 못잡는 대북정책과 메르스 늑장 대응으로 북한 리스크와 정부 무능 리스크까지 겹쳤다. 이 영향으로 최근 주가는 2008년 경제위기 파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평가되는 2012년 이후 사상 최장 기간(4개월간), 사상 최대 폭(300포인트)으로 하락했다.

이렇게 보면 최근의 주가 급락의 배경에는 한국경제 위기의 요인들이 작동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주가 급락세는 어느 시기 멈출 수 있으나 2013년 5월의 "버냉키 쇼크" 때나 지난해 10월 양적완화 종료 시점의 일시적 급락에 이은 반등 같은 양상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주가 하락이 멈추더라도 침체 양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상당수 국내 언론들 보도를 보면 "중국 경기 하락으로 연준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대다수 외국 언론들이 "연준 금리 인상이 예정대로 이뤄질 가능성에 더 중점을 두고 보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렇게 "희망사항"을 보도하면 현실이 달라지나.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한편으로는 이런 위기 요인들을 반영해 환율이 급등하는데도, 환율효과로 대기업들 실적이 개선돼 한국경제는 괜찮을 것이라는 정부 당국자나 언론들의 인식도 문제다. 서민들은 이미 작살나고 있는데, 수출대기업들만 좋아지면 한국경제가 괜찮은 건가. 그렇다고 수출대기업들이 2009~2012년 무렵까지 누렸던 환율효과를 누리기도 어렵다. 그 때는 달러약세 기조여서 다른 주요국 화폐가치가 달러 대비 강세를 시현할 때 한국 원화만 약세여서 환율효과가 강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러강세로 귀환하면서 대다수 국가들의 화폐가치가 동반 약세를 띠고 있다. 우리의 수출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더 가파른 자국 화폐 약세를 시현중이다.

또한 최근 수출대기업의 실적 악화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와 경쟁 격화(삼성전자), 환율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 업체의 약진과 중국자동차시장의 구조적 변화(현대차) 등 몇 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대기업들이 누릴 수 있는 환율효과가 없지는 않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제한적이다. 이미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데도 삼전과 현대차 실적이 나빠지거나 크게 개선되지 않는 모습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식시장을 포함해 경제의 거의 모든 영역들이 죽을 쑤고 있는데도, 현상적으로는 부동산시장만 살아난 것처럼 보인다. 이는 뒤집어서 보면 된다. 정부의 "부동산 부양 총력전"으로 부동산시장은 겉으로 잠깐 살아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 다른 모든 경제를 죽인 셈이다. 그런데 사상 최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배경으로 하는 주택시장 반짝 호황이 얼마나 오래갈까. 이미 말한 것처럼 올해말~내년 초가 되면 주택시장의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두 달 연속 미분양이 증가하고, 거래도 줄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도 가계대출을 다시 조이는 상황에 들어섰다. 경제부총리도 "빚 내서 집 사라고 발언한 적 없다"고 발을 빼고 있다.(장난하나? 꼭 말로 해야 하나. 정부 정책만큼 확실한 발언이 어디 있나. 예를 들어 외환시장에서 정부가 개입할 때는 구두개입을 통해 시사하고 이게 안 될 때 실제 물량 투입을 한다. 이미 부동산시장에서 집값 띄우겠다고 시사하는 발언 계속하고 실제 주택대출 규제 완화 등 온갖 부양책 다 사용해놓고 무슨 헛소리인가. 경제 수장이라는 작자가 몇 달 앞도 못 내다볼 정도로 무능한데다 무책임하기까지 하니 서민들이 죽어나는 것이다.)

사실 이런 상황들은 이미 내가 개인적으로 또는 연구소 차원에서 숱하게 경고했던 내용이다. 이미 지난 연말, 올초에 나꼽살과 전국구, 파파이스 등 팟캐스트에서, 그리고 우리 연구소 경제전망보고서 및 각종 보고서에서 미국 회복과 다른 모든 경제권 침체 속에서 한국경제에 닥칠 위기적 상황들을 전망한 바 있다. 대단한 예측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해관계를 떠나 사심을 버리고 큰 흐름을 보면 누구든지 볼 수 있는 흐름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정부 당국자들은 "괜찮다. 가만히 있으라"로 일관하고 있다. 그들은 괜찮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 보기에 대다수 서민들은 절대 괜찮지 않다. 정부를 너무 신뢰하지 마라. 메르스 대처도 못 하는 정부가 경제위기 대응이라고 제대로 할까. 미국 금리 인상 여파가 한국경제에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기간은 이제 일년 남짓 남았다고 보면 된다. 남은 기간에라도 고부채 가구들은 피눈물나게 부채 다이어트를 하기 바란다.


선대인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구독하시면 경제를 보는 안목을 키우면서 연구소의 정직한 목소리를 응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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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8. 24. 10:36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건에 관해 외국 언론 보도들을 인용하면 국내에서는 외국 자본의 대변인 운운하는 비판을 듣기 십상이다. 기득권언론만 그런 게 아니라 장하준류의 이야기에 동조하는 일부 진보 언론조차 그렇게 주장한다. 하지만 이건 "국익 대 먹튀 자본" 얘기가 아니다. 이건 이재용의 사익 대 정당한 주주가치 평가에 대한 얘기다. 정당한 기업가치가 1000억인 회사를 어떤 한 사람의 사익을 위해 5000억원으로 깎아내리는 관행이 횡행하는 자본시장 시스템에 누가 선뜻 투자하겠는가. 그리고 국내의 어디에선가는 사전에 문제를 제기했어야 할 재벌3세승계 문제를 아무도 제기하지 않다가 외국 투자자의 문제제기로 겨우 대중들의 주목을 받게 된 이상한 사례에 관한 얘기일 뿐이다.

내가 보기에 이번 사태를 통해 결정된 시대착오적인 재벌지배체제의 영속화는 서민경제 몰락의 영속화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영속화와 맞물려 있다. 그래서 이번 결과는 삼성 이씨 일가의 뜻대로 됐으나, 재벌독식구조의 지속으로 한국경제, 특히 한국의 서민경제는 나쁜 결과가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여전히 이 사건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 힌트를 보여주는 기사를 만났다. (개인적으로는 왜 이런 기사가 시사인에 나지 않고, 시사저널에 나야 하는지 한없이 안타깝다.)

재벌 사랑이 애국인 이상한 나라, 한국.


이 기사에 인용된 이원일 대표라는 분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수십년 뒤 이번 합병 사태를 돌아봤을 때 한국 자본주의 체제의 큰 변환점으로 남을 것". 나도 동감한다. 이번 일은 단순히 하나의 합병 케이스가 아니다. 한국이 지금 국내 경제의 활력을 짓누르는 시대착오적인 재벌지배체제의 영속화를 용인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관한 판단이었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인데도, 한겨레 등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는 충분히 떠들지 않았고 기득권 언론들은 이재용의 사익을 국익인 것처럼 포장해 보도했다. 더구나 메르스사태에 묻혀 대중들의 관심도 크게 낮았다. 8월말까지 나꼽살을 쉬고 있는 관계로 파파이스와 전국구에 자청하다시피 나가서 이 문제에 대해 떠든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재벌3세승계를 용인했다. 저출산고령화 충격과 부동산 거품 및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데, 재벌3세체제를 승인한 한국경제의 앞날에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또 하나. 블룸버그의 동아시아 담당 칼럼리스트 윌리엄 페섹의 칼럼을 참고해보시길. 블로그 주인장께서 아주 친절히 번역해 놓으셨다.

이 글에서는 아래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진 시장들에 비해 주식 가치가 저평가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를 영속시킬 것임이 틀림없다. 그것이 종종 삼성, 현대, 그리고 다른 한국 기업들에 의해 자행되는 사기꾼스러운(dodgy) 기업 지배 방식의 대가다."

기득권 언론들, 말만 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자고 한다. 그런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은 시대착오적 재벌 지배구조와 이들의 부패행위다. 이번 사건처럼 재벌일가의 이익을 위해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삼성물산의 주주가치를 낮게 평가하면 거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누가 제대로 투자하겠는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훨씬 낮게 평가하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거지. 그런데 코미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앞장서 운운하던 경제지들이 이번 합병건을 가장 강력히 옹호했다. 물론 삼성광고에 눈이 먼 충견들의 행태였을 뿐이지만.

삼성의 승리는 한국의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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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7. 24. 08:44


뉴라이트 계열의 바른사회시민회의가 토론회를 열었는데, 참여 학자들이 마치 이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을 찬성하는 것이 국익이라는 것처럼 주장을 펼치는군요. 



저도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속내가 당연히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다고 편법부당한 방식으로 이재용의 삼성 지배권을 몰아주는 행태를 눈감아주며 "국내 우량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경제정의"라뇨? 이건 기만적인 프레임입니다. 이재용에게 그룹 지배권을 몰아주기 위해 삼성물산의 가치를 현저히 낮게 평가된 합병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우량기업을 보호하는 것입니까? 삼성물산이라는 우량기업을 보호하고 싶다면 오히려 삼성 그룹 차원의 작전(?)을 통해 삼성물산의 주가를 현저히 낮게 평가한 합병 결의안을 무산시키는 것이 더 맞는 방법 아닐까요? "삼성물산의 이익=국민의 이익"도 아니지만, 지금 벌어지는 사안은 삼성물산의 이익이 아니라 많은 개인투자자를 포함한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해 이재용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입니다. 즉, 어제 토론회 참여 학자들이 지키려는 것은 이재용의 사익일 뿐입니다. 어떻게 "이재용의 사익=국민의 이익" 됩니까?

민간기업의 합병 문제를 국익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는 것부터 저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굳이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국익에 조금이라도 더 근접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이익입니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는 10% 넘는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인데, 국민연금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국민입니다. 그런데 지금 합병 비율은 자산 가치가 세 배인 삼성물산의 가치를 오히려 제일모직의 3분의 1 수준으로 평가해 산정했습니다. 당연히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 가치, 즉 국민의 이익을 매우 저평가하고 이재용의 지분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합병 비율을 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국익이라고요? 굳이 "국익 프레임"으로 보자면 지금 합병 추진 방식은 국민의 이익, 즉 국익을 희생해 이재용의 사익을 추구하는 합병안입니다.

저라고 외국계 투자자본인 엘리엇을 옹호할 리 있겠습니까? 엘리엇이 투자 자본인 이상 당연히 투자 차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겠죠. 이 사람들이 한국의 경제정의와 재벌 개혁을 위해 나섰을 리 만무하죠. 하지만,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양쪽이 다 문제가 있을 때 양쪽의 문제를 다 인식하고 바로잡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엘리엇=최악의 투기꾼"이라고 몰아세우며 마치 삼성 이건희 일가의 악행이 국익에 부합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황당합니다. 애초에 엘리엇이 이런 조치를 취한 빌미를 누가 제공했습니까. 부당한 방식의 합병 추진 때문 아닌가요? 문제를 저지른 이건희일가는 괜찮고, 그 문제를 파고들어 이익을 챙기려는 엘리엇만 문제인가요? 이건희 일가의 행태가 문제 없었으면, 엘리엇이 이렇게 파고들 여지도 없었죠.

이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추진안은 20년 전부터 이건희 일가가 진행해온 3세 승계 프로젝트의 막바지 핵심 수순입니다. 3세 승계를 위해 64억원의 증여자금으로 마련한 종잣돈으로 에버랜드 등 비상장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일감을 몰아줘 덩치를 키워주고, 그 비상장 회사를 상장하고, 삼성물산 같은 그룹의 우량기업을 헐값에 먹어치우는 행태를 거듭해온 겁니다. 그 과정에서 이재용은 아무런 세금도 내지 않고 불과 수십억원의 종잣돈으로 최소 수조원 이상의 지분가치를 확보하는 "재테크 신공"을 발휘했습니다. 이런 게 경제정의이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정당한 원리입니까? 건전한 자본주의는 자본의 건전성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극소수 지분으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잘못된 지배구조는 당연히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바로잡기는커녕 오히려 부당한 방식으로 이재용의 지배력을 강화해주는 합병 추진안이 국익일까요?
마지막으로 이 기사에 등장하는 정승일교수는 "한국 최대의 우량 기업들이 국제 기업 사냥꾼들에게 약탈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직시하고 대응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경제정의”라고 했다는군요. 이 분은 장하준교수와 여러 번 공저를 내면서 외국 투기자본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온 분인데요. 물론 외국 투기자본에 대한 우려는 이해합니다만, 그래서 이건희 일가의 이런 부당한 행태를 눈감아주는 것이 올바른 행태라는 건지 되묻고 싶군요. 장하준교수는 이런 문제에 관해서 그 동안 궤를 같이해온 분이니 장교수의 견해도 듣고 싶군요.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저는 이 분들을 "좌파"나 "진보"로 분류하는 분들 보면 이해가 안 되더군요. 복지 강화를 주장한다고 해서 다 진보가 되는 건가요? 제가 볼 때 지금 이들 학자들만큼 이건희 일가가 반길 사람들은 없을 것 같군요.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보세요. 지금 서민경제가 어려운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삼성을 정점으로 하는 재벌 독식 구조가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이 무너지고, 골목상권이 붕괴되고 산업생태계가 질식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업도, 일자리도 생겨나지 않습니다. 재벌 2세 때의 문어발식 확장을 넘어서 재벌 3세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지네발식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빵집과 식당 사업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서민들이 숨쉬고 살아갑니까? 기술과 다단계 불법 하도급과 불공정경쟁을 자행해 중소기업을 짓밟고, 대부분 주요 산업 영역에서 독과점과 담합을 일삼아 대다수 일반 국민인 소비자의 이익을 착취하는데 어떻게 서민 경제가 좋아집니까?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3세, 4세가 자신들의 지분을 훨씬 뛰어넘는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재벌의 사업영역을 확대할수록 서민경제는 더욱 악화됩니다. 미국, 독일, 일본 모두 우리의 재벌에 해당하는 트러스터, 콘체른, 자이바쯔(한국 재벌의 어원)를 해체하고 소득 격차와 고속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는 대압착기(Great Compression)와 라인강의 기적, 일본 경제의 기적을 일궈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재벌 해체를 하자는 것도 아니고, 건전한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자본 건전성과 경쟁의 공정성을 추구하는 개혁을 하자고 하는데도 한국경제가 무너진다고 난리법석입니까. 재벌 개혁을 제대로 해야 산업생태계가 살아나고, 서민경제가 살아납니다. 세금 없는 지배권 승계를 막고, 지분에 해당하는 만큼의 기업 지배권을 행사하며, 권리에 상응하는 의무를 지게 하고, 재벌의 전횡과 횡포를 막고 공정경쟁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굳이 따지자면 국민경제 전체의 이익에 부합니다. 이것이 길게 보면 삼성의 각 계열사들을 위해서도 좋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한 번 보십시오. 이재용에게 지분을 몰아주기 위해 건설업계 1위인 삼성물산이 의도적으로 수주를 기피해 실적이 급전직하하고, 다른 건설업체들 주가가 훨훨 날아갈 때 주가가 떨어지는 게 이게 삼성물산이라는 기업의 경쟁력에 도움되는 겁니까? 이재용의 이익은 국민의 이익도 아니지만, 결코 삼성의 이익과도 등치될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재벌을 제대로 개혁해서 산업생태계를 살리고, 서민경제를 숨쉬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국민의 이익, 즉 국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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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6. 26. 10:56


그제 페북에 올린 글이지만, 지금도 유효한 얘기 같아 올리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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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건에 대한 로이터 전문기자의 칼럼.
Hardball Samsung move sets up chaebol reform test(삼성의 강경한 조치가 재벌개혁시험대를 만들다)라는 제목인데요.



아마 상당수 외신들의 시각을 대표하는 칼럼이 아닌가 싶네요. 시간상 전문을 번역할 수는 없고, "그런 기만을 막을지 결정하는 건 공직 기관들에 달려 있다"고 쓰고 있네요. (It’s up to official institutions to decide whether they want to stop such shenanigans.) 삼성측이 이번 합병건에 대해 정부 담당자들과 사전에 상의까지 했다는데, 정부가 설마 지금이라도 제 역할을 하겠어요. 이 칼럼의 표현을 보면 이번 사안에 대해 underhand share dealings(야비한 지분 거래), 삼성물산의 가치 산정에 대해 대놓고 lowball(터무니없는 헐값)이라는 표현을 쓰고 이번 합병에 대해서는 아예 shenanigan(기만술)이라고 규정하는군요. 한국 언론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강하게 비판하는군요.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번 합병은 아주 노골적으로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해서 이재용부회장의 삼성 지배력을 높이고, 부를 불려주는 방식으로 합병 비율을 산정했으니 말이죠.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어제자로 올라간 저희 연구소 보고서를 참고해 보시면 도움될 겁니다.) 제일모직 1 : 삼성물산 0.35로 결정됐는데, 사실 자산 및 자본 규모, 그룹 차원에서 조작(?)되기 이전의 영업실적을 보면 정반대에 가깝게 산정됐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물론 로이터가 상대적으로 외국 투자자들 관점을 대변하는 측면이 있겠지만, 그들이 아무 사안이나 이런 식으로 직설적 표현을 쓰며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번 합병건에 대한 비판을 외국 투자자들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죠. 제가 엘리엇을 편들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비판할 걸 안 해서야 되겠습니까. 과거 이명박정부의 인천공항공사 같은 걸 외국 투자자에게 팔려는 시도 같은 건 정말 "국부"를 파는 것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이번 합병 같은 걸 "국부 유출" "먹튀 자본론" 운운하며 삼성을 두둔하는 언론이나 학자들 주장을 보면 할 말이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삼성물산에 투자한 주주라면 1만원 가치에 대해 3천원밖에 안 쳐주고, 그렇게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해서 이재용부회장의 부를 수조 원씩이나 불려주는데 그걸 "국부"라고 옹호하시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이건희회장 일가가 이런 편법과 탈법으로 그룹 지배권을 승계하는 것을 중단하고 정당하게 낼 세금 다 내고, 지분만큼의 권리를 행사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경영권을 확보하길 바랍니다. 말로는 맨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떠들면서 어떻게 하는 짓은 그 기본 토대인 자본의 건전성과 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반칙과 부정, 편법과 탈불법입니까.

그리고 오늘 어느 칼럼 보면서 공감했는데, 제발 "삼성 오너"니 이런 표현은 안 쓰면 좋겠군요. 어떻게 삼성전자가 3%대 지분밖에 안 가진 이건희회장의 전유물이 됩니까. 로이터칼럼처럼 "이씨 일가"라는 표현은 바라지도 않지만, 삼성그룹이 이씨 일가의 전유물인 것처럼 표현하는 나쁜 버릇은 한국 언론이 제발 좀 버리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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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6. 16. 09:33